바네사 로우: 마지막 한 번

호주의 바네사 로우, 2019 두바이 IPC 세계 장애인 육상 선수권 여자 멀리뛰기 T63 종목에서. (Photo by Bryn Lennon/Getty Images)
호주의 바네사 로우, 2019 두바이 IPC 세계 장애인 육상 선수권 여자 멀리뛰기 T63 종목에서. (Photo by Bryn Lennon/Getty Images)

도쿄 2020 패럴림픽은 여자 멀리뛰기 T42 세계 기록 보유자, 바네사 로우의 마지막 무대가 될 예정입니다.

4년 전, 바네사 로우는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따낸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 정상에 올라 있었습니다.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따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정말 멋졌어요.”

“모든 것이 대단했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까지 가기 위해 겪어야 했던 전체적인 경험은 그렇게까지 멋진 일이 아니었어요. 너무 많은 것을 쏟아야만 했습니다.”

당시 26살이었던 바네사 로우는 런던 2012에서 6위를 기록한 이후부터 패럴림픽 금메달 획득이란 꿈을 달성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다했습니다. 훈련을 위해 고향인 독일을 떠나 혼자 미국으로 넘어가기도 했죠.

패럴림픽 참가를 위해 리우에 왔을 때, 로우는 등 아래에 피로골절이 있었고, 성적에 대한 부담감에도 시달렸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결국 그녀의 커리어에서 전환점이 됩니다.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내가 올바른 판단을 내렸는지 아닌지에 대해서요.”

“리우를 통해 좀 깨어날 수 있었다고 할까요...좀 더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뭔가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현재. 29세인 로우는 건강한 몸을 유지하고 있지만, 2020 도쿄 패럴림픽을 자신의 마지막 무대로 삼겠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2016 리우 패럴림픽 여자 멀리뛰기 T42 종목에서 세계 신기록을 작성한 독일의 바네사 로우. (Photo by Atsushi Tomura/Getty Images for Tokyo 2020)
2016 리우 패럴림픽 여자 멀리뛰기 T42 종목에서 세계 신기록을 작성한 독일의 바네사 로우. (Photo by Atsushi Tomura/Getty Images for Tokyo 2020)
2016 Getty Images

미지의 영역으로

리우 패럴림픽 이후 로우는 부상을 극복하고 다음 패럴림픽 도전을 위한 4년간의 과정에 다시 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했습니다.

“그 부상을 이겨내고 도전할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부상을 이겨내고 나면 몸이 예전 상태 그대로 돌아오고, 다시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된다는 보장도 없으니까요.”

피로골절은 로우가 십대 때 당한 사고 때문에 발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6살 생일을 한 달 앞두고 있었던 로우는 고향인 라체부르크에서 기차가 들어오고 있는 플랫폼으로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고, 사고 2주 후 혼수상태에서 깨어날 수 있었지만 두 다리는 이미 무릎 위까지 절단된 상태였습니다.

부상의 정도가 심했기 때문에 의사들은 곧바로 수술에 들어가야 했고, 그 결과 왼쪽 다리가 상당히 위쪽에서 절단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엉덩이 근육이 당겨지게 되었고, 달리기와 점프 동작에 불리한 영향을 주게 되었죠. 그리고 엉덩이 근육이 당겨지면서 등이 뻣뻣해지고, 이것이 누적되어 결국 피로 골절로 이어졌습니다..

이때문에, 로우는 은퇴했을 때 삶의 질에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의 몸 상태로 회복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결정을 내렸고, 그 결정에 집중했습니다. 출전 자격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어요.”

“패럴림픽 출전이란 목표에 다시 헌신하게된 또다른 이유는 훈련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시상대 정상만 바라보고 뛰는 건 아닙니다. 저는 매일의 훈련을 정말 좋아하고, 내 몸에 도전해 나가며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그리고 내 한계는 어디인지를 찾기 위해 뜁니다.”

호주 유니폼을 입다

로우는 작년 11월에 열린 세계 장애인 육상 선수권을 통해 리우 패럴림픽 이후 처음으로 국제 무대에 복귀했습니다. 하지만 그 3년동안 변한 것이 조금 있었죠.

먼저, 런던 2012 패럴림픽 다음 해에 열린 런던 그랑프리에서 만난 호주의 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 스콧 리어든과 결혼한 로우는 캔버라로 생활 터전을 옮겼습니다.

그 결과, 2019 세계 선수권으로 오랫만에 국제 무대에 복귀한 것에 더해, 처음으로 호주 대표팀의 유명한 ‘그린 앤 골드’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본인은 대표팀의 변경에 대해 좀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고 말합니다.

“당연히 내 뿌리를 알고, 독일이 저에게 해준 모든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독일 대표팀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이런 선수가 되지 못했다는 것도 알아요.”

“하지만, 남편과 같은 대표팀에서 뛰고, 지금 내가 살고 있고, 집이라 부르는 나라를 위해 경기를 치른다는 것도 멋진 느낌입니다.”

국제 대회 출전을 오랫동안 쉬었다고는 볼 수 없는 활약을 펼치며 로우는 T61-63 멀리뛰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합니다.

“제가 따낸 호주의 금메달을 독일 대표팀이 마치 자기 나라의 일인 것처럼 기뻐해주는 모습은 정말 멋졌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대표팀을 위해 시상대 정상에 선 느낌도 정말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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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CHAMPION ❤️🙏🏼🇦🇺 Forever grateful for my amazing team and their endless efforts and support. Thanks coach Reeny for believing in me when even I struggled to do so, thank you Scott for your endless affirmations, support, wise & kind words, thank you to my physios Ben & Gregg, softies Vince & Jess and lovely doctor Kimberly for keeping my body in one piece and of course thank you to my amazing team mates for welcoming me so open hearted into the aussie family. Yet another amazing memory that will forever stay inside my heart, so many new wonderful human connections that will forever keep a spot within my soul. • • • #worldchampion #oneteam #thisisathletics #readysettokyo #longjump #australia #aussie #athletics #grate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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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승은 했지만 로우는 두바이에서의 기록(4.68m)이 만족스럽지 못했다고 인정합니다.

“부담감에 조금 휩쓸렸던 것 같습니다.”

“도쿄 패럴림픽을 앞두고 아주 좋은 경험을 했다고 봅니다. 과거처럼 당연히 좋은 기록이 나오겠지 하는 생각은 이제 잊어야 합니다. 경기 당일에 완벽한 컨디션이 나올꺼라 막연한 기대를 걸어서도 안되죠. 이제는 계속 노력해야만 합니다.”

마지막 도전

내년 여름의 패럴림픽은 로우의 마지막 무대가 될 것입니다.

은퇴 결정은 쉽지 않았지만 두 가지 중요한 요인으로 은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하는데요, 그 첫 번째는 당연히 등 부상의 문제입니다.

10여년간 국제 무대에서 경쟁해 온 로우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이 몸으로 또 한번의 패럴림픽을 치른다는 것은 어쩌면 너무 무리하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언젠가는 제 아이들과 함께 뛰어다니고 싶으니까요. 그리고 어쩌면 손자들과도.”

“목표에 헌신하고 열정을 가진다는 것도 좋지만, 떠날 때를 아는 것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요인은 일정에 대한 부담이라고 합니다. 선수 생활을 하면 1년 52주 중 26주 동안 집을 떠나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로우는 대회와 훈련 이외의 삶에 좀 더 집중하기를 원하죠.

“스포츠 말고도 제게는 즐길 수 있는 아주 많은 일들이 있으며 여기에는 정말 감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종종 이 일들은 2순위로 밀려나게 됩니다. 집을 떠나 있는 일이 많기 때문에 가족의 생일이나 결혼식 같은 일들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요.”

“제 인생에서 스포츠 이외의 부분에 좀 더 시간을 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가족도 만들어가고 싶어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맞서다

돌발 상황에 맞서는 것은 로우에겐 익숙한 일입니다. 등의 피로 골절부터 지난 여름 내내 이어진 호주의 엄청난 산불로 인한 강제 실내 생활, 그리고 더 최근에 나온 패럴림픽의 연기까지요.

“계획을 빈틈없이 세우고, 다음 몇 년 동안의 일정을 다 잡아놓을 수는 있습니다. 가능해요. 하지만 모든 것은 변합니다.”

“그런 변화가 나쁘지 않은 때도 있습니다. 때때로 변화는 최고의 기회가 되어 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