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그 폴리치로니디스, 금빛 질주의 시간

그리스의 그리고리오스 폴리치로니디스, 2016 리우 패럴림픽 보치아 혼성페어 BC3 동메달전에서. (Photo by Alexandre Loureiro/Getty Images)
그리스의 그리고리오스 폴리치로니디스, 2016 리우 패럴림픽 보치아 혼성페어 BC3 동메달전에서. (Photo by Alexandre Loureiro/Getty Images)

그리스의 보치아 선수, 그레그 폴리치로니디스는 은퇴를 미루면서까지 패럴림픽 개인전 금메달의 기회를 기다려왔습니다. 도쿄 2020에서 그 기회가 찾아오게 될까요?

BC3 등급 세계 1위, 그레그 폴리치로니디스는 출전하는 대회마다 강력한 메달 후보로 꼽히는 선수입니다.

그러나 포디움 최정상에 서기까지의 여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척수성 근위축증을 앓고 있는 폴리치로니디스는 홈그라운드에서 열린 아테네 2004 패럴림픽에 출전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보치아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폴리치로니디스는 BC3 개인전에서 무려 8강에 오르며 꿈을 이루었습니다.

4년 후 베이징 2008에서는 결승 진출까지 이뤄냈습니다. 결승전에서 한국의 박건우와 치열한 접전을 펼쳤지만, 경기가 끝나고 폴리치로니디스의 목에 걸린 메달은 은색이었습니다.

폴리치로니디스는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이뤄진 인터뷰에서 “포디움에 올라갈 때 이미 울 것 같았다”며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경기에서 패배한 제 자신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재앙이 일어난 것 같았어요.”

“그렇지만 시상대에 오르자마자 제가 그 위에 있는 3명 중 하나이고 다른 선수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니, ‘나는 정말 운이 좋고 여기까지 올라온 데 감사해야 한다’고 말하게 됐습니다.”

“결승전에서 진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지만 [메달 획득이] 대단한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거죠. 엄청난 성과예요.”

2012 런던 패럴림픽 보치아 혼성페어 BC3 금메달전에 출전한 그리스의 그리고리오스 폴리치로니디스. (Photo by Gareth Copley/Getty Images)
2012 런던 패럴림픽 보치아 혼성페어 BC3 금메달전에 출전한 그리스의 그리고리오스 폴리치로니디스. (Photo by Gareth Copley/Getty Images)
2012 Getty Images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온다

폴리치로니디스는 런던 2012에서 BC3 2인조 금메달, 베이징 2008에서 BC3 개인전 은메달, 그리고 리우 2016에서 BC3 개인전 은메달과 BC3 2인조 동메달을 차지했습니다. 계속된 메달 행진에도 폴리치로니디스가 얻어내지 못한 타이틀이 하나 있었으니, 세계선수권대회 혹은 패럴림픽에서의 개인전 금메달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2018년 리버풀에서 펼쳐진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바뀌었습니다.

리우 2016 패럴림픽 결승전 상대와의 재대결이었습니다. 당시 한국의 정호원이 폴리치로니디스를 꺾고 금메달을 손에 넣었고, 이번에도 폴리치로니디스가 불리한 처지에 놓여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감정이 들었습니다.”

“‘또 지고 있다’는 듯한 생각도 약간 있었지만 그 후에는 ‘이번에는 지지 않는다, 이길 방법을 찾아내자’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결국 폴리치로니디스는 접전 끝에 승리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12년의 기다림 끝에 처음으로 주요 대회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차지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기적 같았습니다.”

앞으로의 일들

폴리치로니디스가 확실하게 커리어의 우선순위에 올려두고 있는 것은 도쿄 2020 패럴림픽 금메달입니다.

“정말 간절하게 바라고 있습니다. 특히 리우 패럴림픽 결승에서 진 이후로요.”

서른아홉의 폴리치로니디스는 베이징 2008에서의 패배를 다시 떠올렸습니다. 원래는 베이징 패럴림픽 이후 은퇴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패배를 통해 계속 나아갈 수 있는 영감을 얻었습니다.

“‘멈추지 않아, 항상 여기 있을 거야’라고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이 리우에서 일어났죠.”

도쿄 2020은 폴리치로니디스의 다섯 번째 패럴림픽이 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그 준비 과정은 명백하게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폴리치로니디스도 언제 다시 정상적으로 훈련할 수 있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 상황에서 긍정적인 측면을 찾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4년짜리 스케줄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 5년으로 바뀌게 되니 다시 하기가 조금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경험이 새로운 일정을 짜고 최선을 다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패럴림픽이 연기되면서 개인적인 계획도 보류하게 됐지만 – 폴리치로니디스와 아내 카테리나는 도쿄 패럴림픽 이후 아이를 가질 생각이었습니다 – 눈앞에 닥친 상황이 그보다 훨씬 더 크다는 사실 역시 알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힘든 상황이고, 전세계적인 위기입니다. 단순히 우리 가족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에요 … 이게 현실이고 그에 맞춰 살아야 합니다. 새로 결정을 내려야 하고, 새로운 스케줄을 짜야 해요.”

“패럴림픽과 관련해서 있었던 일에 대해 실망할 권리가 제게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어날 수 있었던 일들 중 최소한의 것이었으니까요.”

모든 것들을 염두에 두고, 폴리치로니디스는 한 번에 한 단계씩 밟으며 미래에 대해 너무 멀리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도쿄 패럴림픽이 열릴 것이라고 99% 확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회가 다시 연기되거나 또 어떤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도쿄 이후의 미래를 생각하기 시작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해 준비해야 해요. 그뿐입니다.”

BISFed 2018 세계 보치아 선수권에서. 그리스의 그리고리오스 폴리치로니디스.
BISFed 2018 세계 보치아 선수권에서. 그리스의 그리고리오스 폴리치로니디스.
Steve Pope (Sportingwales)

메달을 가지고 하는 일

현재 폴리치로니디스는 국제올림픽휴전센터(IOTC) 소속으로 활동하며 지역사회의 학교를 방문해 어린이들에게 스포츠와 관련된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메달도 함께 학교에 가지고 가서 어린이들에게 보여주곤 합니다.

“중요한 것은 메달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메달을 따면 할 수 있는 일이죠.”

폴리치로니디스는 “노력하면, 정말 열심히 하면 엄청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품고 있습니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과 능력을 믿고 최선을 다하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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