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슈뢰더: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네덜란드의 샘 슈뢰더, 2020 US 오픈 휠체어 쿼드 단식 결승전에서. (Photo by Al Bello/Getty Images)
네덜란드의 샘 슈뢰더, 2020 US 오픈 휠체어 쿼드 단식 결승전에서. (Photo by Al Bello/Getty Images)

네덜란드의 휠체어 테니스 스타, 샘 슈뢰더가 도쿄 2020을 통해 어린 시절과 US 오픈 우승, 그리고 내년 패럴림픽에 대한 포부를 밝힙니다.

샘 슈뢰더가 성공 가도에 올라탔습니다.

바로 지난 달, 슈뢰더는 US오픈에서 우승하며 개인 커리어 사상 최고의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휠체어테니스 쿼드부문의 차세대 주자 중 한 명으로 자리잡기까지의 여정이 평탄하지만은 않았지만 슈뢰더는 오히려 그간의 경험 덕분에 지금의 자기 자신으로서, 또 선수로서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항상 병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늘 학교도 많이 빠지게 됐습니다.” 슈뢰더는 열지증을 가지고 태어나, 열여섯 번째 생일을 맞기도 전에 30번이나 수술을 받았습니다.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았다는 생각은 들지만, 저는 언제나 행복했습니다.”

“암 투병과 그 모든 경험을 거치면서… 저 개인적으로는 물론 코트에 나설 때 선수로서도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 덕분에 예전보다 훨씬 더 즐거운 태도로 임할 수 있게 됐고,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매 순간 계속 투쟁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암에 걸리고 모든 치료를 받아야 하는 과정에서 포기할 수 없었고, 그 부분은 경기를 할 때도 똑같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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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eedheads ITF SuperSeries Doubles champions and singles runner up!! 💪🏻🔥 It has been a successful week for me beating Wagner and Koji in singles, losing the final against nr1 Alcott. Niels and I had a great week together beating the two Japanese couples and beating the Australian Paralympic champions in three sets 💪🏻😁. Now on to the ITF1 Melbourne Open next week! I would like to thank all the organizers, the head referee, volunteers etc for making this tournament possible. Thank you to my sponsors and the team around me @joopbroenstennis @rian_dekker @camielrodigas @headtennis_official @knltb and Frans Volkfort in particular. #wheelchairtennis #HEAD #roadtotokyo2020 #rolstoeltennis #knltb #roadtotokyo #tokyo2020 #TeamHEAD #Tennis #TeamNL #letsgo #tennislife #tennisplayer #HEADbenelux #instatennis #goldcoastaus #goldcoastaustralia #winn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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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도 테니스를 향한 사랑을 막을 수는 없다

슈뢰더는 열한 살 때 처음으로 테니스를 만났습니다. 휠체어하키, 휠체어농구, 핸드사이클링에 이르기까지 각종 휠체어스포츠를 시도했던 슈뢰더였지만, 본격적으로 빠져들게 된 종목은 휠체어테니스였습니다.

<도쿄 2020>과의 인터뷰에서 슈뢰더는 “첫 번째 테니스 레슨 이후 계속 갔다”며 회상했습니다. “정말 재미있었거든요. 굉장히 즐거웠기 때문에 첫 레슨 뒤로 푹 빠졌고, 뒤돌아보지 않았습니다.”

슈뢰더는 일주일에 한 번씩 한 시간 동안의 레슨을 통해 다른 선수들과 함께 유프 브로엔스의 지도를 받았는데, 슈뢰더의 잠재력을 발견한 선생님이 바로 브로엔스였습니다. 2014년, 슈뢰더는 유스팀의 일원으로 2014 월드팀컵에 출전해 첫 국제 대항전을 치르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그리고 2016년에는 국제 투어에서도 첫승을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뒤바뀌게 된 것은 겨우 일 년 뒤의 일이었습니다.

2017년 10월, 당시 열여덟 살에 불과했던 슈뢰더에게 대장암 판정이 내려졌습니다. 주니어 세계랭킹 1위, 시니어 세계랭킹 6위에 올라 있던 시점에 전해진 소식이었습니다.

매주 5회의 항암치료가 5주간 진행되었고 방사선 치료도 받았습니다. 게다가 음식물 섭취가 점점 어려워져 피딩튜브를 연결해야 했고, 그 결과 체중이 10kg이나 줄었습니다.

항암과 방사선 치료가 끝난 뒤 2018년 3월에는 대장 제거 수술을 받아도 괜찮다는 판정을 받고 스토마를 달아 테니스를 계속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슈뢰더는 치료 과정을 거치며 테니스를 포기하겠다는 생각을 단 한 순간도 하지 않았습니다.

“의사선생님과의 첫 진찰 때부터 저희는 ‘다시 회복해서 테니스를 칠 수 있게 된다면 무슨 일이든 상관없다’고 했습니다. 제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어요.”

“어떤 면에서는 그 덕분에 치료 과정에서도 잘 견딜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수술을 받고 4주가 지난 뒤, 슈뢰더는 다시 라켓을 잡고 15분 동안 테니스를 칠 수 있게 됐습니다.

네덜란드의 샘 슈뢰더, 2020 US 오픈 휠체어 쿼드 단식 결승전에서. (Photo by Al Bello/Getty Images)
네덜란드의 샘 슈뢰더, 2020 US 오픈 휠체어 쿼드 단식 결승전에서. (Photo by Al Bello/Getty Images)
2020 Getty Images

US오픈 우승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해 스포츠계가 혼란에 빠진 가운데, US오픈은 지난 1월 호주오픈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테니스 메이저 대회였습니다.

당초 미국테니스협회가 US오픈 휠체어부문을 취소함에 따라 올해 휠체어부문의 진행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선수들의 로비 덕분에 결국 협회가 기존 결정을 뒤집었습니다.

대회를 앞서 세계랭킹 4위에 올라 있던 슈뢰더는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 제의를 받았습니다. 슈뢰더의 첫 메이저 대회, 이보다 더 좋은 출발은 불가능했을 것이었습니다.

결승 진출을 목표로 삼아 플러싱 메도스로 향한 슈뢰더는 – 선수 본인과 코치진 모두 결승 진출을 높은 가능성으로 점치고 있었습니다 – 남자 휠체어 쿼드부문 예선 3경기에서 2승을 거두었습니다. 슈뢰더의 결승 상대는 호주의 딜런 알콧으로, 세계랭킹 1위이자 US오픈에서도 2차례 우승한 경력이 있는 선수였습니다. 같은 주 앞서 펼쳐졌던 예선에서 알콧에게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패배했던 슈뢰더였지만, 결승에서는 전과 다른 이야기가 펼쳐졌습니다.

3세트에 걸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를 펼친 끝에 슈뢰더는 두 번째 세트를 내주었음에도 7-6 (7-5), 0-6, 6-4로 개인 커리어 사상 처음으로 알콧을 꺾고 US오픈 타이틀을 차지했습니다.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US오픈에 나가서 경기하는 것 자체만으로도요.”

“딜런과 대결하면 언제나 특별한 느낌이 듭니다. 서로를 상대한 적이 그렇게 많지도 않은데 말이죠. 세계랭킹 1위를 꺾는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지만, 특히 딜런이 이미 얼마나 많이 승리해왔고 어떤 업적을 남겼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21번째 생일 직전에 얻은 우승 트로피였지만, 불행히도 슈뢰더는 다른 많은 우승자들처럼 승리를 축하하지는 못했습니다. 다음에 우승하면 ‘적절한 방식으로 축하하겠다’는 다짐을 남기는 한편, 코트를 빠져나온 직후 슈뢰더의 최우선순위에 있었던 것은 네덜란드에 있는 가족들과의 전화 통화였습니다.

“가장 먼저 했던 일 중 하나는 가족들에게 전화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언론 인터뷰도 그렇고, 바로 그 순간부터 엄청나게 바빠지죠.”

“가족들도 아주 많이 기뻐했습니다. 다같이 모여서 경기를 보고 있었거든요. 제가 아직 운전을 못할 때 저를 이곳저곳으로 데려다줬던 것처럼 가족들도 많이 노력했는데, 그만큼 가족들에게도 대단한 일이었습니다.”

2020 US 오픈 쿼드 단식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네덜란드의 샘 슈뢰더. (Photo by Al Bello/Getty Images)
2020 US 오픈 쿼드 단식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네덜란드의 샘 슈뢰더. (Photo by Al Bello/Getty Images)
2020 Getty Images

도쿄 2020을 향해

지난 5년간 슈뢰더의 목표는 도쿄 2020 패럴림픽 출전권을 따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슈뢰더는 세계랭킹 3위로 패럴림픽을 향해 순항하고 있으며, 내년에 네덜란드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기 위해서는 2021년 6월까지 상위 8위 이내의 랭킹을 지켜야 합니다.

“대회에 많이 나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아직 완전히 확신할 수는 없지만 말이죠. 앞으로 대회가 더 진행되기를 바라고, 저도 가능한 한 포인트를 많이 쌓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서울 1988 이후 총 36개의 메달을 기록하고 있는 네덜란드는 – 유일한 최강자가 아니라고 할 때 – 휠체어테니스 최강국 중 하나로 꼽히는 나라입니다.

네덜란드는 리우 2016 여자 단식, 복식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2개씩 차지했지만, 남자부의 경우 로날드 빈크가 획득한 런던 2012 동메달이 마지막 올림픽 메달입니다.

물론, 슈뢰더는 금메달을 꿈꾸고 있습니다.

“아마 모든 선수가 그렇겠지만[금메달을 따겠다는 꿈을 꾸지만], 쉽게 상상할 수 있을 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저도 언젠가 그런 경험을 하게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저로서는 단지 큰 경기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TV에서 봤던 대로라면 전체적인 분위기도 엄청날 것 같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