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조, 비상하다’가 보여준 맷 스터츠먼의 또 다른 면모

패럴림픽 양궁 선수, 맷 스터츠먼의 훈련 세션. 2020년 7월 14일, 아이오와주 페어필드에서.
패럴림픽 양궁 선수, 맷 스터츠먼의 훈련 세션. 2020년 7월 14일, 아이오와주 페어필드에서.

미국의 ‘양팔 없는 궁사’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통해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미국의 궁사 맷 스터츠먼이 대본에서 벗어나 즉흥적으로 움직였지만 ‘불사조, 비상하다’의 제작진도 별다른 반대 의견을 표하지 않고 따랐습니다.

패럴림픽을 주제로 하는 다큐멘터리에서 원래는 자동차가 나오는 신을 그렇게나 많이 넣을 계획은 아니었지만, 스터츠먼이 그 장면들을 스스로 만들었고, 본래 대본보다 더 좋은 결과물로 이어졌습니다.

“예전에도 다큐멘터리나 비슷한 작업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스터츠먼은 양팔이 없는 상태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이번 다큐멘터리에서는 제가 있는 그대로를 보여줄 수 있도록 해줬습니다. 제가 재미있게 하고 싶으면 재미있게 할 수 있었어요. 제가 구체적으로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는 제작진도 맷 스터츠먼이 어떤 사람인지 전세계에 보여주는 데 전적으로 열려 있는 태도였습니다.

‘불사조, 비상하다’는 지난 8월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로, 9명의 패럴림피언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스터츠먼의 이야기에 더해, 베베 비오(이탈리아), 엘리 콜(호주), 장-바티스트 알레즈(프랑스), 조니 피콕(영국), 추이저(중국), 라일리 뱃(호주), 은탄도 마흘랑구(남아프리카공화국), 타티아나 맥패든(미국) 등이 패럴림픽과 그 전세계적인 영향력에 대해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다큐멘터리에서 스터츠먼은 유머러스한 면모도 보여줍니다. “제가 마이클 조던이 될 방법은 없습니다. 절대 없어요. 키가 그만큼 크지 않으니까요.”

스터츠먼은 자신을 정확히 표현해내지 못하는 몇몇 부분에 대해 일찌감치 제작진에게 확실하게 의견을 밝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작진도 스터츠먼의 아이디어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 때 이후로는 제작진도 ‘아이디어 있나요? 즐겁게 해봅시다. 재미있게 하고 싶으시면 재미있게 하세요’ 하는 식으로 진행됐습니다.”

2012 런던 패럴림픽 양궁 남자 개인 컴파운드 오픈 종목에 출전한 미국의 맷 스터츠먼. (Photo by Dennis Grombkowski/Getty Images)
2012 런던 패럴림픽 양궁 남자 개인 컴파운드 오픈 종목에 출전한 미국의 맷 스터츠먼. (Photo by Dennis Grombkowski/Getty Images)
2012 Getty Images

스터츠먼은 제작진에게 ‘레드넥 랠리 레이스’라는 이름의 지역 대회에 참가하고 있으며 그 대회에서 사용하는 차량도 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초부터 무언가와 부딪히기 위해 만들어진 차량이죠. 스터츠먼은 다큐멘터리에서 바로 그 차량을 선보이는 한편, 자신이 수리한 다른 차량들 옆에 서 있는 장면도 추가했습니다. 한쪽에는 활도 세워둔 채로 말이죠.

“제게 이 다큐멘터리가 놀라웠던 점은 제작진이 대부분의 시간 동안 출연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지에 대해 생각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자유를 줬기 때문에 저도 ‘맷의 약간 다른 모습’을 전세계에 보여줄 수 있었고요.”

다큐멘터리에서 스터츠먼은 양팔이 없는 상태로 태어나고, 태어난 지 4개월만에 입양된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런던 2012 패럴림픽 은메달리스트이기도 한 스터츠먼은 자동차를 향한 애정도 양궁에 빗대 표현합니다.

스터츠먼의 유머감각, 자동차를 향한 애정, 그리고 양궁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결의 뒤에는 부모님이 있었습니다. 스터츠먼도 부모님을 두고 “내 인생의 언성 히어로”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걱정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을 빨리 가졌습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뚫어져라 쳐다볼 테니까요. 지금도 여전히 빤히 보는걸요.”

“그래서 7, 8살 때쯤부터는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쓰지 말자. 내가 웃기게 보이거나 다르다고 해서, 사람들이 뚫어져라 쳐다본다고 해서 신경쓰지 말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마음가짐을 제 인생의 거의 모든 부분에 적용시켰고, 그렇게 오늘날까지 왔습니다.”

“제가 어릴 때 부모님께서 그런 마음가짐을 불어넣어주신 덕분이에요.”

이미 다큐멘터리를 감상한 시청자로서 스터츠먼도 다른 패럴림피언들의 이야기에 감동을 받았고, 특히 장-바티스트 알레즈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알레즈는 프랑스 국적의 멀리뛰기 선수로, 1994년 부룬디 무장 분쟁 중 오른쪽 다리를 다치면서 절단 수술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2012 런던 패럴림픽 남자 멀리뛰기 F42/44 경기의 장-바티스트 알레즈.
2012 런던 패럴림픽 남자 멀리뛰기 F42/44 경기의 장-바티스트 알레즈.
Justin Setterfield/Getty Images

“사람들은 제게 두 팔이 없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알레즈 선수가 거쳐온 일들을 제가 겪는다고 생각조차 할 수 없어요.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니 알레즈 선수를 찾아가 한 번 껴안아주고, ‘일을 끝마치러 가자’고 말해주고 싶어졌습니다.”

“사실, 알레즈 선수를 보니까 ‘내가 왜 이 다큐멘터리에 나왔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기사제공: Paralympic.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