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이 패럴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까지

장애인 배드민턴 세계 선수권 4회 우승자, 김정준.
장애인 배드민턴 세계 선수권 4회 우승자, 김정준.

전 프로 배드민턴 선수이자 현 장애인 배드민턴 코치인 동 지옹은 장애를 가진 선수들이 코트에서 경기를 펼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장애인 배드민턴 선수들은 비장애인 선수들과는 상당히 다른 훈련을 합니다. 비장애인 선수들은 심혈관계 단련을 위해 단순히 달리기만 하면 되지만, 휠체어를 탄 선수들은 휠체어를 탄 채로 움직이며 훈련을 해야만 하죠."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동 지옹은 현재 중국 장애인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습니다.

장애인 배드민턴 선수들이 극복해야만 하는 이런 난관들을 보아온 동 지옹은 2020 도쿄 패럴림픽이 선수들에게 열정과 희망의 여정이 되어 줄 것이라 믿습니다. 장애인 배드민턴은 도쿄 패럴림픽에서 첫 정식 종목 데뷔를 하게 되니까요.

중국의 취 지모와 마이 지안펑.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2019 BWF 세계선수권에서.
중국의 취 지모와 마이 지안펑.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2019 BWF 세계선수권에서.
Courtesy of BWF

장애인 배드민턴은 1990년대부터 국제 대회가 열리기 시작했고, 1998년, 네덜란드의 아메르스포르트에서는 첫 세계선수권 대회가 개최되었습니다.

그리고 2011년부터 매 2년마다 세계선수권이 열려왔습니다. 하지만, 장애인 배드민턴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14년으로, 그 해 국제 패럴림픽 위원회(IPC)는 세계 배드민턴 연맹(BWF)의 요청에 따라 장애인 배드민턴을 도쿄 2020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습니다.

2015년, Paralympic.org와의 인터뷰에서 BWF 회장 폴 에릭 회이어 라르센은 패럴림픽 정식 종목 진출 성공이 정말 기쁘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역사적인 순간이며 장애인 배드민턴 커뮤니티에게, 그리고 더 넓게는 모든 배드민턴 가족들에게 정말 큰 의미를 주는 일입니다. 우리는 오늘의 결과를 만들어낸 지난 4년간의 노력에 만족합니다. 또한, 장애인 배드민턴의 더 큰 발전과 도쿄 2020을 위해 IPC와 함께 준비해 나갈 미래가 정말 기대됩니다.”

장애인 배드민턴에는 아시아와 유럽 지역에 걸쳐 이미 수준 높은 선수들이 많이 포진해 있습니다. 하지만 회이어는 종목의 꾸준한 발전과 함께 장애인 배드민턴을 새로 접하는 나라들에서도 곧 기존 강국들과 경쟁할 수 있는 선수들이 나와 줄 것이라 믿습니다.

일본, 도쿄 – 2017년 9월 7일: 2017 훌릭-다이하쓰 일본 장애인 배드민턴 국제대회.
일본, 도쿄 – 2017년 9월 7일: 2017 훌릭-다이하쓰 일본 장애인 배드민턴 국제대회.
Tokyo 2020 / Shugo TAKEMI

프랑스의 장애인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 파브리스 발레는 패럴림픽 정식 종목 채택이 배드민턴 저변 확대에 큰 영향을 줬다고 2015년 배드민턴 유럽과의 인터뷰에서 이야기했습니다. “많은 선수들이 경기력과 훈련 모두에서 질적인 발전을 이뤄낸 사실을 볼 수 있습니다. 코치들도 더 많은 경험을 쌓아가고 있어요.”

그리고 2019년, 장애인 배드민턴은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웁니다. 장애인과 비 장애인 배드민턴 세계선수권이 처음으로 함께 열렸고, 스위스 바젤에서 개최된 대회에는 역대 최다인 41개국 298명의 선수들이 참가했습니다.

2019 BWF 세계선수권에서 자신의 단식 첫 우승을 거둔 인도네시아의 레아니 라트리 오크틸라
2019 BWF 세계선수권에서 자신의 단식 첫 우승을 거둔 인도네시아의 레아니 라트리 오크틸라
Courtesy of BWF

작년, BadmintonWorld.TV 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의 장애인 배드민턴 선수, 레이첼 충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주 작은 규모에서 정말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유럽 선수권과 아주 작은 대회들만 있었던 시절도 기억해요. 지금, 2019년에는 장애인 세계선수권과 비 장애인 세계선수권이 함께 개최되었습니다. 이 종목이 지금까지 이뤄낸 발전은 생각만 해도 정말 놀랍습니다.”

레이첼 충은 SS6 (2018년 말, SS6 등급은 SH6으로 공식 변경되었습니다.) 여자 단식 선수이며 영국 선수 최초로 장애인 배드민턴 세계선수권에서 3관왕을 차지했습니다. 배드민턴은 6살때부터 시작했지만, 어릴 때는 비장애인 선수들과의 경쟁으로 자신에게 실망했었다고 하네요. “내 나이 또래들만큼 잘할 수 없다는 사실은 일찌감치 알고 있었습니다. 이미 다들 저보다 키가 30cm 정도 더 컸으니까요. 점점 더 같이 경쟁하는게 힘들어졌습니다.” 레이첼 충은 이후 장애인 배드민턴으로 방향을 틀게 되었고, 그곳에서 자신이 빛날 수 있는 무대를 찾았습니다.

도쿄 2020에서는 총 90명의 선수들(남자 46명, 여자 44명)이 6개의 등급(휠체어 부문 2개, 입식 4개)으로 나눠져서 단식, 복식 혼합복식 경기를 치르게 됩니다.

경기는 약간의 예외사항만 제외하고 모두 배드민턴의 일반 규정을 따릅니다. 모든 경기는 “3전 2선승제”의 3세트로 이뤄지며 21점을 먼저 획득한 선수가 세트를 가져가게 됩니다. 그리고 네트의 높이는 모든 등급에서 동일합니다.

2019 장애인 세계 배드민턴 선수권 SL3 단식 우승자인 마나시 조시는 “패럴림픽 정식 종목 채택은 경기력의 향상과 다양한 범위의 장애를 포함시킨다는 측면, 성별차가 없는 동등한 참여, 흥미 요소, 관중, 팬들의 관심과 언론 보도들을 통해 종목에 큰 가치를 더해 줄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2019 BWF 세계선수권 SL3등급에서 단식 금메달을 따낸 마나시 조시
2019 BWF 세계선수권 SL3등급에서 단식 금메달을 따낸 마나시 조시
BWF / Alan Spink

패럴림픽 데뷔 무대를 준비하는 세계 선수권 4회 우승자, 김정준은 단식 WH2와 복식 Wh1-WH2 종목에서 시상대의 정상을 노립니다. 그러나, 메달보다 더 중요한 것은 패럴림픽 참가 그 자체라고 하네요.

Paralympic.org 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준은 “목표를 메달로 잡았지만, 이미 패럴림픽의 일원이 된다는 사실 자체로 정말 기대됩니다. 저에게는 커다란 영광이며 모든 장애인 배드민턴 선수들을 위해서도 정말 잘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종목 설명: 장애인 배드민턴 | 패럴림픽

그리고 그의 경쟁자이자 홍콩의 장애인 배드민턴 스타, 찬 호 유엔도 김정준을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습니다. 찬 호 유엔은 2018년에 김정준의 국제 대회 7년 연속 연승 기록을 저지했고, 그 이후로 두 사람은 남자 WH2 등급 정상을 놓고 계속해서 싸워오고 있습니다. 패럴림픽이 연기된 현재, 찬 호 유엔은 Paralympic.org에게 이제 1년간 더 발전할 기회가 생겼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팬데믹 기간 동안 라이벌 김정준과 조금 연관이 있는 새로운 취미도 하나 생겼다고 합니다. 바로 한국 드라마 시청.

“코치에게 내가 한국 드라마를 보는 이유는 재미 때문만이 아니라 전술적인 면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의 가장 큰 상대(김정준)는 한국인이니까요. 한국어를 배우면 경기 중에 상대가 하는 이야기를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