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이 타카마사: 승리의 기회는 항상 존재합니다

nagai takamasa

일본의 패럴림픽 유도의 메달 기대주, 나가이 타카마사는 내년 패럴림픽에서 자신의 유도를 전 세계에 보여주고 싶어 합니다.

2020 도쿄 패럴림픽 남자 유도 -73kg급 출전이 유력한 나가이 타카마사는 일본의 떠오르는 스타 중 한 명이자 패럴림픽 금메달 후보입니다. 도쿄 2020은 나가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가 생각하는 유도의 매력과 유도에 뛰어들게 된 계기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승리의 기회는 항상 존재합니다

올림픽과는 달리 패럴림픽의 유도는 두 선수들이 상대의 소매와 옷깃을 잡은 상태로 시작됩니다. 만약 경기 중에 상대를 잡은 양손이 모두 풀릴 경우 심판은 “마테” 라고 외치며 경기를 일시 중지시키고, 선수들을 그립 포지션으로 돌려놓은 뒤 다시 시작합니다.

또한, 경기 중 한 선수가 매트를 벗어날 경우에도 경기장 중앙에서 다시 그립 포지션을 잡고 경기를 재개합니다.

“서로를 잡고 시작하기 때문에 깃 싸움은 없습니다. 따라서 바로 기술을 시도할 수 있고, 단 몇 초 만에 한판승으로 경기를 끝낼 수도 있습니다.” 

“패럴림픽의 유도는 시각 장애를 가진 선수들이 참가하는 종목입니다. 비장애인 유도에서는 경기 종료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수비적인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지만, 패럴림픽 유도에서는 항상 서로를 잡고 있기 때문에 도망 칠 수가 없습니다.”

“반대로 내가 지고 있고, 경기시간이 2초밖에 남지 않았다 해도 승리의 기회는 항상 존재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유도의 매력 중 하나는 이렇게 언제든 경기를 완전히 뒤집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유도의 움직임을 느끼다

나가이는 두 살 때 시력을 잃었습니다. 그래도 어렸기 때문에 바깥에서 노는 것을 좋아했고, 빛을 인지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항상 공을 가지고 놀거나 밖에서 그냥 뛰어다니곤 했습니다. 부딪혀서 다치는 일이 자주 일어나게 된 것은 당연한 결과였죠. 나가이의 부모님은 “안전하고 자유롭게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장소”를 찾기 시작했고, 결국 학교에 입학함과 동시에 도장에서 유도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유도 훈련이 정말 힘들었고 따라가기에도 벅찰 정도였습니다. 나가이에게 이 운동은 “재미” 가 없었으니까요.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시력을 잃은 채로 살았기 대문에 “유도”를 실제로 본 적도 없었고, 유도가 어떤 스포츠인지, 어떤 종류의 무술인지,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자세와 기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시작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동작을 보고 따라하며 배울 수 없었기 때문에 각 기술들을 당해보고, 내 손으로 느끼며 배워갔습니다. 배우는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유도가 좀 더 즐거워지다

나가이는 중학교 시절에 처음으로 패럴림픽 출전을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무릎의 전방 십자인대(ACL)가 파열되는 부상 때문에 리우 2016 참가 기회는 놓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도쿄에서 열리는 다음 패럴림픽에 출전하겠다고 마음먹은 나가이는 도쿄로 향하는 과정에서 2018 아시안 파라게임 동메달을 획득합니다. 그러나, 세계 대회에 도전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레벨까지 성장했음에도 나가이는 여전히 유도에서 “즐거운 감정”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작년부터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작 장애의 정도는 전맹(B1)부터 저시력(B2, B3)까지 다양한 등급이 존재하지만, 유도에서는 장애 등급이 아닌 체급으로 종목이 나눠지며 모든 선수들이 한 등급, 한 체급에서 경쟁합니다.

“보통 저시력 선수와 비교해 B1 선수들은 움직임을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위치를 잡는데도 어려움을 겪습니다.”

“저는 이런 부분들을 피해보려 노력했고, 내 몸을 단련하고 열심히 훈련하기만 하면 강점으로 약점을 덮으며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마음가짐으로는 세계 대회에서 우승할 수가 없었어요. 따라서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한계를 깨달은 나가이는 기본으로 돌아가 다시 기초를 다지고 기술을 익혔습니다. 비장애인 선수들과 비슷한 레벨까지 올라가고, 여기에 B1 선수만의 방식을 접목시킨다는 자신만의 목표를 향해서요.

이런 새로운 접근법을 통해 나가이에게 유도는 좀 더 즐거운 운동이 되었습니다.

“기술의 자세와 형태를 알고, 내 중심과 무게중심을 찾는 방법을 배우며 제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다면 기술의 성공률도 올릴 수 있어요. [발전된] 기술들을 통해 상대를 이기는데 집중하는 것으로 마음가짐을 바꿨습니다.”

“어쩌면 상대의 힘을 활용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던지기 기술을 쓸 때 제 힘이 느껴지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상대를 억지로 던지려 하는 그런 느낌이 더 이상 들지 않게 되었어요. 상대를 이런 방식으로 던질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했고, 엄청난 느낌이었습니다.”

(c) JBJF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과의 싸움

발전을 통해 유도를 더 즐기게 되었지만 나가이는 장애로 인한 어려움들 또한 함께 극복해 나가야 했습니다. 이 중 가장 큰 한 가지는 볼 수 없다는 것에서 오는 두려움입니다.

“제가 두려워하는 것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상대의 자세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두려움과 내가 올바른 대응을 할 수 있는 위치인지를 알 수 없다는데서 오는 두려움이요.”

이 두려움들은 극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열쇠는 꾸준히 갈고 닦는 기술에 있습니다.

“만약 중심을 잘 잡고 단단하게 서 있다면 반응 속도가 훨씬 빨라질 수 있습니다. 내 자세에 대해 좀 더 알게되었을 때 상대의 움직임이 느껴지기 시작했고, 상대가 기술을 어떻게 걸어올 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서서히 두려움이 줄어들었어요. 도쿄 2020에서는 더 이상 이런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단계까지 올라가고 싶습니다.”

유도의 본고장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일본 남자 유도 대표팀은 패럴림픽에 유도가 처음 정식 종목으로 등장한 1988 서울 대회부터 성공을 이어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세 번의 패럴림픽에서는 마사키 켄토(런던 2012, 남자 유도 -100kg급)만이 금메달을 따낼 수 있었습니다.

나가이는 홈에서 열리는 패럴림픽을 통해 종주국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어합니다.

“일본이 유도에서 금메달을 하나도 따내지 못한다면 당연히 슬픈 일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모두를 위해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저 자신을 위해 금메달을 따고 싶습니다. 홈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는다는 것도 정말 멋진 일이지만, 제가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유도에 관심을 갖게 되고, 패럴림픽 참가를 목표로 삼게 된다면 훨씬 더 멋질 것 같습니다.”

(c) JBJF

나가이는 모든 방면에서 승리자가 되고 싶어하며 “남들보다 더 멀리, 더 높이 나아가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런 성격은 그가 유도라는 스포츠를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1대1로 서로 붙잡고 경쟁하는 스포츠는 이해하기가 정말 쉽습니다. 아주 간단해요. 상대보다 더 강하면 이기고, 상대보다 더 약하면 집니다. 정말 신선하죠. 유도를 통해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고 실수를 되돌아볼 기회도 얻을 수 있습니다.”

“제가 패럴림픽에서 올라갈 수 있는 최고의 레벨에 도달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진정한 잠재력을 끌어내고 더 강해지는 것은 제 노력에 달려 있어요.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어쩌면 올림픽 선수의 수준에 근접하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나가이는 “기술의 속도”를 자신이 가진 가장 큰 강점으로 보고 있으며 이 스타일을 경기에서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잡기 기술로 경기를 이기고, 뭔가를 보여주면서 이기는 것을 항상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보다도 더 신경쓰는 부분은 ‘상대를 던져버리고 싶다’는 것입니다. 저의 주특기는 배대뒤치기입니다. 패럴림픽 유도에서는 기술을 시도하기가 쉽고, 성공시킬 수 있는 기회도 많습니다. 따라서 한판승이 나오는 비율도 아주 높아요. 물론 저도 ‘한판’을 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한판’은 유도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