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리사 태퍼: ‘내 머릿속에는 장애인 선수도, 비장애인 선수도 없다’

2016 리우 올림픽 여자 단식 예선에서 브라질의 카롤리네 쿠마하라와 경기중인 호주의 멜리사 태퍼. (Photo by Mike Ehrmann/Getty Images)
2016 리우 올림픽 여자 단식 예선에서 브라질의 카롤리네 쿠마하라와 경기중인 호주의 멜리사 태퍼. (Photo by Mike Ehrmann/Getty Images)

탁구 스타 멜리사 태퍼는 리우 2016 당시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모두 출전한 최초의 – 그리고 유일한 – 호주 선수가 되며 역사를 썼습니다. 이제 도쿄 2020이 채 1년도 남지 않은 가운데, 태퍼는 내년 패럴림픽 금메달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역사를 다시 쓰다

2016년, 멜리사 태퍼는 호주의 올림픽 탁구 대표팀과 패럴림픽 탁구 대표팀 양쪽 모두에 선발되며 새 역사를 썼습니다. 태퍼가 올림픽 예선을 2위로 통과하면서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둘 다 출전했던 자흐라 네마티(이란), 말라 러년(미국)처럼 선택된 선수들의 대열에 합류한 것이었습니다.

호주 스포츠계에서 태퍼의 업적은 굉장히 특별합니다.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모두 출전한 선수는 – 이전에도, 이후로도 –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태퍼는 세계 최고의 대회에 대해 독특한 관점을 갖게 되었고, 패럴림픽도 태퍼의 마음 속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도쿄 2020과의 독점 인터뷰에서 태퍼는 “패럴림픽 스포츠의 가장 대단한 점은 전혀 꾸밈이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선수들이 그저 순수하게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장애가 있는 선수들로 가득 찬 경기장에 있지만 누구의 장애도 눈에 띄지 않고 오히려 능력을 보게 되죠.”

View this post on Instagram

It always seems impossible until it's done ✔️

A post shared by Melissa Tapper (@millytapper) on

아무도 제게 하나하나 떠먹여주지 않았습니다. 다르게 대접받았던 적도 절대 없고요.

무언가를 원한다면 저 스스로 쟁취해야 했습니다.

어떤 점에서는, 리우 2016 당시 태퍼가 이룬 두 가지의 성과 중 더 놀라운 것은 그해 패럴림픽에 참가했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호주 해밀턴의 작은 도시에서 성장한 태퍼는 – 분만 과정에서 어깨와 목 사이의 신경이 찢어지면서 팔에 마비가 생겼습니다 – 장애인 대회에 출전해본 경험이 전혀 없었습니다. 사실, 첫 대회 출전을 앞뒀을 때 이미 열아홉 살이었습니다.

그 이전에 태퍼는 “시내의 모든 성인들을 상대”했는데, 주니어 수준에서는 지역 내 다른 라이벌들을 모두 압도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처음에 태퍼는 올림픽에 나가는 것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호주 패럴림픽위원회의 팀 매튜스와 만난 뒤 패럴림픽 출전에도 확신이 생겼습니다. 그 결과 패럴림픽 대표팀의 일원으로 런던 2012에 참가했고, 동메달 결정전에서 처음 두 세트를 따냈지만 결국 3-2로 패배하면서 포디움에는 아쉽게 서지 못했습니다.

아깝게 메달을 놓치는 경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높은 수준에서 겨루고 싶다는 태퍼의 투지는 약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덕분에 더 의욕에 넘치게 되었습니다.

“어느 면에서는 단지 저를 더 굶주리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일이었어요.”

리우, 두 번의 맹습

2016년, 태퍼는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모두 출전할 준비를 갖추고 리우로 갔습니다.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태퍼는 성과에 안주하기보다 미래에 초점을 맞추는 쪽을 택했습니다.

“2016년에, 모든 것이 정렬되어 있고 모두의 노력이 한자리에 모여 보상받았던 경험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그렇지만 그것도 제가 이루고 싶었던 또 하나의 작은 목표였고, 저는 여전히 선수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해낼 수 있었던 일들을 편하게 앉아서 정말로 즐길 수 있을 때까지는 훨씬 더 시간이 지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태퍼에게 올림픽에서의 경험은 열렬한 홈 관중과 함께한 브라질의 캐롤라인 쿠마하라에게 4-2로 패하며 마무리됐고, 패럴림픽 여정은 단식 본선 진출 실패와 복식 4위로 끝을 맺었습니다.

또 한 번 애태우듯 메달에 가까워졌지만, 결국 시상대에는 오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태퍼는 패럴림픽의 경험, 특히 대회의 인간적인 측면을 온전하게 즐겼습니다.

태퍼는 올림픽과 패럴림픽에서의 경험을 되돌아보며 “패럴림픽에서는 여기저기서 작은 미소를 짓거나 함께 어울리려는 마음이 조금 더 있는 한편 각자의 일도 계속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밝혔습니다.

승승장구

리우 2016 이후로도 태퍼는 비장애인 대회와 장애인 대회 모두에서 계속해서 빛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백미는 고향 호주의 골드코스트에서 치러진 2018년 커먼웰스게임 금메달이었습니다. 친구들과 가족 앞에서 우승했던 대회에 대해 태퍼는 “단연코 가장 좋았던 대회”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태퍼가 출전하는 모든 대회에 걸쳐 일관되게 유지하는 한 가지는 비장애인이든, 장애를 가지고 출전했든지 상관없이 어떤 상대도 다르게 보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장애인 대회든 비장애인 대회든, 저는 똑같은 태도로 나갑니다. 제 머릿속에는 장애인 선수도, 비장애인 선수도 없습니다.”

커먼웰스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뒤로 태퍼를 향한 찬사가 끊임없이 쏟아졌습니다. 2019년에는 올해의 빅토리아 여성 선수에 선정되었는데, 태퍼는 이에 대해 수년간의 노력과 훈련에 따른 “화룡점정”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태퍼는 아직까지 경험하지 못한 영광을 내년 도쿄에서 열릴 패럴림픽에 아껴 두고 있습니다. 태퍼는 내년 패럴림픽에서 공동 주장으로서 호주 탁구 대표팀을 이끌 예정으로, 태퍼도 이 역할을 맡는 데 대해 엄청난 짜릿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정말 신나요! 저는 우리 호주 장애인 탁구 대표팀을 굉장히 사랑합니다… 지난 18개월 동안 팀 안에서 강한 문화를 만들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도쿄에서 환상적인 일들을 하고 훌륭한 결과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누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금메달 사냥

현재 태퍼의 초점은 도쿄 2020에 100% 맞춰져 있으며, 내년 대회에 대해 바라는 점에는 놀라울 것이 없습니다.

“당연히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에 오르는 것이 목표입니다. 도쿄에 갈 때까지 매일 밤 그 꿈을 꿀 것이라고 생각해요.”

만일 태퍼가 정말로 금메달을 차지하게 된다면, 최고의 무대에서 승리하면 어떨지 마음 속으로 그려보았던 장면을 이미 펼쳐낸 것과 같은 순간이 될 것입니다.

“재밌어요, 바로 지난 주에 우리 팀원 중 한 명과 겨뤘는데 정말 엄청난 랠리였지만 제가 크게 이기면서 끝냈습니다.”

“시합이 끝났을 때 혼자 웃었는데, 마치 잠깐, 금메달 딸 때 모습이 이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어요… 저는 그저 제 경기가 어디로 향할지, 또 도쿄가 주는 기회에 굉장히 신나 있습니다.”

2020 도쿄 패럴림픽 탁구 경기는 2021년 8월 25일 수요일에 시작되며, 결승전은 2021년 9월 2일 목요일과 9월 3일 금요일에 펼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