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커스 렘: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남들이 판단하게 두지 마세요’

마커스 렘. 2018 독일 육상 선수권에서. (Photo by Alex Grimm/Bongarts/Getty Images)
마커스 렘. 2018 독일 육상 선수권에서. (Photo by Alex Grimm/Bongarts/Getty Images)

오늘은 2020 도쿄 패럴림픽 멀리뛰기 결승전까지 꼭 1년을 앞둔 날입니다. 패럴림픽 금메달을 3차례나 목에 건 마커스 렘이 <도쿄 2020>을 통해 내년 대회와 도쿄를 향한 사랑, 그리고 다음 세대에게 영감을 불어넣는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밝혔습니다.

내년, 도쿄 2020 패럴림픽이 개최되면 두말할 필요 없이 주목을 모을 선수로는 마커스 렘을 꼽을 수 있습니다. “블레이드 점퍼(the Blade Jumper)”라는 별명으로도 알려져 있는 렘은 패럴림픽 멀리뛰기 금메달 2회, 4x100m 릴레이 금메달 1회에 빛나는 선수입니다. 또한 8.48m의 기록으로 멀리뛰기계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기도 했는데, 이는 세계 신기록일 뿐만 아니라 지난 2차례의 올림픽에서도 충분히 금메달을 차지할 수 있었던 수준입니다. 이제 도쿄 2020까지 딱 1년을 앞둔 가운데 렘은 세 번째 멀리뛰기 금메달을 노리고 있습니다. 렘이 내년 대회에서 역사적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다면 패럴림픽의 진정한 전설로서 굳건히 자리하게 될 것입니다.

렘은 <도쿄 2020>과의 독점 인터뷰를 통해 “(내년 패럴림픽 금메달이) 가장 큰 목표”라고 전했습니다. “올해에는 대회가 겨우 2개뿐이라 많지 않은데, 이 기간을 훈련에 활용해서 독일에 세 번째 금메달을 선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른 모든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COVID-19의 전세계적인 확산으로 인해 렘 역시 훈련과 대회 전망에 차질을 입었습니다. 그러나 대회가 연기되면서 렘에게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부분은 신체적인 컨디션보다도 정신적인 측면이었습니다.

 “올해는 정신력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몸 컨디션은 괜찮은 수준으로 뛸 수 있는 상태지만, 크게 목표가 없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들다는 것이 스스로도 느껴집니다. 패럴림픽 준비는 아주 좋은 목표가 되지만 소규모 대회들뿐이라면 … 우리 모두에게 어려운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정신적으로 시험대에 오른 거죠.”

마커스 렘: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도쿄 이후

최근 만32세에 접어들며 선수 커리어의 후반부에 들어선 만큼, 렘이 내년 세 번째 패럴림픽에 도전한 이후 은퇴를 고려하고 있으리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렘 스스로도 은퇴라는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한층 더 신중한 태도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확실하지 않습니다 … 높은 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는 한 계속하고 싶다는 말을 항상 해왔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일을 즐기는 한에서도 마찬가지고요.”

역설적이게도 패럴림픽이 연기되면서 렘이 더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그간 렘은 패럴림픽 금메달 3회, IPC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4회, IPC 유럽선수권대회 금메달 5회에 빛나는 커리어를 쌓아왔습니다.

“리우 2016 이후에 물어보셨다면 ‘네, 주요 대회로는 도쿄 2020이 당연히 제 마지막 대회가 될 것입니다’라고 말씀드렸겠지만 이제는 대회가 2021년으로 연기돼서 파리 대회와의 간격도 3년밖에 안 될 테고 … 그러니 두고 봐야죠! 제 몸이 뭐라고 하는지 들어봐야 합니다. 하지만 제가 이 일을 즐기는 한, 또 좋은 수준만큼 따라갈 수 있는 한 계속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요!”

2016 리우 패럴림픽에서 남자 멀리뛰기 T44 종목 우승을 차지한 독일의 마커스 렘 (Photo by Lucas Uebel/Getty Images)
2016 리우 패럴림픽에서 남자 멀리뛰기 T44 종목 우승을 차지한 독일의 마커스 렘 (Photo by Lucas Uebel/Getty Images)
2016 Getty Images

‘뛰어남’의 기준을 새로 쓰다

신체적인 장애가 잠재력을 발휘하는 데 한계로 작용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데 있어서, 마커스 렘은 살아있는 화신과도 같습니다. 또한 렘이 어떤 방식으로든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면, 렘 스스로가 이룰 수 있는 일들에 대해 그 누구도 규정하도록 두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제가 본받을 만한 롤모델이 될 필요는 없지만, 선택지나 예시를 보여주는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무엇이 될 수 있는지 보여주면서요.”

“그렇지만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아니면 할 수 없을지에 대해 그 누구도 판단하도록 두지 마세요. 제가 운동을 시작했을 때 누구한테라도 ‘언젠가는 올림픽 선수들과 경쟁하고 이길 거예요’라고 했다면 모두들 제 말을 믿지 않았겠죠. 하지만 저는 그게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고, 다른 사람들이 보고 영감을 받을 수 있다면 제게는 최고의 칭찬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렘에게 가장 큰 자부심으로 다가오는 것은 바로 젊은 세대에게 예시가 된다는 점입니다. 최근에도 가장 크게 영감을 주는 인물로 렘을 꼽은 어린이 고객이 있었습니다.

“며칠 전에 아주 어린 소년이 인터뷰했던 내용을 봤습니다. 제 고객 중 한 명이었는데, 저는 인공기관을 만드는 보철사이기도 해서 그 아이가 병원에 있을 때 만나게 됐습니다. 아이가 쓸 인공기관을 만들어주고 나서 인터뷰 내용을 봤어요. ‘최고의 롤모델이 누구냐’는 질문에 제 이름을 썼더군요.”

“저한테는 지금 다시 생각해도 마음이 울리는 일입니다. 제가 누군가에게 영감을 줬다는 말이 제게 해주실 수 있는 가장 큰 칭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올림픽 선수가 아닌 패럴림픽 선수가 독일 신기록을 보유하게 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올림픽 공동체를 살짝 꼬집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렘에게는 정말로 한계가 없다는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현재 렘의 목표는 내년 패럴림픽을 넘어 더 멀리까지 뻗어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1991년 이래로 적수가 없었던 마이크 파웰의 멀리뛰기 세계신기록, 8.95m의 벽을 깨뜨릴 수 있을까요?

“훌륭한 멀리뛰기 선수와 최정상급의 선수를 가르는 경계는 8.50m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최정상급 선수가 되고 싶기 때문에 8.50m가 다음 목표입니다. 8.50m를 넘기면 현재 독일에서 최고기록인 8.54m도 그리 멀지는 않을 것입니다. 벌써 30년이나 된 기록이니 이제 독일 신기록이 다시 나올 때가 됐다고 생각해요.”

“또, 올림픽 선수가 아닌 패럴림픽 선수가 독일 신기록을 보유하게 된다면 그것도 정말 좋겠습니다. 올림픽 공동체를 살짝 꼬집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올림픽 선수들과 똑같은 수준이고, 우리의 결과를 누구에게도 숨길 필요가 없다는 증거도 될 것입니다.”

도쿄를 향한 사랑

내년 패럴림픽이 도쿄에서 펼쳐지게 되면, 앤드류 파슨스 IPC 위원장의 표현처럼 “전 인류에게 역사적인 순간”이 되는 데 더해 렘에게는 패럴림픽을 즐길 개인적인 이유가 더 있습니다. 도쿄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갈 때마다 늘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올해 도쿄에 갈 수 없어서 굉장히 슬펐고요. 벌써 5, 6번 정도 가봤는데 언제나 정말 좋았습니다.”

“따뜻하게 맞아주고, 사람들이 대화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정말 좋아합니다. 일본 음식에도 완전히 푹 빠져있다는 말씀도 드려야겠네요 … 대단합니다.”

“처음 일본에 갔을 때 2주 동안 있으면서 매일 새로운 음식을 먹고 싶다고 했었는데,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 맛있게 먹기도 했고요.”

“일본의 첫인상이 굉장히 좋았고, 그 덕분에 매번 갈 때마다 행복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이어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함께지, 따로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연결고리

커리어를 이어오며 수많은 장벽을 무너뜨려온 선수로서, 렘이 올림픽과 패럴림픽 사이에 앞으로 더 강한 연결고리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는 점은 약간 놀랍게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어쩌면, 한 대회에서 다음 대회로 넘어가는 순간을 표시하기 위해 합동 행사를 개최하는 데에서 시작해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설령 제가 나이 들고 머리도 하얗게 세서 소파에 앉아 대회를 지켜볼 때더라도 언젠가 그런 행사가 이루어지고, 올림픽 선수들과 패럴림픽 선수들이 릴레이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눈물을 흘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대회를 이어주는 행사는 제가 수년 동안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대단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올림픽의 막을 내린 다음에 패럴림픽을 개막할 이유가 없기 않습니까?”

“예전에도 이야기했지만, 8개의 레인에 8개국 선수들이 설 수 있으니 각 나라마다 올림픽 선수와 패럴림픽 선수가 2명씩 나와서 대회를 하는 것입니다. 상징적으로 성화를 릴레이 배턴처럼 놓고 4x100m 릴레이를 해서 나온 승자가 상징적인 의미에서 성화를 다시 가지고 와 ‘이제 계속된다’고 말하는 거죠.”

“그러면 ‘이렇게 이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함께지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말이 나올 것입니다. 상징적으로 굉장히 큰 신호가 되리라 생각해요. 언제든지 그런 행사를 볼 수 있다면 정말 대단할 것입니다.”

최근 <도쿄 2020>과의 인터뷰에서도 밝혔듯, 앤드류 파슨스 IPC 위원장도 이에 대해 의견을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합동 행사를 진행해 통합된 모습을 보여주고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다는 것은 틀림없이 좋은 아이디어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포용과 통합을 추진, 촉진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합동 행사를 진행하지 않을 이유가 있겠습니까.”

“마커스의 생각이라면 어떤 것이든지 좋은 아이디어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