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의 에이스 헨리 키르와, 도쿄 패럴림픽 이후 마라톤으로 종목 변경 계획 

2016 리우 패럴림픽 남자 5,000m T13에서 우승한 케냐의 헨리 키르와(Photo by Lucas Uebel/Getty Images)
2016 리우 패럴림픽 남자 5,000m T13에서 우승한 케냐의 헨리 키르와(Photo by Lucas Uebel/Getty Images)

‘저는 이제 47살이고, 이런 슬픈 현실은 스포츠에 몸담은 모든 사람들이 언젠가 마주해야 하는 일입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한 종목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케냐의 중장거리 에이스, 헨리 키르와는 1,500m와 5,000m 종목은 2020 도쿄 패럴림픽이 마지막이 참가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키르와의 은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키르와: “도쿄 패럴림픽은 저의 패럴림픽 커리어 마지막을 장식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의 달리기는 끝나지 않았어요. 도쿄 대회 이후에는 마라톤에 출전할 계획입니다.”

패럴림픽 금메달 네 개에 더해 세 개의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키르와는 마라톤으로의 종목 변경이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2008 베이징 패럴림픽에서 35세의 나이로 데뷔했던 키르와는 참가한 모든 종목(1,500m and 5,000m T13, 10,000m T12)의 정상에 올랐던 실력을 갖춘 선수로, 나이 때문에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달리고 싶다는 의지만은 여전하며 마라톤으로의 종목 변경 계획도 이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는 더 이상 젊은 나이가 아닙니다. 이제 47살이에요. 이런 슬픈 현실은 스포츠에 몸담은 모든 사람들이 언젠가 마주해야 하는 일입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한 종목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 같고, 저의 선택은 마라톤입니다.”

“그렇게 하면 마라톤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지구력과 체력을 기르는데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가업을 따르다

키르와는 유명한 스포츠 집안 출신입니다. 먼저, 키르와의 형은 2003년에 케냐 최초로 마라톤 세계 신기록을 작성했던 폴 터갓입니다.

그리고 어머니 크리스틴 체루이요트는 케냐 전국 레벨의 육상 선수였고, 아버지인 키르와 체루이요트는 군 출신으로 육상 선수에서 사격으로 종목을 바꾼 뒤 나중에는 저격수가 되어 베를린에서 열린 밀리터리 게임 동메달리스트가 되기도 했습니다.

마라톤 강국인 케냐 출신이기 때문에 키르와는 항상 육상 선수가 되어 형제들과 나란히 이름을 날리겠다는 꿈을 가졌습니다.

어렸을 때는 형제들의 훈련 세션에도 종종 참가했지만, 장애 때문에 육상은 시간 낭비라는 말도 많이 들었고, 키르와는 그런 반응에 “그냥 건강을 유지하고 체력을 키우고 싶어.”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키르와의 끈기는 결국 보상받게 됩니다. 육상 선수로 점점 발전한 키르와는 2007년을 시작으로 장애인 육상에 뛰어들게 되었고, 수많은 포디움 피니시로 자신의 이름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2008 베이징 패럴림픽 남자 10,000m T12 결선에서, 우승을 향해 달리는 케냐의 헨리 키르와(#13) (Photo by Andrew Wong/Getty Images)
2008 베이징 패럴림픽 남자 10,000m T12 결선에서, 우승을 향해 달리는 케냐의 헨리 키르와(#13) (Photo by Andrew Wong/Getty Images)
2008 Getty Images

현재 키르와는 내년의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 두 개의 금메달과 세계 신기록 경신이라는 목표를 향해 고향에서 훈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네 번째가 될 케냐 올해의 스포츠맨 상(2008, 2012, 2016년 수상)을 받는 것으로 올해를 멋지게 마무리하겠다는 목표 역시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의 스포츠 일정이 COVID-19로 인해 지장을 받고 있는 가운데, 키르와도 그 영향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락다운이 시작되었던 지난 5월, 키르와는 농장에 있는 40그루의 나무를 팔아 빚을 갚고 훈련 비용을 충당해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키르와는 4월에 확정한 도쿄 패럴림픽 출전 자격 덕분에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도쿄 2020에 대한 낙관

키르와는 내년 패럴림픽의 목표인 두 개의 금메달 획득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재정적인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훈련은 계속 해 나가야만 해요. 저는 패럴림픽 가족들에게도 희망을 잃지 말고 힘내서 계속 훈련을 이어가자는 응원을 해 주고 있습니다.”

2008 베이징에서 세 번이나 시상대에 올랐던 키르와는 고향의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베이징 패럴림픽에서의 영웅적인 활약으로 키르와는 케냐 정부로부터 금전적인 보상을 받았었고, 당시 35세였던 키르와는 이 돈의 절반을 지역 사회를 위한 자선 사업에 썼습니다.

“저는 가난한 집안에서 자랐습니다. 원했던 교육을 받을 수 없었어요. 이 때문에 장애를 가진 가족을 둔 15가구를 돕겠다는 마음이 든 것입니다. 각 집마다 소를 한 마리씩 사주는 것으로 금전적인 부담을 덜어주려 했어요.”

여기에 더해 키르와는 가난한 아이들이 더 나은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학비도 지원하고 있으며, 이런 선행이 알려지자 UN은 그를 2009년 케냐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고, 2015년에는 동아프리카 커뮤니티 대사로도 임명했습니다.

키르와는 또한 헨리 키프로노 키르와 재단을 설립해 케냐와 동아프리카에 있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돕고 있습니다. 키르와의 목표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교육과 스포츠에서 동등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사회로의 발전입니다.

“케냐에서는 패럴림픽의 성과를 통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주목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중 일부는 정부의 고위직까지 올라갈 수 있었어요.”

“저는 이런 일들을 통해 의욕을 얻습니다.”

(왼쪽부터) 은메달리스트 모로코의 엘 아민, 금메달리스트 케냐의 헨리 키르와, 동메달리스트 튀니지의 빌렐 알루이. 2016 리우 패럴림픽 남자 1,500m T13 시상식에서. (Photo by Lucas Uebel/Getty Images)
(왼쪽부터) 은메달리스트 모로코의 엘 아민, 금메달리스트 케냐의 헨리 키르와, 동메달리스트 튀니지의 빌렐 알루이. 2016 리우 패럴림픽 남자 1,500m T13 시상식에서. (Photo by Lucas Uebel/Getty Images)
2016 Getty Images

기사제공: 국제 패럴림픽 위원회(IP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