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코 반 개스: 다음 모험은 도쿄에서

UCI 파라 사이클 트랙 세계선수권 남자 C3 스크래치 레이스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영국의 자코 반 개스.
UCI 파라 사이클 트랙 세계선수권 남자 C3 스크래치 레이스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영국의 자코 반 개스.

남아프리카 태생의 영국 장애인 사이클리스트 자코 반 개스, 올해 그는 그간의 장대한 여정을 잠시 멈추고 자신의 선수 경력에서 가장 큰 도전에 나서게 됐습니다: 패럴림픽 데뷔가 바로 그것이죠.

2011년 '부상 군인과의 동행'이라는 장애 군인 재활 단체의 자선 활동에서 영국의 해리 왕자와 영하 60도의 한파를 뚫고 250마일을 달려 북극을 정복한 일부터, (엄밀히 말하자면, 간 발의 차로 정상은 밟지 못했지만) 에베레스트 산을 오르고 남아프리카에서 열린 2019 케이프 에픽 사이클링 대회에 참가했던 일까지, 자코 반 개스의 도전과 탐험에는 한계가 없었습니다.

남극 정복과 에베레스트 추가 등정도 예정되어 있으나, 심장을 멎게 하는 이러한 여정들은 34세의 그를 충분히 기다려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그가 올여름에 오르고 싶어 안달이 난 한 산꼭대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2020 도쿄 패럴림픽'이 바로 그곳이죠.

작년 2월 UCI 장애인 사이클 세계선수권에서 자신의 첫 우승을 차지한 남아프리카 태생의 영국 사이클리스트 반 개스는, 도쿄 대회 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는 도쿄 2020 측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현재로서는 도쿄 대회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물론 당장 머리에 떠오르는 것들이나, 할 수 있길 바라는 것들이 언제나 수없이 많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기는 합니다."

지난 1월에 남아프리카에서 영국으로 돌아온 그는 패럴림픽 출전 대비 훈련을 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자가격리 기간도 끝났습니다. 다시 자전거를 탈 수 있어요. 그런데 살짝 날이 쌀쌀해서 지금으로서는 기본적으로 실내 자전거를 타거나 경륜장에 있는 편이에요. 그리고, 네, 요즘은 밖에서 자전거를 타기에는 약간 위험하기도 하고요."

"사실 이제 눈앞에 놓인 큰 과제는 일단 도쿄에 가서 실제로 패럴림픽 대회에서 경주를 펼치는 것입니다. 또 그 일들이 잘 진행되길 바라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2020 UCI 파라 사이클 트랙 세계선수권 남자 C3 킬로 타임 트라이얼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자코 반 개스.
2020 UCI 파라 사이클 트랙 세계선수권 남자 C3 킬로 타임 트라이얼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자코 반 개스.
© Picture by Alex Whitehead/SWpix.com

부상 군인에서 운동 선수로

사이클 종목에서 메달을 따는 일이든 산을 오르고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일이든, 세계 최정상에도 서 본 적 있는 반 개스는 어쨌든 자신의 삶이 지금과는 달랐을 수도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프로 선수가 되기 전까지만 해도 반 개스는 항상 경찰이나 군인이 되고 싶어했습니다. 동시에 그는 군대에 소속됨으로써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길 열망하기도 했죠. 그래서 그는 스무 살이 되던 해에 남아프리카에서의 자신의 삶을 마무리하고 영국 군에 입대하여, 2007년에는 낙하산연대의 일원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삶은 변화의 바람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2009년 자신의 두 번째 아프가니스탄 참전에서 반 개스는 십자 포화를 당하고 로켓 추진식 수류탄에 맞으면서 목숨이 위태로울 지경의 부상을 입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그에게 남은 것은 팔꿈치 아래쪽이 날아가버린 팔과 망가진 왼쪽 폐, 산산조각 난 무릎이었습니다. 이후 그는 수술만 11번을 받았죠.

이 부상으로 군인으로서의 경력은 끝이 나게 됩니다.

"다리와 무릎이 골절됐고 발목이 부러졌으며, 병원에 가서야 부상의 심각성을 알게 되었고 결국 팔을 절단하기도 했습니다. 삶이 참 쉽지 않았어요. 힘들었습니다. 그때는 정말이지 제가 인생에서 앞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있을지조차 전혀 알 수 없었어요."

"정신적인 측면의 문제를 밝혀내는 데 족히 한 달, 한 달 반은 걸렸었습니다. 속으로는 스스로에게 '나 왜 살아남았지? 왜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났지? 죽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따위의 질문들을 계속 던졌고요. 그러다 깨닫는 겁니다. 일어난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면 상황이 조금 더 분명해집니다."

반 개스는 걷고 뛰는 법을 다시 배워야만 했습니다. 의수도 달아야 했죠. 재활의 일부로 사이클링을 다시 시작한 것도 이때였습니다.

"여전히 재활 중일 때 사이클링으로 돌아갔었습니다. 몇몇 이유 때문에 '다시 자전거를 타는 일'에 제 마음이 끌렸었고요. 모르긴 몰라도, 제가 실내 자전거나 체육관에서 자전거를 타는 데 적잖은 시간을 들여왔기 때문일 겁니다. 그렇게 자전거를 타고 또 타니, 사이클링이나 페달을 밟는 움직임이 제 다리에 남아있던 부상을 치료하는 데도 매우 좋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떻게 하면 밖에서도 자전거를 탈 수 있을지에 관해 생각하기 시작했죠."

'부상 군인과의 동행’ 자선 단체 모금을 위한 북극으로의 트레킹 - 2011년 4월 2일, 보르네오 아이스 필드로 떠나기 위해 장비와 함께 공항으로 출발하는 자코 반 개스. (Photo by David Cheskin - WPA Pool/Getty Images)
'부상 군인과의 동행’ 자선 단체 모금을 위한 북극으로의 트레킹 - 2011년 4월 2일, 보르네오 아이스 필드로 떠나기 위해 장비와 함께 공항으로 출발하는 자코 반 개스. (Photo by David Cheskin - WPA Pool/Getty Images)
2011 Getty Images

프로 선수가 되다

2012 런던 패럴림픽은 반 개스가 사이클링을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려는 마음을 굳히는 계기가 됐습니다.

반 개스는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런던 패럴림픽이 저를 크게 자극했습니다. 당시 저는 런던에 살고 있었고, 경기장에 가서 패럴림픽 경기를 몇 차례 직접 관람하기도 했어요. 그러고는 깜짝 놀랐었습니다."

"군중 속에 앉아서 패럴림픽 출전 선수들이 엄청난 경기력, 수준 높은 경기력을 선보이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제 뒤에 앉은 관중들을 봤을 때, 그 순간이 얼마나 제 마음을 뜨겁게 만들었는지요! 저 선수들 가운데 하나가 되리라는 결심을 할 정도였습니다. 그게 제가 하고픈 일이었어요. 더 이상은 객석에 있기 싫었습니다. 필드 위에 서고 싶었어요."

2013년에 반 개스는 프로 선수로 전향하여 공식적으로 영국 국가대표 사이클링 팀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이듬해 그는 인빅터스 대회에서 자신의 첫 금메달을 얻기도 했고,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UCI 장애인 사이클 세계선수권에도 참가했죠.

승리에 따라온 영광 뒤편에서 그는 한 쪽 팔과 한 쪽 의수로 끊임없이 사이클링에 매진했습니다.

"계속해서 사이클링에 몸을 적응시키고 또 바꿔나가야만 했습니다. 상당히 긴 시간이 걸렸어요. 예를 들어 저는 양 브레이크를 한 쪽에 뒀기 때문에 브레이크를 다루는 것이 많이 어색했습니다."

"때로는 앞 브레이크만 잡아서 자전거에서 떨어기지도 했어요. 그래서 저는 이러한 요인들에 적응하고, 더 좋은 장비를 갖추고, 장비에 어떠한 수정 사항이 가해지든 간에 충분히 좋은 쪽으로 그것들이 활용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반 개스의 필요에 적합한 자전거를 찾는 것도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그는 국제대회에서 다른 선수들이 어떤 장비를 쓰는지도 오랫동안 살펴봤습니다.

"몇몇 선수나 나라가, 특히 국제대회에서, 다른 선수들이 각자의 자전거에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살피는 것을 봤습니다. 저는 어쩌면 그러한 행동이 제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여겼어요. 다른 선수들이 자전거에 해둔 조치와 제게 가장 좋은 조치 사이의 중간 지대를 찾아서 제 자전거에 적용하는 방식으로요."

"끝내 저희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기까지 걸린 과정은 꽤 지난했습니다."

2014 영국 인빅터스 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사이클리스트, 자코 반 개스를 축하하는 영국의 해리 왕자. 런던, 잉글랜드의 퀸 엘리자베스 파크 벨로드롬에서. (Photo by Chris Jackson/Getty Images)
2014 영국 인빅터스 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사이클리스트, 자코 반 개스를 축하하는 영국의 해리 왕자. 런던, 잉글랜드의 퀸 엘리자베스 파크 벨로드롬에서. (Photo by Chris Jackson/Getty Images)
2014 Getty Images

성공과 실패 모두에서 교훈을 얻다

2016 리우 패럴림픽도 준비했지만 출전권을 얻는 데 실패했던 반 개스는, 그 뒤 경쟁과는 잠시 거리를 둔 채 모험에 임했습니다. 2016년에 그는 이탈리아의 그랑 파라디소에서 열린 사이클링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고, 칠레 파타고니아의 카레테라 아우스트랄에서 주최된 대회에도 참가했습니다. 2017년에는 다른 선수들과 함께 아메리카 대륙 횡단 경주(동쪽에서 서쪽 방향)를 6일만에 완료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자전거에 오른 이래 반 개스는 자신 안에서 스포츠에 대한 애정을 발견해왔습니다. 그 뒤로 경기력도 발전한 그는 이제 승리를 거머쥘 준비를 마쳤습니다.

예컨대 2018년에 그는 브라질에서 개최된 UCI 장애인 사이클 세계선수권 C4 등급 4km 개인 추발에서 동메달을 낚았습니다. C4에서 C3로 등급 조정을 받은 뒤에는 캐나다의 밀튼에서 열린 2020 UCI 장애인 사이클 세계선수권 C3 등급 1km 개인 독주에서 금메달리트가 됐죠. 같은 대회에서 그는 MC3 등급 스크래치 레이스, MC3 등급 옴니엄에서 금메달을, 단체 스프린트와 MC3 등급 개인 추발에서는 은메달을 추가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경기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환상적입니다. 모두 제가 오랜 시간 얻기 위해 노력해온 것들이에요. 마침내 레인보우 저지(*사이클링계의 전통으로, 세계 챔피언에 오른 선수들이 입는 사이클링복)를 입게 되다니,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에 정점에 다다른 반 개스는 자신이 얼마나 먼 길을 걸어왔는지도 돌아보았습니다.

"제가 도달하고 싶었던 곳, 달성하고 싶었던 수준에 올라 마음이 편안해지기까지 8년이 걸렸네요."라고 하면서도, 그는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물론 몇몇 사람들의 여정은 다른 사람들의 여정보다 훨씬 더 빨리 흐르죠."

그러나 사이클링과 개인적인 모험의 차원 모두에서 이제껏 수많은 성과를 쌓아왔음에도, 그는 여전히 도전을 이어나가려 하고 있습니다.

"비장애인들을 비롯해 누구에게나 [사이클링, 에베레스트 등정, 북극 정복 등은] 쉽지 않은 일인데, 그것들을 해냈다는 사실에 대단한 성취감을 느낍니다. 한 쪽 팔과 약간 모자란 다리로 그 일들을 하려 노력했다는 것은 그보다도 살짝 더 어려운 도전이기는 하지만요."

"그러한 일을 해냈다는 것, 심지어 그러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저는 큰 만족감을 느낍니다. 에베레스트 등정처럼 매번 도전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죠. 그렇지만 중요한 점은, 다시 일어나서 다른 산을 오르며 그곳에서는 확실히 성공하고자 하는 태도를 배우는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실패나 나쁜 경험으로부터 늘 무언가를 배울 수 있게 되죠."

도쿄 대회를 향해 날아오르는 불사조

2020 도쿄 패럴림픽이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는 와중에, 반 개스는 모든 선수와 팬들이 즐길 수 있게끔 전체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선수로서 저는, 저희가 일정 변경에도 마찬가지로 잘 적응할 수 있어야만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관중들이 있는 것, 특히 친구와 가족들이 경기장에 와서 제게 응원을 보내주는 것 이상으로 제가 바라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게 불가능할 수도 있겠죠. 그렇다면 트랙 사이클링이나 경륜 같은 종목에서는 그러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할까요? 아시다시피 멋진 관중들이 있는가 여부는 이 종목들의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 종목들은 관중과 선수 사이의 거리가 가까운, 정말 관중과의 관계가 밀접한 종목이에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경주의 전체 분위기가 관중의 존재 유무로 인해 완전히 뒤바뀔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희는 관중이 없는 상황에도 적응해야만 하고, 또한 그 상황을 저희가 어떻게 헤쳐나가는지도 지켜봐야 할 테죠."

한편 반 개스는 패럴림픽에 대한 자신의 야심찬 길에 여전히 아무 것도 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패럴림픽이] 지금 제가 유일하게 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저는 스포츠의 정점으로서의 패럴림픽이라는 대회가, 사이클링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종목에서 내뿜는 힘과 열기를 직접 목격했습니다."

"패럴림픽에 출전해 단지 스스로를 패럴림픽 선수로 자각하고 내보이는 것의 명예를 얻기 위해서라도, 저는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라있는 선수들과 경쟁하며 스스로를 시험하는 일의 특권에 대해 생각합니다."

"아시겠지만, 이는 매일 같이 오진 않는 아주 특별한 기회니까요."

영국의 자코 반 개스. 2020 UCI 파라 사이클 트랙 세계선수권에서
영국의 자코 반 개스. 2020 UCI 파라 사이클 트랙 세계선수권에서
© Picture by Alex Whitehead/SWpix.com

반 개스는 패럴림픽 운동이 더 커지기를 바라는 것 이상으로 그것이 럭비 월드컵이나 투르 드 프랑스, 올림픽 등의 비장애인 대회와 같은 수준의 관심과 대회폭을 갖길 바란다는 것도 인정했습니다

"저희가 하는 일, 저희가 해내온 일, 뇌성마비부터 신체 절단에 이르는 다양한 장애를 저희가 삶과 조화한 방법 등에 관해 실제로 약간의 인정을 받는 것은, 정말이지 조금이라도 세상의 이목을 받는 것은 이처럼 4년에 한 번 있는 일입니다. 그러니 세상에 저희의 능력을 보여주는 이러한 기회가 멋질 수밖에 없죠."

"돌아보면 만약 [그 부상 사고가] 제게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저는 지금의 제 인생에서 이뤄온 굉장한 일들에 도전하기 위해 나서지도 않았을 겁니다. 북극 트레킹이나 에베레스트 정복 시도, 산을 오르고 패럴림픽 선수가 되는 일도 없었겠죠."

반 개스는 전쟁을 비롯해, 어느 누구보다도 세계의 많은 곳을 다녀봤습니다. 현재 그의 목표는 올해 도쿄의 벨로드롬에 서는 것입니다. 부상 군인에서 운동 선수까지, 이제 그는 용기 없는 자들이 아니라 스스로 영웅이 된 자들을 위해 마련된 여정, 패럴림픽으로의 여정에 막 오를 참입니다.

모험이 그를 기다리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