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부치 고요: 금메달 이상의 성과를 향한 노력 – 장애인스포츠 인식 제고를 위해

2016 리우 패럴림픽 탁구 남자 단식에 출전한 이와부치 고요.
2016 리우 패럴림픽 탁구 남자 단식에 출전한 이와부치 고요.

“인터넷에 ‘장애인탁구 영상’을 검색했을 때 아무 결과도 뜨지 않아서 제가 스스로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제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죠.”

COVID-19로 인해 우리 모두가 일상적인 활동에 제한을 받고 있는 가운데, 도쿄 2020 패럴림픽을 앞두고 많은 선수들이 평상시와 같은 훈련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SNS를 통해 소식을 전하며 소통하는 선수들도 여럿 있습니다.

이와부치 고요 역시 SNS로 소통하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입니다. 장애인탁구 세계랭킹 3위(2020년 6월 기준, 입식 등급 9)에 올라 있는 이와부치가 <도쿄 2020>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여름에 대한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와부치는 리우 2016을 통해 처음 패럴림픽 무대를 밟았고, 도쿄 2020에서는 첫 번째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대회 연기, 장애인탁구의 매력을 알릴 기회

도쿄 2020에 앞서 장애인스포츠의 매력을 전방위적으로 알리고 싶다는 마음에, 지난 2월 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매주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COVID-19 사태가 시작되면서 패럴림픽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들어 영상을 찍고 편집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대회가 연기됐으니 저도 생각을 바꿔서 앞으로 1년 동안 장애인탁구라는 종목에 대해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리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새로운 영상들을 계속 올리기로 결심했습니다.

패럴림픽이 1년 연기되고 다른 대회들도 모두 취소되면서 최근에는 팔로워 수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더 많은 사람들이 제 채널을 보고, 장애인탁구를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지금처럼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제 보조기나 예전 경기들에 대한 코멘터리 등 다양한 주제로 영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적절한 주제를 찾아내기 위해 많이 고생하기도 하고, 앞으로 1년 동안 제가 정말로 이 작업을 계속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내년 도쿄 2020 때까지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장애는 동정의 대상이나 약점이 아닌 패럴림픽 스포츠의 본질적 요소

리우 2016 패럴림픽이 제가 첫 번째로 참가했던 패럴림픽인데, 그때 영상 작업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그 전에는 관중 앞에서 경기할 기회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모인 대회는 제게 그야말로 눈이 번쩍 뜨이는 경험이었습니다. 리우 2016 기간 동안, 대다수의 관중이 장애인탁구를 처음으로 보게 됐고 익숙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장애인탁구는 여러 다른 종류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포용하는 종목입니다. 또 선수들이 서로 경쟁하는 종목인 만큼, 기회를 잡아서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제가 느끼는 장애인탁구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한 번은 이탈리아의 지아다 로시 선수가 출전한 경기를 봤습니다. 로시는 (휠체어)등급 2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예요. 그런데 로시가 네트에 바짝 붙이는 드롭샷을 성공시키자 현지 관중석에서 우우 하는 야유가 터져나왔습니다. 휠체어에 앉아 있는 상대 선수가 절대 받을 수 없는 불공정한 플레이라며 항의하는 소리였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날 때까지 로시가 같은 플레이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고 나니, 그게 바로 로시가 터득한 기술이자 열심히 노력한 끝에 도달한 경지라는 것을 관중들도 서서히 이해하게 됐습니다. 로시의 승리로 경기가 끝났을 때 관중석에서는 기립박수를 보냈고, 경기장에도 따뜻한 분위기가 감돌았습니다.

사람들이 장애인탁구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었더라면 분명 로시에게 야유를 보내지 않았을 거예요. 그래서 저는 도쿄 2020 패럴림픽에서 장애인탁구를 찾을 관중들이 경기를 보기 전에 영상을 통해 더 친숙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인터넷에 ‘장애인탁구 영상’을 검색했을 때 아무 결과도 뜨지 않아서 제가 스스로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제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죠. 영상에는 제가 도쿄 2020에서 상대하게 될지도 모르는 선수들의 장점과 약점에 대한 제 코멘터리도 담겨 있습니다. 상대 선수들도 우리의 약점을 파악하고 공략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도 스스로의 약점을 면밀히 분석한 뒤에 훈련을 하고 경기 계획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장애는 동정의 대상이나 약점이 아니라, 패럴림픽 스포츠의 본질적인 요소입니다. 그래서 저는 상대 선수들의 장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원점으로의 회귀, 주변 환경에 대한 고마움을 깨달은 계기

일본에서 긴급사태가 선포되고 나서 집에 머무는 기간 동안 같이 모여서 훈련할 수 없었기 때문에 우리 팀 멤버들은 일정을 조정해서 서로 돌아가며 체육관을 쓰기로 했습니다. 제 공을 받아줄 상대가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2달이라는 긴 시간 동안 탁구를 할 수가 없었어요. 이번 경험을 통해 안전이 보장되어야만 누구든 스포츠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 동안 제가 당연히 여겼던 환경이 감사할 수밖에 없었어요.

지금은 시간 여유가 나서 자전거를 많이 타고 있습니다. 자가격리 이전에는 집에서 훈련장까지 자전거를 타는 것이 전부였지만요. 날씨가 좋은 날에는 몇 시간 동안 자전거를 타고 20에서 30km까지 달리기도 합니다. 저는 다리에 장애가 있기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제 다리로 직접 달리기는 어렵기도 하고 아프기도 합니다. 반면 자전거를 타면 먼 거리까지 빠르게 달리는 기쁨을 누릴 수 있죠. 자전거가 주는 상쾌함에 흠뻑 빠져 있는 상태입니다.

최근 저의 또 다른 취미는 독서입니다. 인상깊었던 책 중에 “패럴림픽과 일본”이라는 책이 있는데, 도쿄 1964 패럴림픽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일본 대표로 출전했던 장애인 선수들은 대부분 시설에 거주하거나 집에서 침대에만 누워 있었고, 휠체어를 탄 사람들 중에서 일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반면 외국 선수들에게는 스포츠가 사회로 복귀하는 도구였고, 대다수가 일반인과 똑같이 일을 하고 있었어요. 제가 또 놀랐던 부분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나 사회적인 환경에 있어서 당시 일본과 다른 나라들 사이에 큰 차이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오래되지도 않은 과거에 말이죠.

도쿄 1964 대회 이후 거의 60년이 흘렀는데, 앞서 말씀드린 인식이나 환경 측면에서 지금도 여전히 차이가 느껴집니다.

예를 들면 일본은 도로가 깨끗하고, 울퉁불퉁한 부분 없이 매끄럽다는 점에서 제반 시설은 잘 갖춰져 있지만 장애인스포츠 국제대회가 거의 열리지 않습니다. 일본에서 개최되는 장애인 관련 대회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인식 차이의 증거가 될 수 있어요. 반면 유럽은 가끔씩 도로가 울퉁불퉁하고 매끄럽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그런 요소들까지 고려하는 것 같습니다. 선수들을 응원하고 이해하는 수준도 더 높고요.

도로가 울퉁불퉁하면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선수들에게 중요한 부분은 대회나 경기가 열린다는 점입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일본인들의 인식에도 변화가 있기를 바랍니다.

이와부치 고요. 2016 리우 패럴림픽 탁구 남자 단식 경기에서.
이와부치 고요. 2016 리우 패럴림픽 탁구 남자 단식 경기에서.
Tokyo 2020 / Shugo TAKEMI

금메달 그 이상의 무언가

도쿄 2020까지 앞으로 1년 동안 대부분의 대회가 취소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기간 동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이전에 하지 못했던 훈련도 무엇이든 할 계획입니다. 금메달을 딴다는 것은 당연히 어려운 목표지만, 제 고향 도쿄에서 경기를 치른다는 이점도 있는 만큼 금메달을 넘어 장애인스포츠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정도까지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도쿄 2020 자체가 목적이 되기보다는 일본 장애인스포츠가 앞으로 더 발전하는 계기로 작용하기를 바랍니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스포츠에 관심을 가지고 계속해서 지켜볼 수 있도록, 저도 반드시 제 최선의 실력을 보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