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웅태의 두 가지 목표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 – 3월 13일: 남자 근대5종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에서 승마 장애물 경기 중인 대한민국의 전웅태. 2016년 3월 13일, 데오도로 올림픽 파크. (Photo by Alexandre Loureiro/Getty Images)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 – 3월 13일: 남자 근대5종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에서 승마 장애물 경기 중인 대한민국의 전웅태. 2016년 3월 13일, 데오도로 올림픽 파크. (Photo by Alexandre Loureiro/Getty Images)

근대5종은 한국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종목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비인기 종목으로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한국 선수들은 묵묵히 근대5종의 길을 걸으며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쌓아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전웅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UIPM 월드컵 우승 등 한국 근대5종의 간판 선수다운 커리어를 쌓고 있습니다. 그런 전웅태의 목표는 내년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것과 국내에서 근대5종의 저변을 넓히는 것, 두 가지입니다.

한국에서는 친숙한 종목이라고 하기 어렵지만, 근대5종은 올림픽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요소입니다. 이름에서도 확연히 드러나듯 근대5종은 선수들이 펜싱, 수영, 승마, 사격과 육상의 5개(pente) 종목을 모두 겨루는(-athlon) 종합스포츠로, 올림픽 정신에 가장 잘 부합하는 스포츠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이자 근대5종을 만든 사람으로도 알려진 피에르 드 쿠베르탕 남작은 “이런 종목을 완주할 수 있는 사람은 경기의 승패와 무관하게 만능 스포츠맨이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근대5종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서 첫선을 보였던 것은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이었으며, 80여 년간 남자부 경기만 진행되다가 시드니 2000부터는 여자부 경기도 치러지고 있습니다. 올림픽 터줏대감으로서 오랜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근대5종이지만,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혀 변화를 겪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애틀랜타 1996를 기점으로 하루에 5개 종목을 모두 진행하는 대폭적인 변혁이 있었고, 런던 2012에서는 사격과 육상을 결합한 복합경기 ‘레이저런’을 도입하는 등 근대5종은 보다 흥미진진한 경기를 통해 관중의 관심을 제고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시도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다가올 도쿄 2020에서도 근대5종 선수들은 하루에 모든 종목을 겨루는 극한의 경쟁을 펼칠 예정입니다.

다만 펜싱의 경우 리우 2016과 마찬가지로 예선이 하루(남자부) 혹은 이틀(여자부) 먼저 따로 진행되고, 당일에는 녹아웃 방식의 보너스 라운드가 다른 종목들과 함께 치러집니다.

선수들은 수영(200m 자유형), 펜싱(에페), 승마(장애물 비월 350m)를 먼저 소화한 뒤, 3개 종목에서 기록한 종합 점수에 따라 마지막 레이저런(3.2km 달리기와 레이저건 사격의 결합)의 출발 시간에서 핸디캡을 받게 됩니다. 즉 앞선 3개 종목에서 가장 높은 종합 점수를 기록한 선수부터 레이저런을 시작하기 때문에, 여기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선수가 최종적으로 우승을 차지하게 됩니다.

한국은 근대5종 후발 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제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는 선수들을 여럿 배출하며 저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시안게임의 경우 한국은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르기까지 매회 금메달을 따내며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습니다. 이제 한국 근대5종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 무대를 향해 나아가는 가운데, 그 선봉에 서 있는 주인공은 바로 전웅태입니다.

국내 근대5종의 간판 선수로 꼽히는 전웅태는 2018년 국제근대5종연맹(UIPM) 월드컵 개인전 금메달 1개(3차 대회) 및 은메달 2개(4차 대회, 파이널),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 2019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단체전 금메달 및 개인전 동메달 등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하는 선수입니다. 2018년에는 세계랭킹 1위까지 오른 데 이어 UIPM 최우수선수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지난 몇 년 사이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만큼, 전웅태는 내년 도쿄에서도 한국에 첫 근대5종 올림픽 메달을 안겨줄 유력한 후보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전웅태에게 도쿄 2020은 리우 2016에 이은 두 번째 올림픽이 될 전망입니다. 2016년 UIPM 월드컵 2차대회에서 개인 커리어 통산 첫 시니어 대회 금메달을 차지한 뒤 큰 기대를 모으며 올림픽 무대에 데뷔했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펜싱 성적이 부진했던 까닭에, 마지막 레이저런에서 올림픽기록을 경신하며 분투했음에도 끝내 점수를 만회하지 못하고 최종 19위에 만족해야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리우 2016 이후 성장세를 타며 국제 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성과를 냈던 만큼, 다가올 두 번째 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목표로 하기에 충분한 저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전웅태가 2019년 세계선수권 개인전 동메달리스트로서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확보하기는 했지만, 도쿄행을 완전히 확정했다고 하기에는 아직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습니다. 근대5종의 경우 선수 개인이 출전권을 따더라도 세계랭킹에 따라 각 NOC 내에서 랭킹 상위 2명이 올림픽에 나서게 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전웅태는 세계랭킹에서 국내 선수 중 2위에 올라 있어, 순위를 유지한다면 이지훈과 함께 도쿄 2020에 출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근대5종의 베테랑으로서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전웅태와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일궈낸 정진화가 국내 3위이기 때문에, 향후 랭킹포인트 집계가 다시 시작되면 도쿄행 티켓의 행방이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현재 전웅태는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부족한 부분을 보완함으로써 두 번째 올림픽 출전을 넘어 메달까지 획득하겠다는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리우 2016 당시 펜싱에서 아쉬움을 맛봤던 만큼 기술적인 측면을 더욱 가다듬는 한편, 나머지 종목들에서도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할 계획입니다. 또한, 전웅태는 대한체육회 매거진 <스포츠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도쿄 2020에서 메달과 함께 또 하나의 목표를 더 이루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비인기 종목에 머물러 있는 근대5종의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것입니다.

“지금의 제가 우리나라 근대5종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은 올림픽 금메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유를 차치하더라도, 올림픽 우승은 모든 운동선수의 꿈이자 최종 목표잖아요. 반드시 도쿄올림픽 근대5종 경기장에 애국가가 울려퍼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