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992 올림픽 드림 팀: 농구의 슈퍼 갈락티코스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남자 농구 미국 대표팀. Mike Powell/Allsport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남자 농구 미국 대표팀. Mike Powell/Allsport

올림픽의 역사속에는 ‘인크레더블 팀’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성과를 낸 팀들이 존재합니다. 도쿄 2020을 통해 올림픽을 빛냈던 잊을 수 없는 팀과 스타 플레이어들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만나보세요.  이번 주에는 스포츠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팀이라고도 할 수 있는,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미국 남자 농구 대표팀의 이야기를 살펴봅니다.

시작

베이브 루스의 뉴욕 양키스부터 필 잭슨의 LA 레이커스까지. 뉴질랜드의 올 블랙스부터 펩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까지…역사 속의 위대한 팀들은 관중들을 매료시키고 멋진 경기력으로 우승 트로피들을 들어올렸을 뿐만 아니라 스포츠의 역사에도 큰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미국 남자 농구 대표팀을 넘어설 정도의 뛰어남과 글로벌한 매력, 월드 클래스의 실력을 모두 갖춘 팀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 엄청난 팀의 탄생은 1988 서울 올림픽에서 나왔던 미국 농구의 부진과 1992년까지 이어졌던 프로 선수의 올림픽 참가 금지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 열렸던 1988년 올림픽에서 미국은 동메달에 머물렀고, 최대의 라이벌 소련이 금메달을 가져갔던 것입니다.

베이징 2008과 런던 2012에서 미국 대표팀의 금메달을 이끌었던 감독, 마이크 슈셉스키는 이 ‘드림 팀’의 코칭 스태프에서 어시스턴트로 활동했었고, NBA 선수들을 올림픽에 투입한다는 협회의 결정이 왜 내려졌는지에 대해 밝혔습니다.

슈셉스키는 2017년 뉴욕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우리는 유고슬라비아 팀과 리투아니아 선수들이 포함된 러시아 팀과 경기를 치렀습니다. 우리 대학 선수들이 이 팀들을 상대로 이기기는 불가능했어요. [유럽 팀들은] 다 성인이었습니다. 모두 프로였고 많은 선수들이 NBA에서 뛰게 되었어요. 올바른 결정이었습니다.”

“대학생 아이들이 더이상 그 선수들을 꺾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특히 국제 대회들에서요. 만약 미국에 초청해 대학 경기를 치르게 한다면 이길 수도 있겠지만, 그것과는 경기 규칙, 구장 규격, 시간, 공 모든 것들이 달랐습니다. 테니스를 예로 들자면 잔디 코트에서 클레이 코트로 가는 정도의 큰 변화에요.”

올림픽 무대에서의 지배력을 되찾고 싶었던 미국과 세계 최고의 리그를 진정한 전 세계적 현상으로 만들겠다는 NBA의 바람은 모든 종목을 통틀어 스포츠사상 유래 없는 스타들의 집합체를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팀은 역대 최고의 선수라 할 수 있는 어빈 ‘매직’ 존슨, 마이클 조던, 래리 버드에 더해 데이비드 로빈슨, 패트링 유잉, 칼 말론, 찰스 바클리, 존 스탁턴, 스코티 피펜, 크리스찬 레이트너, 클라이드 드렉슬러, 크리스 멀린까지 포함되었고, 그에 걸맞게 ‘더 드림팀’이라고 불렸습니다.

미국 대표팀의 가드, 마이클 조던과 어빈 “매직” 존슨. 올림픽 기자 회견에서. Mike Powell  /Allsport
미국 대표팀의 가드, 마이클 조던과 어빈 “매직” 존슨. 올림픽 기자 회견에서. Mike Powell /Allsport

최대의 승리

스페인에 도착한 드림팀은 전 세계에 엘리트 농구가 무엇인지를 보여 줄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척 데일리 감독이 지휘하는 드림팀은 크로아티아, 브라질, 독일, 앙골라, 스페인과 함께 A조에 속하게 되었고, 금메달이 이미 확정적인 상황에서 모두의 관심은 이 팀이 금메달까지 가는 과정에서 얼마나 엄청난 경기력을 보여 주느냐에 쏠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스타들은 모두의 기대에 걸맞은 농구를 보여줍니다.

드림팀의 올림픽은 앙골라를 상대로 거둔 116대 48의 폭발적인 승리로 시작되었습니다. 남은 경기들 역시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는 가운데 마이클 조던과 동료들은 상대를 완전히 압도해갔고, 때로는 슈퍼스타들의 팀이 보여주는 농구에 상대편도 그저 관중들처럼 지켜보는 모습까지 나왔습니다.

2019년 NBA.com과의 인터뷰에서 데일리는 이 팀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습니다. “엘비스와 비틀즈가 합쳐진 것과도 같았습니다. 드림팀과 함께하는 것은 12명의 락스타들과 함께 돌아다니는 것과 같았어요. 제가 할 수 있는 비교는 이게 전부입니다.”

앙골라 다음에는 크로아티아, 독일, 브라질, 스페인이 모두 압도적인 드림팀에게 무릎을 꿇었습니다. 녹아웃 스테이지로 올라온 드림팀은 조별 리그 경기와 마찬가지의 경기력을 이어갔고, 푸에르토리코와의 8강전 승리에 이어 리투아니아와의 준결승도 127-76의 스코어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크로아티아와의 금메달전을 앞두게 됩니다.

미국은 조별 리그에서 이미 크로아티아를 꺾은 경험이 있었지만, 결승전은 좀 더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습니다. 여기서 치열한 승부란 점수차가 35점 이하인 경기를 의미했죠. 결국 크로아티아는 117-85로 패했고, 미국은 올림픽 금메달을 되찾는 동시에 올림픽 농구의 정점을 찍었습니다.

금메달전 승리 이후 데일리 감독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상대는 세계 최고들과 경기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평생 아이들에게 자랑할 일이 생긴 것이죠. ‘나는 마이클 조던, 매직 존슨, 래리 버드를 상대로 경기를 뛰었어.’ 그리고 우리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뛰면 뛸수록 상대도 더 많은 자신감을 얻게 될 것입니다.”

미국 대표팀의 마이클 조던,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Mike Powell  /Allsport
미국 대표팀의 마이클 조던,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Mike Powell /Allsport

키 플레이어들

마이클 조던, 래리 버드, 매직 존슨이 포진한 팀에서 찰스 바클리가 경기당 평균 18점을 기록하며 최다 득점자로 떠올랐습니다. 조던은 전 세계에 역대 최고의 스포츠맨 중 한 명 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마법같은 순간들을 여러 번 만들어냈고, PPG(경기당 득점) 14.9에 더해 독일전에서는 올림픽 농구 한 경기 최다 어시스트 기록(12개)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드림팀의 공동 주장, 버드와 존슨은 카리스마 넘치는 퍼포먼스로 자신들이 왜 역대 최고의 농구 선수에 속하는지를 보여줬습니다.

스코티 피펜, 칼 말론, 패트릭 유잉과 데이비드 로빈슨도 꾸준한 활약으로 미국이 올림픽 금메달을 되찾는데 도움을 줬습니다. 그리고 크리스찬 레이트너는 드림팀 멤버들 중 유일하게 NBA 경력이 없었던 선수였지만, 자신이 왜 최고의 무대에 속하는지를 실력으로 증명해낼 수 있었습니다.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받는 미국 대표팀. Mike Powell/ALLSPORT1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받는 미국 대표팀. Mike Powell/ALLSPORT1

그 이후?

미국을 세계 농구의 정상에 다시 올려놓은 것 이외에도 1992 드림 팀은 NBA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데 큰 도움을 줬습니다.

한 행사에서 존슨은 드림팀이 남긴 임팩트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농구에 정말 큰 효과를 남겼고, 언젠가는 NBA에서 뛰겠다는 꿈을 아이들에게 심어줬습니다. 농구의 인기도 높아졌고, 우리가 가진 개인 브랜드의 측면에서, 모든 선수들, 특히 마이클 조던은 더욱 커졌습니다.”

드림팀은 미국이 지배하는 올림픽 농구의 새 시대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샤킬 오닐, 하킴 올라주원, 케빈 가넷, 빈스 카터, 코비 브라이언트, 제이슨 키드, 앨런 아이버슨, 르브론 제임스와 케빈 듀란트가 모두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걸게 됩니다.

미국은 애틀랜타 1996, 시드니 2000, 베이징 2008, 런던 2012, 리우 2016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냈고, 지금까지 남자 농구에 걸렸던 18개의 금메달 중 15개를 가져갔습니다.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미국은 또다시 남자 농구 금메달의 유력한 후보가 될 것이고, NBA 최고의 스타들이 올림픽 농구 코트를 누비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12명의 슈퍼스타들이 뛰었던 1992 드림팀의 위엄과 웅장함을 다시 볼 수 있는 일은 아마도 어려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