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남자 축구 금메달을 향한 예측 불가능한 경쟁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8강전 이집트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고 기뻐하는 일본의 마야 요시다, 히로시 키요타케, 유키 오츠.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8강전 이집트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고 기뻐하는 일본의 마야 요시다, 히로시 키요타케, 유키 오츠.

축구에서 가장 특별한 영광은 FIFA 월드컵 우승이라 할 수 있지만, 올림픽도 대표팀들에게는 최고의 영광을 누릴 또 하나의 기회입니다. 일본에서 11월 11일은 축구의 날로, 이 날을 맞아 도쿄 2020은 올림픽 축구의 역사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들을 살펴봤습니다.

올림픽 남자 축구는 연령 제한이 있는 대회입니다.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23세 이하 선수들에게만 올림픽 출전자격이 주어졌고, 1996 애틀랜타 올림픽부터는 대표팀 명단에 나이 제한을 받지 않는 세 명의 선수를 추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남자 축구에서 최고의 대회는 FIFA 월드컵이라 할 수 있겠지만, 이런 연령 제한 때문에 올림픽 축구도 또다른 매력과 중요성을 가집니다.

모든 참가국이 우승 가능성을 가진 대회

1930년 우루과이에서 1회 대회가 개최되었던 월드컵은 2018년 러시아에서 21번째 대회가 개최되었고, 올림픽과 함께 세계 최대의 스포츠 행사 중 하나입니다.

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나라는 지금까지 총 8개국이며 브라질이 다섯 번으로 최다 우승, 이탈리아와 독일(서독 포함)이 4회,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프랑스가 2회씩, 그리고 잉글랜드와 스페인이 각각 1회씩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 8개국 모두 축구가 대단한 인기를 누리는 나라인 동시에 전통적인 축구 강국으로 알려진 나라들입니다.

이처럼 월드컵은 대회가 진행될수록 우승을 경험해본 전통의 강호들이 실력을 발휘하고, 새롭게 떠오르는 팀들을 가로막습니다. 2018 FIFA 월드컵을 예로 들면 크로아티아는 최초로 결승전 진출을 이뤄내지만 결국 프랑스에게 가로막히며 우승 도전은 실패로 돌아가게 되었죠. 우승 경험이 있느냐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대회. 이 역시 월드컵의 아름다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올림픽에 남자 축구 종목이 처음 도입된 것은 제1회 월드컵보다 30년이 앞선, 1900년의 파리 올림픽이었습니다. 그리고 올림픽에서는 지금까지 26번의 대회를 치르는 동안 (1932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는 축구 종목이 빠졌습니다.)19개 나라가 정상에 올랐습니다.

이 중 여러 번 우승을 차지한 팀은 다섯 개 나라로, 헝가리와 잉글랜드가 3회, 아르헨티나, 소련(지금은 러시아), 우루과이가 2회 우승을 거뒀습니다. 월드컵 5회 우승국인 브라질은 올림픽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지만, 자국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마침내 금메달을 따내며 오랜 염원을 풀 수 있었습니다.

최근 대회에서는 월드컵 8강을 한 번도 넘어 본 적이 없는 멕시코(2012 런던)와 아프리카의 나라들(1996 애틀랜타의 나이지리아, 2000 시드니의 카메룬)도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올림픽에서는 모든 나라가 금메달을 딸 가능성을 똑같이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2012 런던 올림픽 결승에서 브라질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멕시코
2012 런던 올림픽 결승에서 브라질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멕시코
Getty Images

선수들의 커리어에 큰 영향을 주는 대회

23세 이하의 젊은 선수들에게 전 세계의 눈이 집중되는 올림픽은 실력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입니다. 선수들은 나라의 영광과 자부심을 위해 싸우는 동시에 더 큰 구단과 리그로의 진출이란 개인의 목적을 위해서도 치열한 경쟁을 펼칩니다. 대표팀 대회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선수 가치 평가에서도 중요한 항목이 되며, 이런 이유로 올림픽은 젊은 선수들의 커리어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회로 작용해오고 있습니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베이징 2008 금메달)와 네이마르(브라질, 런던 2012 은메달, 리우 2016 금메달)처럼 나라에 금메달을 안긴 선수들 뿐만 아니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아테네 2004 참가)와 호나우지뉴(브라질, 시드니 2000 참가) 같은 스타 선수들도 올림픽에서의 경험을 통해 이후의 커리어에서 큰 발전을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한편, 바르셀로나 1992 이후 유럽 국가들이 금메달을 한 번도 따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올림픽과 같은 해의 6-7월에 열리는 UEFA 유로피안 챔피언십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로에 출전하는 23세 이하 선수들은 소속 구단의 의사에 따라 올림픽 출전을 거부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팀에 합류할 수 없는 다른 다양한 이유들이 당연히 존재하겠지만, 유로와 같은 해에 올림픽이 열린다는 것은 유럽 국가들에게는 어려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해 아르헨티나에 금메달을 안긴 리오넬 메시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해 아르헨티나에 금메달을 안긴 리오넬 메시
Getty Images

와일드카드의 활용

우승국 예측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와일드카드의 존재입니다. 1996 애틀랜타 올림픽부터 나이 제한을 적용 받지 않는 세 명까지 팀에 합류할 수 있게 되었고, 이 선수들은 팀의 리더로서 어린 선수들을 승리로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시드니 2000에서는 J리그에서 대단한 득점력을 선보였던 패트릭 음보마가 네 골을 넣으며 카메룬을 올림픽 금메달로 이끌었고, 리우 2016에서는 네이마르가 홈에서의 올림픽 우승이라는 부담감을 짊어지고 결승전 첫 골을 포함한 네 골을 득점하며 금메달의 원동력이 되어 줬습니다.

아테네 2004와 베이징 2008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아르헨티나는 와일드카드를 활용해 수비를 강화하는 전술을 통해 금메달을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드니 2000에서 8강, 런던 2012에서 4위를 기록했던 일본 대표팀도 와일드카드가 팀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했습니다.

시드니 2000, 음보마의 멋진 프리킥
00:47

카메룬의 패트릭 음보마가 2000 시드니 올림픽 브라질전에서 골대 상단구석을 노리는 멋진 프리킥으로 골망을 흔듭니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선수들을 활용하는데는 위험 역시 따릅니다. 이 슬롯에 뽑힌 선수들은 대회 직전에 대표팀에 합류하게 되고, 따라서 동료 선수들과 팀웍을 다질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만약 이 선수들이 팀에 잘 녹아든다면 팀 전체의 전력이 아주 크게 향상될 수 있지만, 정 반대의 효과를 낼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누가, 어떤 포지션에서 선발될 것인가 뿐만 아니라 이 선수가 어떤 플레이를 하고 어떤 성격인지도 마찬가지로 중요하기 때문에, 이 슬롯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대회의 전체적인 결과가 바뀔 수 있습니다.

전통의 강호들이 경험과 실력의 조합으로 높은 수준의 경기를 펼치는 모습은 관중들에게 매력적이지만, 양측이 모두 이길 가능성을 가진 예측 불가능한 경기들 역시 그와 마찬가지로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그리고 나이 제한과 관련된 올림픽의 특별한 규정은 각 나라의 전술에 반영되고, 이것은 팬들의 흥미를 끄는 또 한가지의 요소가 됩니다.

도쿄 2020 대회가 1년 연기되는 것으로 내년 올림픽에는 24세 이하 선수들까지 참가 기회가 주어졌고, 발전을 위한 1년이란 시간이 더 주어짐에 따라 내년 도쿄에서는 그 어느때보다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6 리우 올림픽에 참가해 브라질의 올림픽 축구 첫 금메달 획득에 힘을 실어 준 네이마르
2016 리우 올림픽에 참가해 브라질의 올림픽 축구 첫 금메달 획득에 힘을 실어 준 네이마르
Getty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