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의 캐시 퍼거슨, 100m 배영의 왕좌에 오르다

Ferguson_IOC

1964년 10월에 열렸던 도쿄에서의 첫 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도쿄 2020은 56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나왔던 역사적인 순간들을 되돌아보는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자신의 첫 번째이자 유일한 올림픽에서 엄청난 경쟁을 뚫고 금메달을 차지한 캐시 퍼거슨의 이야기를 살펴봅니다.

배경

캐시 퍼거슨은 천재였습니다. 첫 올림픽에서 바로 금메달을 따내버리는 정도의 천재.

1948년에 태어난 퍼거슨은 1964 도쿄 올림픽 참가 당시 16살이었지만, 나이와는 상관없이 금메달을 놓고 경쟁할 선수 중 한명으로 평가받았습니다.

그러나, 캐시 퍼거슨이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같은 16살이자 얼마 전 100m 배영 세계 신기록을 작성한 프랑스의 크리스틴 ‘키키’ 카론을 넘어야만 했습니다.

게다가 퍼거슨은 200m 배영 세계 기록 보유자였지만 100m 종목에서는 금메달 후보가 아니었고, 오히려 언더독으로 평가받았습니다.

결선을 앞두고 벌어진 예선 네 경기 중 세 경기에서 세계 신기록이 작성될 정도로 여자 100m 배영의 경쟁은 치열했습니다. 첫 번째 세계 신기록은 퍼거슨의 룸메이트, 미국의 지니 듀엔켈이 세운 1:08.9. 다음 조에서 퍼거슨은 1:08.8로 그 기록을 넘어섰고, 그 다음에는 카론이 자신의 조에서 1:08.5로 퍼거슨의 기록을 단축시켰습니다.

결선이 엄청난 무대가 될 것은 당연했습니다. 특히 예선에서 세계 기록을 작성했던 세 명 이외에도 결선에 나선 세계 기록 보유자는 세 명이 더 있었기 때문입니다.

영광의 순간

10월 14일, 결선에서는 당연히 세계 신기록이 작성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8개 레인은 모두 세계 최고의 배영 선수들로 채워져 있었으니까요.

레이스의 전반부는 아주 치열했습니다. 그러나, 턴 이후에는 세 명의 선수가 선두로 나섰고, 퍼거슨이 카론보다 몇 센티미터 앞선 가운데 듀엔켈이 카론의 뒤를 바짝 쫓고 있었습니다.

세 명 모두 금메달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

결국 퍼거슨이 가장 먼저 들어왔고, 카론과 듀엔켈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그리고 모두의 예상대로 1:07.7의 세계 신기록이 작성되었습니다. 100m 배영 역사상 최초로 여자 선수가 1분 8초의 벽을 넘어선 것입니다.

여자 100m 배영 결선의 스타트. 금메달을 딴 미국의 캐시 퍼거슨은 5번 레인, 은메달의 크리스틴 카론(프랑스)는 4번 레인. (Photo by Keystone/Getty Images)
여자 100m 배영 결선의 스타트. 금메달을 딴 미국의 캐시 퍼거슨은 5번 레인, 은메달의 크리스틴 카론(프랑스)는 4번 레인. (Photo by Keystone/Getty Images)

그 이후

결선 이후 퍼거슨은 자신의 승리를 영법의 차이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8명 중 벽을 절대 보지 않은 선수는 저 혼자 뿐이었습니다. 스프린트 중에 턴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으니까요. 100m에서 턴은 한 번뿐이고, 아주 빨리 이뤄져야 합니다.”

100m 배영 금메달에 더해 퍼거슨은 4x100 혼계영에서도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하지만 1968 멕시코시티 올림픽을 앞두고 퍼거슨은 결혼과 함께 19살의 나이로 은퇴합니다. 그때까지 퍼거슨이 거둔 성적은 두 개의 올림픽 금메달과 국내 대회 15회 우승.

이후 코치로 활동하는 퍼거슨은 캘리포니아 파운틴밸리의 로스 카바예로스 수영팀을 포함해 여러 팀을 지도하게 됩니다. 그리고 로스 카바예로스를 코치할 때 퍼거슨은 자신만의 특별한 지도 방식이 있었다고 합니다.

“되돌아보면, 올림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승리가 아니라 참가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성공이 아니라 그 과정이라는 것과 같죠. 아이들에게 과정을 가르친다면 멋진 챔피언들이 나와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