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한국 축구, 이제는 AFC 챔피언스리그

호주, 시드니: 지난 3월에 있었던 시드니 FC와 전북 현대의 AFC 챔피언스 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경기장에 모여 있는 전북 현대 선수들. (Photo by Jason McCawley/Getty Images)
호주, 시드니: 지난 3월에 있었던 시드니 FC와 전북 현대의 AFC 챔피언스 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경기장에 모여 있는 전북 현대 선수들. (Photo by Jason McCawley/Getty Images)

AFC 챔피언스리그 동아시아 권역 조별 리그 일정이 드디어 재개되었습니다. 이번 시즌에는 COVID-19 여파로 전과 달리 조별 리그부터 모든 팀들이 카타르에 모여 경기를 치르고, 16강부터 결승전까지 모든 토너먼트 일정이 단판 승부로 진행될 계획입니다. K리그에서는 전북, 수원, 울산, 서울 등 4팀이 참가를 위해 카타르로 향했습니다.

K리그1과 FA컵 우승팀이 모두 결정되고 K리그2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이번 시즌 국내 클럽팀 일정이 서서히 정리되고 있지만, 한국 축구 팬들의 설렘은 끝나지 않고 이어질 전망입니다. 올해 초 COVID-19의 확산으로 중단되었던 AFC 챔피언스리그(ACL)가 재개된 것입니다.

ACL은 동아시아 권역과 서아시아 권역이 조별 리그부터 준결승까지 따로 치르고, 각 권역 준결승전 승리팀이 최종 우승을 두고 다투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번 시즌에도 아시아의 왕좌를 두고 2월에 조별 리그에 돌입했지만, COVID-19로 인해 두 권역 일정 모두 중간에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서아시아 권역에서는 9월 중순에 조별 리그가 재개되어 10월 초 준결승을 마무리하고 결승 진출팀까지 결정된 한편, 동아시아 권역은 당초 10월 중 재개 예정이었으나 거듭 연기된 끝에 11월이 되어서야 미뤄졌던 일정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COVID-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이번 시즌 ACL은 기존의 홈 앤 어웨이 방식 대신 조별 리그 단계부터 모든 팀들이 카타르에 모여서 경기를 치르고, 일정도 축소되어 16강부터 준결승까지 모든 토너먼트 일정이 단판 승부로 진행됩니다. 지난 11월 18일 퍼스 글로리(호주)와 상하이 선화(중국)의 경기를 시작으로 재개된 동아시아 권역의 조별 리그 일정은 12월 4일로 마무리되고, 각 조에서 1, 2위를 기록한 팀들의 16강전이 12월 6일과 7일에 곧바로 이어집니다. 이후 12월 10일의 8강전, 13일의 준결승을 거쳐 결정된 동아시아 권역의 결승 진출팀은 19일 결승전에서 서아시아 권역의 결승 진출팀 페르세폴리스 FC(이란)와 최후의 승부를 치르게 됩니다.

한국에서는 2019시즌 K리그1 우승팀 전북 현대와 FA컵 우승팀 수원 삼성, 그리고 K리그1에서 각각 2, 3위에 올랐던 울산 현대와 FC 서울까지 총 4팀이 이번 시즌 ACL에 출사표를 던지고 카타르로 향했습니다. 그 중 전북은 아시아 최초의 트레블 달성을 노리고 있습니다. 전북은 이번 시즌 K리그1 챔피언에 등극하며 4시즌 연속 우승 및 역대 최다 우승 기록(8회)을 세운 데 이어 FA컵 트로피까지 차지하며 구단 사상 첫 더블을 달성한 만큼, 국내에서의 기세를 몰아 트레블까지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다만 전북은 ACL 조별 리그가 중단되기 전까지의 성적이 부진했던 탓에(1무 1패) 트레블 기록을 쓰기 위해서는 우선 16강 탈락의 위기에서 벗어나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울산은 ACL을 통해 국내 무대에서의 아쉬움을 씻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울산은 K리그1 우승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시즌 종료 직전 전북에 역전을 허용하며 트로피를 놓쳤고, FA컵에서도 결승에서 전북을 만나 패했습니다. 국내 리그와 FA컵에서 모두 전북에 밀리며 준우승에 그친 만큼, 울산에게는 ACL을 통해 아쉬움을 씻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확실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ACL에 대한 강한 동기부여는 서울과 수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울은 지난 시즌 리그 3위로 ACL 참가 자격을 얻었지만 이번 시즌에는 강등 위기까지 처하는 부진을 겪었습니다. 부진으로 인해 시즌 중반 최용수 감독이 물러난 뒤 여전히 혼란기를 겪고 있는 서울은 ACL을 통해 팀 내 분위기를 다지고 반등을 노릴 것으로 보입니다. 전통의 명가 수원 역시 이번 시즌 부진을 겪으며 강등 위기에 처했지만, 시즌 도중 지휘봉을 잡은 박건하 감독 체제에서 안정을 되찾고 잔류에 성공한 만큼 더 나아가 ACL을 명예 회복의 기회로 삼을 전망입니다. 더욱이 수원에게는 같은 G조에 속했던 조호르 다룰(말레이시아)의 ACL 출전 포기가 기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조호르 다룰이 말레이시아 정부 방침으로 인해 ACL에 불참함에 따라 조별 리그 중단 이전의 전적이 무효로 처리되었기 때문입니다. 수원은 ACL 중단 전 조호르 다룰에게 당한 패배를 포함해 2패를 기록하며 조 최하위에 처해 사실상 16강 진출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이제 희망의 불씨가 되살아나면서 앞으로 남은 경기에 더욱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4팀 모두 온전한 전력으로 ACL 일정을 소화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이동국, 이용(이상 전북), 기성용(서울), 염기훈(수원) 등 베테랑으로서 든든히 팀을 받쳐줬던 선수들이 지도자 수업 일정 또는 부상으로 ACL 엔트리에서 빠진 가운데, 11월 A매치 주간에 A대표팀에 소집됐던 선수들 가운데 일부가 COVID-19에 노출되면서 전력 누수가 더 심해졌기 때문입니다. 울산의 주전 수문장 조현우는 COVID-19 양성 판정을 받고 현재 오스트리아에서 자가 격리 중이며, 서울과 전북은 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해 A대표팀에 소집됐던 윤종규, 주세종(이상 서울)과 손준호, 이주용(이상 전북)을 ACL에 부르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U23대표팀은 COVID-19의 타격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송범근, 조규성(이상 전북), 이동경(울산), 조영욱, 김진야(이상 서울), 안찬기(수원) 등은 무사히 카타르에서 소속팀과 합류했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K리그 팀들이 ACL에서 어떤 모습으로 각자의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한국 축구 팬들의 기대가 고조되는 가운데, K리그 팀들의 조별 리그 일정도 이번 주말부터 다시 시작됩니다. 11월 21일에는 서울과 울산이 각각 베이징 궈안(중국)과 상하이 선화(중국)를 상대하고, 22일에는 수원과 전북이 각각 광저우 헝다(중국)와 상하이 상강(중국)을 만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