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돌아보기: 일본, 매끄러운 배턴패스로 37초 60의 역사를 쓰다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4x1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일본 대표팀의 료타 야마가타, 쇼타 이즈카, 요시히데 키류, 아스카 캠브리지. (Photo by Cameron Spencer/Getty Images)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4x1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일본 대표팀의 료타 야마가타, 쇼타 이즈카, 요시히데 키류, 아스카 캠브리지. (Photo by Cameron Spencer/Getty Images)

일본은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총 41개의 메달을 획득했습니다(금메달 12, 은메달 8, 동메달 21). 그런데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활약을 펼쳤던 일본 선수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요? 이번 시리즈에서는 올림픽 개최국, 일본 선수들이 2016년 브라질에서 활약했던 순간들을 되짚어 보겠습니다.

리우 리플레이: 남자 육상 4x100m 계주 결승
08:39

남자 육상 4x100m 계주 결과

1위: 자메이카 37초 27
2위: 일본 37초 60
3위: 캐나다 37초 64

푸른색 트랙에 붉은색 빛깔이 번쩍 스쳤습니다. 일본 대표팀의 붉은 유니폼을 입은 케임브리지 아스카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남자, 우사인 볼트를 뒤쫓고 있었습니다.

한 발자국씩 내디딜 때마다, 일본 대표팀은 그 동안 가보지 못했던 영역으로 더 깊숙이 달려들어가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아스카가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을 때 시계에는 37초 60이라는 기록이 표시되었습니다. 일본 대표팀이 아시아 신기록을 경신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2016년 8월 19일은 일본 육상 대표팀 역사에 길이 남을 날이 되었습니다.

일본은 배턴패스 기술에서 다른 나라들에 비해 뛰어난 모습을 보였습니다. 선수 개개인의 실력에서 뒤처지는 부분이 있었지만, 배턴패스 기술로 훌륭하게 보완해낸 것이었습니다. 일본은 2000년대부터 언더핸드 패스(혹은 업스윕 패스) 방식을 도입하면서 큰 이점을 누리고 있습니다. 언더핸드 패스를 하게 되면 배턴을 받는 선수가 부드럽게 가속을 붙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버핸드 패스(또는 다운스윕 패스)는 여러 나라의 계주 팀들이 많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으로, (배턴패스를 할 때 팔을 뻗기 때문에) 선수들이 소화해야 하는 총 거리를 크게 줄여주는 이점이 있지만 배턴을 받는 선수가 손을 뒤쪽으로 내민 상태에서 배턴을 넘겨받기 때문에 어색한 자세로 달리기를 시작해야 합니다. 반면 언더핸드 패스 시에는 배턴을 받는 선수가 엉덩이 높이까지 손을 내밀고 아래쪽에서부터 전달되는 배턴을 받기 때문에 균형 잡힌 자세 그대로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됩니다.

리우 2016에서도 계주 결승전 진출팀 중 일본을 제외한 모든 나라의 대표팀이 오버핸드 패스로 배턴을 주고받았습니다. 한편 일본 대표팀은 언더핸드 패스를 할 때 정확도를 높이는 동시에 총 거리 역시 가능한 많이 줄이는 방향으로 조정하는 노력을 기울여오고 있었습니다. 그로써 라이벌 팀들과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것이었죠.

결국 배턴패스 방식의 차이가 결승전 결과로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4x100m 계주 결선. 선두를 달리는 우사인 볼트. (Photo by Ian Walton/Getty Images)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4x100m 계주 결선. 선두를 달리는 우사인 볼트. (Photo by Ian Walton/Getty Images)
2016 Getty Images

1번 주자 야마가타 료타는 훌륭한 스타트로 특기를 잘 살린 데 이어 선두권 주자들과도 대등하게 겨뤘습니다.

두 번째 주자로 나선 이이즈카 쇼타도 능숙하게 배턴을 넘겨받아 일본 대표팀의 기세를 이어갔고, 3번 주자 키류 요시히데에게 배턴을 전달했습니다. 일본의 에이스로 손꼽히던 키류가 기대에 부응하듯 좋은 경기를 펼치며 1위로 달리던 자메이카 대표팀의 옆자리까지 치고 올라갔습니다.

곧이어 속력이 줄어들지 않은 상태에서 앵커 케임브리지가 배턴을 이어받아 뒤따르던 라이벌들을 전부 떨쳐냈습니다. 결국 케임브리지는 끝까지 순위를 지키며 볼트에 이어 두 번째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습니다.

당시 일본 대표팀 선수들의 100m 개인 최고기록은 야마가타 10초 05, 이이즈카 10초 22, 키류 10초 01, 케임브리지 10초 10이었습니다.

리우 2016에서도 야마가타와 케임브리지는 남자 100m 준결승전에서 탈락했고, 키류와 이이즈카는 각각 100m, 200m 예선 탈락의 아픔을 겪었습니다. 4명 모두 개인전에서는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던 것입니다.

반면 자메이카 대표팀은 4명 모두 10초대 이내의 개인 최고기록을 보유하고 있었고, 미국 대표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볼트도 일본 대표팀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대단했습니다. 일본의 훌륭한 배턴패스에 놀랐습니다.”

그렇지만 일본 대표팀이 단지 배턴패스만으로 이러한 성과를 이루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개인전에서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냈지만, 선수 각각의 기록이 확실히 좋아졌다는 점이 또 하나의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계주 경기에서 4명 모두 만족스러운 경기를 선보였다는 사실이 그 증거입니다.

일본이 베이징 2008에서 처음으로 남자 4x100m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2018년 12월 은메달로 승격). 그로부터 8년 후, 리우 2016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며 한 단계 위로 올라선 것입니다. 이제 또 한 단계 올라서서 정상에 등극하기 위해 일본 대표팀은 배턴터치 기술을 더욱 가다듬고, 선수 개개인의 경기력도 높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1번 주자 야마가타는 재빠르게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번에 은메달을 땄다는 것은 이제 금메달을 노릴 만한 준비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도쿄에서 열릴 다음 올림픽에서는 우리가 금메달을 목표로 한다면 좋겠습니다.”

앵커 케임브리지도 의지를 드러내며 덧붙였습니다. “이번에는 배턴패스로 정말 좋은 결과를 냈지만 다음에는 개개인의 실력을 훨씬 더 높은 수준까지 끌어올려서 돌아오고 싶습니다.”

37초 60의 기록을 달성하며 새 역사를 쓴 만큼, 도쿄 2020에서도 일본 대표팀의 전망이 밝습니다.

만일 4명 모두 100m를 10초 이내에 주파할 수 있다면, 금메달을 향한 일본의 꿈도 충분히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