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돌아보기: 니시코리 케이와 96년만에 다시 나온 일본의 테니스 메달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단식 동메달전에서 스페인의 라파엘 나달을 꺾고 승리한 일본의 니시코리 케이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단식 동메달전에서 스페인의 라파엘 나달을 꺾고 승리한 일본의 니시코리 케이

일본은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총 41개의 메달을 획득했습니다 (금메달 12, 은메달 8, 동메달 21), 그런데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활약을 펼쳤던 일본 선수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요? 이번 시리즈에서는 올림픽 개최국, 일본의 선수들이 2016년 브라질에서 활약했던 순간들을 되짚어 보겠습니다.

남자 테니스 단식에서 동메달을 따낸 일본의 니시코리
01:17

테니스 남자 단식 동메달전 결과

니시코리 케이 (일본)

2 – 1 (6 – 2, 6 – 7, 6 – 3)

라파엘 나달 (스페인)

리우 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에 출전한 니시코리 케이는 경기가 거듭될수록 실력과 정신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순간들과 마주해야 했습니다. 상대의 매치포인트로 패배 직전까지 몰리는 순간들이요. 그러나, 니시코리는 그 모든 순간들을 극복해내며 일본에게 96년만의 첫 테니스 메달을 안길 수 있었습니다.

“동메달이지만 메달을 따냈다는 사실이 정말 기쁩니다. 특히 라파엘 나달을 이기고 따낸 메달이기 때문에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어요. 나라를 위해 뛴다는 것은 즐겁습니다. 일반적인 투어와는 달라요. 그리고 토너먼트에서 다음 라운드로 계속 진출하는 것으로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나달과의 동메달전은 니시코리가 가진 본질을 보여주는 경기였습니다. 니시코리는 초반부터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갔고, 1세트를 6-2로 따냈죠. 그리고 2세트에서는 게임스코어 5-2까지 앞서갔습니다. 한 게임만 따내면 승리가 눈앞인 상황까지요. 그러나 패배 직전까지 몰린 나달이 반격을 가했고, 그랜드슬램을 달성해낸 선수 다운 모습으로 한 경기씩 추격해 갔습니다.

2세트 타이브레이크 상황에서 니시코리는 나달의 기세를 꺾지 못했고, 결국 2세트는 나달에게 내주게 됩니다.

“5-2 상황까지 갔을 때 긴장했습니다. 나달의 경기력이 되살아난 이유도 있었지만, 제가 메달을 너무 의식했고 그 때문에 조금 실망했던 것도 있었어요. 당연히 서브와 스트로크가 영향을 받았습니다.”

라파엘 나달과의 2016 리우 올림픽 동메달전에서 나온 니시코리 케이의 백핸드 리턴
라파엘 나달과의 2016 리우 올림픽 동메달전에서 나온 니시코리 케이의 백핸드 리턴
Julian Finney/Getty Images

그러나, 니시코리는 무너지지 않았고 마지막 3세트에 돌입할 때 “내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면 더 나은 선수가 될 수 있다.” 라는 생각을 하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리고 3세트의 네 번째 게임, 나달의 서브 게임을 잡아냅니다. 3세트에서 두 선수는 니시코리의 이 브레이크 한 번을 제외하고 자신의 서브 게임을 모두 가져갔고, 그 결과 3세트 아홉 번째 게임을 앞둔 상황에서 스코어 5-3으로 니시코리가 앞서게 됩니다. 마지막 게임에서 니시코리는 뛰어난 서브를 통해 점수를 쌓아갔고, 나달의 몸쪽을 겨냥한 마지막, 강력한 서브로 경기를 마무리 짓습니다.

“올림픽은 저에게 성장할 기회를 줍니다. 항상 그랬어요.”

맞는 말입니다. 니시코리에게 2016 리우 올림픽은 동메달뿐만 아니라 강인한 정신력을 보여 줄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힘든 순간들을 이겨내야 했던 경기가 많았으니까요.

그 중에서도 프랑스의 가엘 몽피스와 대결한 8강전은 특히 드라마틱했습니다. 3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3-6까지 밀리며 몽피스가 한 점만 내도 경기가 끝나는 상황에 처했지만, 상대의 매치포인트 기회 세 번을 모두 막아내며 살아남을 수 있었죠.

“몽피스가 집중력을 잃는 순간이 반드시 올 것이다”라는 믿음으로 경기를 이어간 니시코리는 몽피스가 저지른 실수를 놓치지 않으며 타이브레이크에서 5점을 연달아 따냈고 결국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2016 리우 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 동메달전. 경기 후 라파엘 나달의 축하를 받는 니시코리 케이
2016 리우 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 동메달전. 경기 후 라파엘 나달의 축하를 받는 니시코리 케이
Julian Finney/Getty Images

비록 준결승에서 앤디 머리에게 졌지만 니시코리는 동메달전에서 상대 전적 1승9패로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느껴졌던 나달을 꺾었습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으로 올림픽 무대에 처음 섰던 니시코리는 1라운드 탈락으로 데뷔 무대를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2012 런던에서는 한층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며 8강까지 진출했죠. 그리고 실력을 더욱 향상시키며 2016 리우 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차지했습니다. “기술과 자신감 측면에서 발전한 것이 느껴집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지금 수준의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게 되었어요. 4년 전에는 8강 진출에 만족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준결승까지는 올라갈 자격이 있다고 느껴요. 그만큼 성장한 겁니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후 16일만에 니시코리는 US 오픈에 출전했고, 8강에서 앤디 머리를 꺾으며 리우 올림픽에서의 패배를 설욕하고 준결승에 올랐습니다.

니시코리에게 네 번째가 될 2020 올림픽은 자신이 태어난 나라, 일본에서 열리며 홈 팬들에게 또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 줄 기회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