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젤 아모스, 800m 결선을 뚫고 보츠와나의 첫 메달을 따내다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800m. 세계 신기록과 함께 금메달을 따내는 케냐의 데이비드 루디샤와 은메달을 따내는 보츠와나의 니젤 아모스. (Photo by Alex Livesey/Getty Images)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800m. 세계 신기록과 함께 금메달을 따내는 케냐의 데이비드 루디샤와 은메달을 따내는 보츠와나의 니젤 아모스. (Photo by Alex Livesey/Getty Images)

올림픽 메달은 수많은 선수들의 목표이자 꿈입니다. 하지만 그 꿈을 이뤄낸 선수가 나라 전체에 단 한 명 뿐이라면 어떨까요? Tokyo2020.org는 단 한 명의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보유하고 있는 24개국을 차례로 살펴보는 시간을 통해 유일한 메달리스트가 경험한 그 영광의 순간을 돌아보고, 그것이 선수 본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봅니다.

배경

보츠와나는 1980 모스크바 올림픽으로 올림픽 무대에 첫 발을 내디뎠지만, 올림픽에서 결승 레벨에 오르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24년이 지난 뒤였습니다. 2004 아테네에서 보츠와나 4x400m 계주 대표팀은 처음으로 결선까지 올라갔고, 2008 베이징에서는 아만틀 몬트쇼가 400m 결선에 진출했죠. 하지만 두 경우 모두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습니다.

결국 보츠와나의 오랜 목표, 올림픽 메달 획득은 새로운 인물, 앳된 얼굴의 십대 선수가 이뤄내게 됩니다.

조부모와 함께 자라난 니젤 아모스는 보츠와나에서도 시골인 마로벨라에 살았고, 마을에 있는 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편도 7km의 길을 걸어가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환경 속에서도 아모스는 축구와 달리기를 즐기며 스포츠와 친숙해졌습니다.

World Athletics와의 인터뷰에서 아모스는 “육상을 제대로 한 것은 2011년, 고등학교를 마칠 무렵이었습니다. 고등학교 코치, 마페페씨는 제가 800m에 집중했으면 좋겠다는 결정을 내렸고, 저는 17살 때 1:47의 기록을 냈습니다. 그 때부터 시작되었어요. 고등학교를 마친 후에는 ‘그래, 이걸 직업으로 해도 되겠는데’라고 결정했습니다.”

그 이후 아모스는 아프리카 주니어 육상선수권에서 3위를 기록하며 실력을 보여주기 시작했고, 세계 유스 선수권 육상에서는 800m에서 5위를 달성했습니다.

1년 후, 18살때는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주니어 대회 800m 우승을 거뒀고, 자신의 올림픽 데뷔 무대였던 2012 런던에서 결국 커리어 최고의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800m에서 은메달을 따낸 보츠와나의 니젤 아모스. (Photo by Cameron Spencer/Getty Images)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800m에서 은메달을 따낸 보츠와나의 니젤 아모스. (Photo by Cameron Spencer/Getty Images)
2012 Getty Images

역사가 만들어지다

런던 올림픽에 참가했을 당시 아모스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선수였고, 그저 대회 경험을 쌓기 위해 참가한 선수라고 여겨졌습니다.

신인 선수지만 아모스는 올림픽에서 자신의 우상이기도 한 케냐의 데이비드 루디샤 같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겨루게 되었습니다. 루디샤는 2010 리에티 다이아몬드 리그에서 세계 신기록을 작성한 선수였고,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선수인 동시에 메달을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서야 할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18살의 신인은 겁먹지 않았습니다. 아모스는 800m 결선에 올라갔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거뒀기 때문입니다.

“런던에 왔을 때 저는 자신감에 넘쳤습니다. 세계 주니어 선수권을 마친 후 단 몇 주 만에 또 참가하는 대회였으니까요. 주니어 선수권에서는 두 번째 1:43 기록이 나왔고, 그래서 그런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 선수들과 계속 붙어간다면 뭔가 해낼 수 있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 목표는 승리나 메달 획득이 아니었습니다. 목표는 결선 무대에 서는 것이었죠. 따라서 결선에 올라간 다음에는 행복할 뿐이었고, 잃을 것이 없었습니다. 신께 감사하게도 목표를 이뤄냈으니까요. 코치도 저에게 잃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그냥 나가서 즐기라는 말만 해줬습니다.”

스타팅 블록에서 루디샤는 3번 레인, 아모스는 그 옆인 4번 레인에 섰습니다.

출발 신호가 울리자 예상대로 트랙을 장악한 것은 루디샤였고, 수단의 아부바카르 카키가 어깨 하나 차이로 그 뒤를 따르는 가운데, 아모스는 저 멀리 뒤쳐져서 달렸습니다. 600m 지점에서도 루디샤는 계속해서 힘을 실어가며 격차를 벌려갔지만, 마지막 한 바퀴의 중간쯤 왔을 때 보츠와나의 아모스가 갑자기 나타나 루디샤의 리드를 점점 따라잡아갔습니다.

결국 세계 신기록(1:40.91)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따낸 것은 유력한 메달 후보, 케냐의 루디샤였지만, 아모스는 1:41.73의 세계 주니어 신기록과 함께 은메달을 목에 걸며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아모스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트랙에 드러누워 기절해버렸고, 이렇게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낸 어린 선수 덕분에 보츠와나는 올림픽 참가 30년만에 첫 메달을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인생을 바꾸다

영웅적인 환영을 받으며 보츠와나로 돌아온 아모스는 여섯 마리의 소를 포함해 정부로부터 포상금도 받게 됩니다.

2012 런던 이후 아모스는 루디샤의 경쟁자로 부상했을 뿐만 아니라 여러 대회에서 루디샤보다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2014년, 20살의 아모스는 영연방경기대회에서 루디샤를 꺾었고, 두사람의 첫 대결이 있었던 2012 런던의 주경기장,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런던 다이아몬드 리그에서 또다시 아모스가 루디샤를 넘어섭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아모스는 루디샤를 상대로 7번의 경기 중 6번을 승리했습니다.

2016 리우에서 부진을 겪고 800m 준결선을 놓쳤지만, 아모스의 커리어는 전성기에 올라 있습니다. 2018 모나코 다이아몬드 리그에서 아모스는 1:42.14로 2012년 이후 개인 최고 기록을 달성했으며, 그 다음해 같은 대회에서 1:41.89를 기록하는 것으로 아직도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보츠와나 육상연맹 회장, 오아보노 티초는 패트리엇 스포츠를 통해 “니젤 아모스는 우리에게 올림픽 메달을 가져다줬습니다. 이번에도 그렇게 해 줄 것이라 기대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아모스는 현재 미국의 오리건 주에 베이스를 두고 있으며 이미 2020 도쿄 올림픽 출전 자격을 획득했습니다.

mmegi.bw 웹사이트를 통해 아모스는 “락다운과 다른 모든 상황들로 인해 끊김 없는 훈련 프로그램을 이어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지금 제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만들고, 올림픽이 언제 열리든 최대한 준비해 두는 것입니다.” 라고 밝혔습니다.

내년 도쿄 올림픽의 800m에서는 세계 최고들의 경쟁이 펼쳐질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 최고들 중에는 더 이상 앳된 얼굴의 신인이 아닌,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하는 챔피언이 된 아모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