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무라 치하루: 7인제 럭비 국가대표팀 주장 겸 럭비팀 단장

올림픽의 화려함에서 벗어나면 많은 선수들이 일자리를 통해 매일매일의 훈련에 필요한 비용을 보태고 있습니다. 농사일부터 은행업무까지, <도쿄 2020>에서는 내년 여름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해 희망을 품고 있는 선수들과 그들이 대회 밖에서 맡고 있는 역할을 살펴봅니다. 이번 주는 일본 7인제 럭비 대표팀 주장 겸 지역 럭비팀 단장, 나카무라 치하루입니다.

도쿄 2020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했거나, 혹은 출전권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선수들 중에는 동시에 완전히 다른 커리어를 쌓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일본 여자 7인제 럭비 대표팀 주장, 나카무라 치하루 역시 그런 선수들 가운데 한 명입니다.

국가대표팀을 이끌며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한편, 나카무라는 2019년 12월 후쿠오카현에서 자신이 창단한 럭비팀의 단장으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또한 선수로서도 팀에 소속되어 있기도 합니다.

나카무라가 어떻게 럭비 선수이자 단장으로서 두 가지의 일을 하고 있는지, 도쿄 2020에서 살펴봤습니다.

환원, 임무와 열망

럭비팀의 단장은 훈련 환경 조성, 경기 일정 조율, 신규 선수 영입과 스폰서 방문을 포함해 광범위한 업무를 책임지는 자리입니다.

나카무라도 “단장은 팔방미인이 되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단장으로서 일하는 것은 나카무라의 꿈에 정확히 들어맞는 부분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국가대표팀에 몸담아온 선수로서 앞으로의 커리어에 대해 고민한 결과, 나카무라는 지금의 자신이 되도록 도와준 럭비에 무언가 환원하고 싶다는 마음을 깨달았습니다.

처음에는 코치 공부를 하고 있었지만, 자신의 소명은 다른 데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 넒은 관점에서 체계를 만드는 쪽이 더 좋았습니다. 그래서 새 팀을 창단하고 단장이 되었죠.”

일본 여자 7인제 럭비 최고의 선수로서 나카무라는 일본에서 여자 럭비의 가치를 높이는 데 일종의 임무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럭비 선수의 수가 늘어날 필요가 있으며, 선수들의 경쟁력 역시 향상되어야만 합니다.

나카무라는 “후쿠오카에서 많은 여자 아이들이 럭비를 하기는 하지만, 현내에 클럽팀이 없었다”며 후쿠오카에서 새 팀을 창단하게 된 이유에 대해 밝혔습니다. “이 선수들이 진지하게 럭비의 길을 가고 싶다면 칸토(관동) 지방 같은 다른 어딘가로 떠나야 했어요. 여자 아이들이 자신이 나고 자란 큐슈에서 뛸 수 있도록 팀이 있다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올림픽 희망

새로운 팀을 창단한 지 거의 1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나카무라에게는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나카무라는 “지난 1년이 10년 같은 느낌이었다”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2019년 12월, (이후 연기되기는 했지만) 2020년 올림픽을 겨우 몇 달 앞두고 있던 시점에 팀을 창단하기로 결정한 이유를 묻자 나카무라는 “일본에서 여자 럭비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올림픽에 나가고 선수로서 결과를 내는 것이라고 믿는다”며 답했습니다.

“그러나 그 일을 해나가는 한편, 같은 일을 이루기 위한 다른 방법도 있다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제게는 그 추가적인 방법이 큐슈에 절실하게 필요했던 새 럭비팀을 만드는 것이었고요. 현역 선수로서 아직 제 이름과 타이틀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 때 충분히 해볼 만한 도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이타마현 쿠마가야시를 연고로 하는 클럽팀과도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나카무라는 비상사태 시기 동안 쿠마가야에 머물기로 결정했습니다. 쿠마가야는 7인제 럭비 국가대표팀의 트레이닝캠프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나카무라는 새로운 팀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도전뿐만 아니라, COVID-19 팬데믹의 영향에도 대처해야 했습니다.

현재 나카무라는 후쿠오카와 사이타마를 오가며 새 팀의 선수들 및 스태프들과 매주 온라인 미팅을 통해 긴밀한 의사소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롤모델

클럽팀 단장으로서 일할 때든, 일본 대표팀 주장으로서의 역할을 할 때든 나카무라는 “꿈을 그리고, 말로 표현하고, 계속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새 클럽팀은 “스포츠를 통해 사람들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우리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사회의 모든 사람들이 꿈을 꾸고,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서로를 도울 수 있는 사회를 이루는 데 목표를 둔다”는 비전을 내걸고 있습니다. “삶의 모든 단계에 있는 사람들이 럭비나 다른 방법을 통해 함께 모이고 손을 잡을 때, 우리가 사회의 많은 사람들에게 미소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카무라는 단장으로 있는 팀의 소속 선수들이 럭비에서 탁월해질 뿐만 아니라 현역에서 은퇴한 이후에 하고 싶은 일을 찾는 데 도움이 되도록 로드맵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품고 있습니다.

“물론 일본 최고의 팀이 되는 것도 우리의 목표 중 하나지만, COVID-19 사태를 겪으며 강한 팀이 되는 것만이 스포츠에서 유일한 가치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팀을 강하게 만드는 데에만 너무 골몰해서 집중하면 인생의 다른 중요한 일들을 놓치게 될 수도 있어요. 팀의 대회 결과와는 상관없이, 선수들과 스태프들에게 우리 팀을 일본에서 가장 행복한 팀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낙오하는 사람 없이 우리 선수들이 팀을 통해 각자 진심으로 가치있게 여기는 것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고 싶습니다. 롤모델의 역할을 하면서 저는 선수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주고, 또 우리 팀에 합류함으로써 어떻게 꿈을 실현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어요.”

아주 확실한 목적

꿈을 그리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가끔은 현실을 마주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카무라는 팀을 운영하며 재정적인 부분에서 경영상의 문제들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많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 시간의 제약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사안입니다. 나카무라가 선수이자 단장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다 맡을 수 있는 이유는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리우 2016에 나갔을 때는 제 목적과 목표가 뒤섞여 있었습니다. 금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였지만, 메달을 얻기 위한 아무 목적도 없었어요. 목적이 없는 목표는 꽤나 공허해요. 목표 달성에 실패한 순간, 저는 인생의 최저점으로 떨어졌습니다. 삶이 끝나버린 것 같은 느낌이었죠.”

“지금은 여자 럭비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목적이 있습니다. 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할지는 상관 없습니다. 1안이 통하지 않으면 2안으로 시도해보면 돼요. 제가 밀고 나갈 수 있는 대안이 항상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노력할 수 있는 것이고요.”

리우 2016 이후 4년이 흘렀습니다. 일본은 리우 2016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했었지만 1승 4패를 기록하며 10위로 대회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럼에도, 리우에서의 경험은 일본 선수들에게 학습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리우 2016 때까지 저는 아직 선수가 될 준비 단계에 있었습니다. 올림픽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무엇이 진짜로 중요한지 생각하지 않고 결과만을 좇았기 때문에 이길 수 없었던 것입니다. 리우 2016 이후로 저는 선수로서 더 성실해졌고, 경기에서 좋은 실력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태도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그 부분이 제가 지난 4년간 이룬 가장 큰 변화입니다.”

차질이 생기더라도 다시 일어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비결은 바로 나카무라의 강한 투지입니다.

나카무라와 일본 여자 7인제 럭비 대표팀이 도쿄 2020 금메달을 목표로 하는 가운데, 여자 럭비가 한층 더 성장하는 데에도 보탬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