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틸드 그로스: 우연히 시작한 트랙 사이클에서 챔피언이 되다

2018 글래스고 유로피언 챔피언십 트랙 사이클 여자 스프린트 동메달전. 두 번째 레이스에서 승리하고 환호하는 프랑스의 마틸드 그로스(Photo by Bryn Lennon/Getty Images)
2018 글래스고 유로피언 챔피언십 트랙 사이클 여자 스프린트 동메달전. 두 번째 레이스에서 승리하고 환호하는 프랑스의 마틸드 그로스(Photo by Bryn Lennon/Getty Images)

2015년에 트랙 사이클을 시작한 프랑스의 마틸드 그로스는 3년 만에 체리토토 컵에 출전했고 그 이후 유럽 챔피언의 자리에도 올랐습니다. 그리고 그로스는 이제 자신이 잘 알고 사랑하는 나라, 일본에서 열리는 도쿄 2020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마틸드 그로스는 언제나 올림픽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와 함께 TV를 보던 2008년 당시만 해도 올림피언의 꿈을 이뤄 줄 종목은 농구라고 생각했습니다.

“세 살 때 농구를 시작했습니다. 농구는 내 인생이었고, 열정이었어요.”

“베이징 2008에서 미국 여자 대표팀이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고 옆에 있던 아버지에게 말했습니다. ‘나도 올림픽에 나가고 싶어요. 어떤 종목이든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어요.’ 그 말을 들은 아버지는 웃었습니다.”

그 당시를 생각해보면 아버지의 반응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 남부의 프로방스 지방에 살았던 그로스는 대부분의 시간을 농구장에서 보냈고, 농구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때는 사이클에 대해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던 시기였습니다.

“자전거는 한 번 타봤습니다. 산악자전거였는데 정말 싫었어요. 그 이후로 다시는 자전거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실내 운동용 자전거가 인생을 바꾸다

그로스는 운동 선수의 꿈을 계속 이어갔고, 2012년에는 본격적인 선수 커리어를 준비하기 위해 엑상프로방스의 유망주 프로그램에 참가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2년째 되는 해에 운명의 장난처럼 실내 운동용 자전거에 올라타게 됩니다.

인생을 영원히 바꿔놓은 경험.

“제가 가진 경험과 나이를 고려했을 때 그 기록은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그로스는 운동용 자전거를 통해 타고난 사이클 재능을 계속 보여줬고, 코치들도 그로스의 사이클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그러다 나중에는 프랑스 올림픽 대표팀 코치, 저스틴 그레이스까지 그로스에 대한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결국 농구는 계속할 수 없었습니다. 키가 충분히 크지 않았고 필요한 수준까지 발전하지 못해서요. 그 때 저스틴 그레이스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트랙 사이클 종목으로 INSEP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제 목표는 올림픽 출전과 승리였습니다.

따라서 트랙 사이클로 엘리트 선수의 길을 갔어요.

3년후, 일본으로

2015년 9월, 그로스는 INSEP에서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엘리트 선수의 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단 2년 반 만에 주니어 유럽 챔피언과 엘리트 내셔널 챔피언 자리에 다섯 번 올라갑니다.

그리고 또 한번 전화를 받게 됩니다. 이번에는 일본에서 걸려온 전화로, 연락을 한 사람은 일본 트랙 사이클 대표팀의 코치로 있는 베누아 베투였습니다. 베투는 2018 체리로토 컵에 출전할 외국인 팀 선수로 그로스를 초청했고, 이 대회에 초정된다는 것은 소수의 트랙 사이클 선수만이 누릴 수 있는 영광이었습니다.

경륜은 트랙 사이클 종목의 하나로 20세기 중반에 시작되었고,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여자부 경기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데뷔했습니다. 일본에서 특히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경륜은 수많은 팬 층과 함께 프로 서킷까지 갖춰져 있고, 이 인기에 힘입어 가끔 정상급 국제 선수들을 초청해 대회에 참가시키기도 합니다. 그리고 프랑스의 떠오르는 스타, 마틸드 그로스도 그 대회 중 하나로 초청받은 것이었습니다.

특별한 만남

“그런 전화는 예상 밖의 일이었습니다. 그 때 저는 18살이었고 엘리트 경륜에서는 국제 무대에서 기록도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로스는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가 두 달 반을 그곳에서 지내게 됩니다. “가족이나 스탭도 없이” 일본 최고의 선수들에 더해 2018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벨기에의 니키 디그렌델리, 뉴질랜드의 나타샤 한센, 호주의 스테파니 모튼 같은 국제적인 선수들과 경쟁을 펼치게 된 것입니다.

“모두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로스는 일본의 떠오르는 선수들도 몇몇 만났습니다. 그로스에게 처음 경험해본 일본은 그녀가 말하는 “내 인생 최고에 속하는 시간” 뿐만 아니라 이렇게 일본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 때문에 절대 잊지 못하는 경험이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일본어를 못하고 상대는 영어를 못했습니다. 따라서 통역해 주는 사람이 있었어요. 그래도 의사 소통은 정말 잘 되었습니다. 다들 외국인들이 어떻게 지내는지에 흥미를 가졌고, 수많은 질문을 던졌어요. 정말 굳건한 관계를 맺었고, 그로부터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도 계속 연락을 하고 지냅니다.”

일본에서의 생활로 두려움을 극복하다

그 해 여름, 그로스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유로피언 챔피언십에 참가했고, 개인 스프린트 종목 동메달에 더해 경륜에서 자신의 국제대회 첫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일본에서의 경험을 통해 그로스는 많은 것을 배웠고, 여기에 더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데도 도움을 받았습니다. 프루슈쿠프에서 열린 2017-2018 월드컵 폴란드 스테이지에서 그로스는 경륜 결선 경기 도중 시속 60km로 달리다 넘어지며 어깨 관절 탈구와 함께 인대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던 것입니다.

“일본에서의 경륜 대회 참가 덕분에 넘어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코치인 헤르만 테린은 그런 제 모습을 지켜보며

저 친구로 대체 뭘 해야 하나 스스로에게 묻고 있었습니다

사이클을 그만둘 뻔 하다

되돌아보면 그로스의 트랙 사이클 여정은 넘어짐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INSEP에서의 첫 날, 첫 번째 라이딩부터 넘어졌던 것입니다. 그리고 몇 달 후에 참가한 첫 번째 대회에서도 또다시 넘어졌고, 이런 불운의 연속으로 그로스는 사이클을 그만둘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INSEP 벨로드롬에서 사이클을 처음 탔을 때 넘어지며 엉덩이에 큰 가시가 박혔습니다. 코치인 헤르만 테린은 그런 제 모습을 지켜보며 저 친구로 대체 뭘 해야 하나 스스로에게 묻고 있었어요.”

“다시 경주에 참가하기까지는 한 달 반이 걸렸습니다. 겁이 났으니까요. 하지만 1월에 참가한 첫 대회에서 15분동안 두 번 넘어졌고, 여기저기를 긁혔습니다. 거의 트랙 사이클을 그만둘 뻔 했어요. 집으로 돌아갈 생각으로 기차역까지 갔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마음을 바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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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royable 🙏🏻🤩 Après une longue journée hier sur le vélodrome d’Apeldoorn, je deviens championne d’Europe de Keirin 2019 ‼️ J’en reviens pas !!!!!! Merci à tous de votre soutien 🙏🏻 Après une déception en vitesse individuelle ce maillot fait du bien !🤩🙏🏻 • Prochaine étape les coupes du mondes ! • Merci encore à tous mes partenaires: @adidas @pointp_fr @mgenacademie @lookcycle @corimacarbone @fdjsport Et mes proches, à mes amis, famille et mon entraîneur ainsi que tous les cadres de l’équipe de France ! Maintenant on rentre à Paris 😉 Thanks @swpix_cycling for this beautiful picture 🙏🏻😁 • #europeanchampion #keirin #trackcycling #cyc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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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으로 얻은 두 번째 유럽 타이틀

이제와서 생각해 보면 사이클을 그만두지 않겠다는 그로스의 결정은 옳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로스는 경륜 종목에서 두 번의 유럽 챔피언 자리에 올랐으니까요. 그 중 두 번째 우승은 다시 한 번 일본에서의 경륜 투어에 참가한 이후 따낸 것이었고, 그 투어를 통해 그로스는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더라도 금메달을 따낼 수 있는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유러피언 챔피언십에서 그로스는 예선 라운드 중 탈락했고, 패자부활전을 통해 다음 라운드 진출을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준결승까지 올라간 뒤부터는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었습니다.

“그 날의 경기력과 느낌으로 볼 때 저는 우승 후보가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리드를 잡고 끝까지 유지했던 저번 대회와는 다른 방식으로 경주를 풀어갔습니다.”

“그 해에는 저보다 더 나은 선수들이 여럿 있었고, 결승에서는 파이널 랩에서도 3위 자리에 가로막혀 있었습니다. 그래도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자, 한 번 볼까.’ 힘든 페이스로 진행되던 경주였기 때문에 앞서가던 선수들은 끝까지 버티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때까지 힘을 비축해 두었고, 마지막 턴과 직선주로에서 모든 것을 다 쏟아낼 수 있었어요. 무의식적으로 내가 제일 먼저 들어왔다는 것을 알았고, 기쁨이 폭발했습니다.”

21년만의 올림픽 금메달

그로스는 올 11월에 있을 2020 유로피언 챔피언십에서는 타이틀 방어에 나설 수 없습니다. 프랑스 사이클협회가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해 대회에 선수들을 파견하지 않다는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따라서 그로스가 참가할 다음 메이저 국제 대회는 일본에서 열리는 올림픽이 됩니다.

그로스는 세계 랭킹으로 개인 스프린트와 경륜의 올림픽 출전 쿼터를 확보했고, 프랑스 대표팀에 합류해 도쿄 2020에서 올림픽의 꿈을 쫓을 기회를 얻을 것이 유력해 보입니다. 베이징 2008 당시 미국 여자 농구팀을 보던 그 때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꿈이죠.

만약 올림픽 참가가 확정된다면, 그로스는 “친근하고 정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멋진 나라”를 다시 방문해 자신이 “정말 좋은 느낌”을 받았던 이즈 벨로드롬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달리게 될 것입니다. 또한, 그로스는 내년 도쿄 올림픽 참가를 통해 프랑스 트랙 사이클 역사에 경의를 표할 두 번의 기회 역시 얻게 됩니다. 플로리안 루소와 펠리시아 발렁제가 시드니 2000에서 따낸 금메달 이후 21년만의 금메달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