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 달그렌, 해머던지기로 찾은 자존감

아르헨티나의 제니퍼 달그렌. 2019 팬 아메리칸 게임 여자 해머던지기 결승에서. (Photo by Ezra Shaw/Getty Images)
아르헨티나의 제니퍼 달그렌. 2019 팬 아메리칸 게임 여자 해머던지기 결승에서. (Photo by Ezra Shaw/Getty Images)

“내가 더 자유로울수록 해머도 더 멀리 날아갑니다.” 다섯 번째 올림픽 출전을 노리고 있는 제니 달그렌의 말입니다. 아르헨티나의 제니 달그렌은 집단 괴롭힘에 맞서는 힘을 스포츠를 통해 얻었습니다.

도쿄 2020으로 다섯 번째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해머던지기 선수, 제니 달그렌은 아르헨티나에서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으로 올림픽 무대를 처음 경험한 그녀는 당시의 경험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생의 꿈이 현실로 이뤄진 일이었습니다.”

그 이후 네 번의 올림픽을 거치며 점점 달라진 버전을 보여 준 달그렌은 이제 내년 도쿄에서 프로 선수로서 자신의 마지막 버전을 보여줄 생각입니다.

“올림픽 마다 제 모습은 달랐습니다. 4년동안 성장하고 발전하며 기대도 달라지게 되니까요. 올림피언이라는 것은 제 인생의 영광입니다. 도쿄가 제 마지막 올림픽이 되고, 올림픽 결승 무대에서 은퇴하고 싶어요. 그건 제 커리어의 완벽한 마무리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도쿄가 그녀의 마지막 올림픽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아니, 마지막 하계 올림픽이라 할 수는 있겠네요. 제니 달그렌은 봅슬레이 선수로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출전 역시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도전입니다. 그리고 그 꿈을 통해 선수로서의 삶을 조금 더 경험할 수 있어요. 선수 생활은 제가 사랑하는 일입니다. 뭔가 다르고 뭔가 새로운 일이기에 엄청난 의욕이 솟아오릅니다.”

올림피언이라는 것은 제 인생의 영광입니다.

자신을 싫어했던 올림피언

네 가지 다른 버전의 제니는 서로와 정 반대였습니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성격 면에서도요. 2004년의 제니는 오늘, 2020년의 제니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올림피언이 되기 전의 첫 번째 제니는 길을 잃은 사람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서 상처를 받았고, 스스로도 자기 자신을 싫어했습니다. 더하여 집단 괴롭힘의 피해자로 언제나 불안감에 휩싸여 있었고, 이 모든 것을 자기 몸 때문이라 여겼죠. 하지만 운동이 그 악순환을 깨뜨립니다. 처음으로 해머를 들어올렸을 때 제니는 자기 자신의 인생도 잡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운동 선수가 되는 것으로 나를 지킬 방패를 찾은 겁니다. 15살 때 저는 집단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내 몸은 끔찍해질 거다. 하지만 최소한 여기(해머던지기)서는 뛰어날 수 있게 해준다.’ 이게 첫 치료였습니다. 제 몸을 용서하기 시작했어요.”

“필드에서 저는 저와 똑 같은 몸을 한 해머던지기 선수들을 만났습니다. 그 사람들은 모두 내 몸에 대해 스포츠적인 유리함 측면으로만 이야기했어요. 음과 양 같았습니다. 학교에서는 모든 것이 부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운동을 할 때는 모든 것이 긍정적이었죠. 스포츠가 저에게 준 첫 번째 도움이었습니다. 이후 저는 해머던지기에 대한 열정을 찾게 되었고, 선수로서의 생활 방식이 정말 좋았습니다. 훈련과 나 자신에 대한 도전, 원정, 대회, 우승…이 모든 것들을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정말 좋아했어요.” 라고 달그렌은 회상했습니다.

Jennifer Dahlgren of Argentina looks on during the Women's Hammer Throw Qualifications at the London 2012 Olympic Games (Photo by Stu Forster/Getty Images)
Jennifer Dahlgren of Argentina looks on during the Women's Hammer Throw Qualifications at the London 2012 Olympic Games (Photo by Stu Forster/Getty Images)
2012 Getty Images

스포츠의 두 얼굴

그러나, 스포츠에도 이면은 존재했습니다. 학교에서 눈에 띄지 않는 존재로 남고 싶었던 소녀가 이기고, 눈에 띄기 시작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런 대중의 관심에는 종종 칭찬과 비난의 양면이 존재합니다.

“정말 어려웠습니다. 특히 여기, 아르헨티나에서는 항상 극과 극이기 때문에요. 천재다, 신이다 소리를 듣거나…엄청난 비난을 듣게 됩니다. 이런 비난들을 개인적으로 받아들여서 커리어에 정말 큰 영향을 받았던 때도 있었습니다. 선수도 결국은 사람이고 못할 때도 있고 불확실할 때도 있으니까요. 비난과 마주하는 것은 제 인생에서 하나의 문제가 되어왔습니다.”

선수 생활을 시작할 시기에는 그런 비난들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달그렌에 대한 비난은 승리가 거듭될수록 쌓여갔으니까요.

“15살 때, 인격이 형성되는 시기에 저는 내 자신을 만들어 갈 도구가 하나도 없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 몸 때문에 자존감이 극도로 낮았으니까요. 하지만 해머던지기를 시작하고부터 승리와 메달들을 통해 자존감을 만들어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그건 아주 불안정한 자존감이었습니다. 스포츠에서 항상 좋은 결과만 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니까요.”

좋은 결과를 기반으로 내 자신을 만들었습니다.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자 혼란에 빠졌죠.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는 나는 무엇인가?

나쁜 성적은 찾아왔습니다.

그것도 2012 런던 올림픽 같은 가장 큰 무대에서 찾아왔죠. 세 번의 파울로 기록 0, 최하위.

“런던 올림픽은 저에게 엄청난 영향을 줬습니다. 제 안에서 지진이 난 것과도 같았고, 저는 왜 그런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좋지 못한 성적때문에 슬픈 것은 당연했지만, 그 실망감이 왜 제 자신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지는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좋은 성적만을 기반으로 내 자신과 내 자부심을 만들어왔기 때문이란 것을 깨닫기 전까지는 혼란스러웠습니다.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는 나는 누구인가?”

그러나, 제니는 풀죽어 있지만은 않았습니다.

다시 한 번 스스로 자기 자신을 구해내야 했고, 모든 노력을 스포츠에만 쏟지 않도록 생활 방식도 고쳐야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저에게 하나의 큰 교훈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더 건강해질 수 있었어요. 해머던지기는 제 열정과 커리어일 뿐, 성적의 좋고 나쁨으로 내가 누구냐가 정의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선수로서의 삶이 여자로서의 저를 정의하지는 않으니까요. 이렇게 스포츠인 제니와 여성 제니를 조화시켜갔습니다. 수 년동안 던지기에만 집중해왔고, 해머던지기를 할 때는 모든 것이 괜찮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제 자신을 오랫동안 외면하고 있었던 겁니다. 최근까지요.”

해머던지기를 통해 저는 제 몸을 용서하기 시작했습니다.

용서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수 년이 더 흘러야 했어요

최고의 제니

이런 방법으로 제니는 최고의 모습을 찾았습니다.

“용서할 것은 아무것도 없고, 있는 그대로가 바로 나라는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수 년의 시간이 더 흘러야 했습니다. 내 몸을 스스로 볼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지금은 몸무게를 줄이고 있습니다. 이제 36살이고 관절에 무리를 주면 안되니까요. 말하자면, 지금은 좋은 느낌을 받기 위해, 그리고 도전을 위해 운동합니다. 올림피언이라 해도 몸무게가 그렇게 건강한 수준이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최고의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체적으로뿐만 아니라 내면도 건강하도록. 그리고 제 자신을 정말로 사랑하려 합니다. 이게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성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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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y es el Día Internacional Contra el Bullying 🙅🏼‍♀️ • A veces ser diferente es difícil, pero esa diferencia te puede hacer extraordinaria! • Tarde 15 años en empezar a contar el bullying que padecí en el colegio. Para mi compartirlo fue hacer catarsis... fue empezar a soltar y a superar. • Más que medirme la espalda con regla o prenderme fuego un zapato... el mayor daño me lo hicieron con sus palabras porque yo las creía ciertas. Sentía que tenían razón en lo que me decían y entonces en el fondo, sentía que merecía lo que me estaban diciendo. Eso más la vergüenza hizo que no le contara a nadie lo que me estaba pasando. Así funciona el bullying, te hace sentir solo. 🙇🏼‍♀️ • Los chicos tienen que entender que nuestras palabras pesan, impactan y lastiman si no somos cuidadosos con ellas. Y eso lo aprenden con el buen ejemplo. 🙏🏼 • Voy a regalar 5 copias de El Martillo Volador y Otros Cuentos. 📚 Para participar sólo tienen que dejarle abajo en los comentarios 👇🏼 un mensaje lindo a otra persona que quieren o admiran (no a mi 😜) y etiquetar a esa persona para que le llegue un poco de amor hoy! ❤️ Miércoles 6 de Mayo voy a elegir 5 ganadores! Así de simple! • #masamorporfavor #bastadebully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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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 모델

개인적인 경험들을 통해 제니는 어린이를 위한 책을 쓰고 집단 괴롭힘에 대해 강연을 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돕는다는 것은 저에겐 감동을 주는 일입니다. 저처럼 고립된 느낌을 받으며 고통받는 소녀들은 많습니다. 그리고 이런 부정적인 마음가짐으로는 계속 부정적인 판단만을 내리게 되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나서서 이야기해야 하는 겁니다. 그냥 사회는 끔찍해 하고 넘어가버리면 쉽겠죠. 사회의 시선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변화를 일으키려고 노력하는 일은 정말 어렵습니다. 저는 책과 강연을 통해 이런 변화를 만드는데 기여하려 하고 있어요.”

15살 시절의 제니는 필요했지만 받아보지 못한 메시지들입니다. “지금이라도 이야기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15살의 제니는 제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습니다. 특히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부분이요. 내 인생을 혐오하며 보낸 그 모든 시간들은 낭비된 시간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사랑해야만 하고, 우리가 가진 불안정성과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나 자신에게 솔직해야 하고 자신을 사랑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쟁취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자기 몸을 싫어 하는 문제부터 시작해야죠. 부정적인 사고부터 고쳐 나가려 노력해야 합니다.”

제 인생을 혐오하며 보낸 그 모든 시간들은 낭비된 시간입니다.

사실 그녀가 하고 있는 해머던지기는 자기 인생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엄청나게 무거운, 그리고 불확실성과 부담감까지 더해져 더욱 무거운 뭔가를 들고, 그것을 가능한 한 멀리 던진다.

“네, 상당히 아이러니하죠. 인생 내내 내 몸에 대한 심적 장애를 겪어왔지만 그 몸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커리어를 골랐다는 사실이요. 모든 것을 멀리 던져버린다는 비유는 당연히 멋졌습니다. 해머만이 아니라 기대와 부담감, 나쁜 버릇들까지…제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해머는 충분히 멀리 날아가주지 않았습니다. 기대감이나 비난의 무게에 짓눌렸기 때문에요. 지금은 어른이 되었고,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더 자유로울수록 해머도 더 멀리 날아간다는 사실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