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온 리드, 과거를 이겨내고 올림픽 영광을 향해 달린다

동메달을 딴 북아일랜드의 리온 리드. 육상 남자 200m 시상식에서. 2018 골드코스트 영연방 경기대회.
동메달을 딴 북아일랜드의 리온 리드. 육상 남자 200m 시상식에서. 2018 골드코스트 영연방 경기대회.

약물 남용과 범죄에 둘러 쌓인 어린 시절을 보냈던 리온 리드는 이제 자신만의 운명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도쿄 2020은 200m 스프린터, 리온 리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어린 시절의 삶과 우사인 볼트와의 훈련, 그리고 북아일랜드에서 28년만에 처음 나온 육상 메달리스트가 된 느낌을 들어봤습니다. 

리온 리드의 이야기를 처음 들어본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의 삶이 지금과는 다른 길로 쉽게 접어들 수 있었겠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잉글랜드의 웨스트컨트리에서 약물중독자 어머니의 손에 자라난 리드는 이후 14곳의 양부모 가정을 거쳐가며 자기 자신에게 의존하는 방법을 배워 나가게 됩니다.

“초등학교 때는 학교에 가고 싶다면 스스로 일어나야 했습니다.”

“그리고 학교까지 알아서 가야만 했죠. 아주 가끔은 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엄마가 집에 있고, 버스비까지 줄 때요. 버스비를 달라고 엄마와 다퉈야 했습니다. 단지 학교에 가기 위해서요.”

집에서 리드는 약물 중독자들에게 둘러 쌓여 살았습니다. 리드의 아래층에 사람들은 대마초와 헤로인을 자주 사용했죠. 리드는 그게 “저에겐 그냥 일상이었습니다.”라고 설명합니다.

리드와 그의 형은 곧 사회복지 서비스의 도움을 받게 되었지만, 그것도 양부모 가정들을 여러 곳 거쳐갔을 뿐 한 곳에 오래 남아 정착할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제가 기억해낼 수 있는 가장 어린 시절의 입니다. 형은 항상 문제를 일으켰어요. 따라서 형이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달려 있었습니다. 양부모들이 형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느냐의 문제. 왜냐면 사회복지 서비스에서는 항상 두 형제를 함께 묶어두려고 하니까요.”

리드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디선가 들어 본 실패 이야기 같다는 생각도 들 겁니다. 앞으로의 인생이 어떻게 될지는 더 들어볼 필요도 없이 알 것 같은 생각이요.

그러나, 그런 생각들은 다 틀렸습니다. 리온 리드는 현재 세계 정상급 스프린터 중 한 명으로 올림픽 출전을 눈앞에 두고 있으니까요.

그와 이야기를 나눠보면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 처했더라도 이것 말고 다른 결과는 나올 수 없었다는 사실을요.

저와는 결국 단짝 친구가 되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형제입니다.

정착

자신을 완전히 입양하게 되는 양어머니와 리드가 만나게 된 이야기는 지금까지 리드가 살아온 삶 만큼이나 독특했습니다.

“축구를 하다가 한 녀석과 싸움까지 가게 된 적이 있습니다. 우리 두 사람은 아무런 이유 없이 서로를 싫어했어요.”

“싸움은 계속되었고, 그 녀석은 점심시간에도 저를 또 찾아왔습니다. 저는 ‘오케이, 2라운드냐!’ 였어요.”

“그런데 그냥 축구를 하자고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결국 그 녀석은 저와 단짝 친구가 되었어요…그리고 지금은 형제입니다.”

매 주말마다 리드는 이 새로운 단짝 친구, 라이언의 집을 찾아갔고, 곧 가족의 일원같은 느낌까지 받게 됩니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어요.”

결국, 리드는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찾게 되었고, 라이언의 어머니 클레어는 리드를 입양했습니다. 리드가 꿈을 쫓기 위해 필요했던 지원과 기반은 이렇게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육상 훈련에 리드를 데려가고, 리드의 입양을 공식화하기 위한 수 년간의 서류 작업을 견뎌낸 것도 양어머니 클레어였습니다. 그리고 웩스포드 출신인 어머니 때문에 내년 올림픽에서 리드가 대표하고 싶은 나라, 아일랜드로의 연결점도 생겨나게 됩니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 같은 느낌이었어요

문자 그대로 훈련은 단 몇 달뿐이었습니다.

불타오르는 재능

리드는 육상 선수가 될 생각은 별로 없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올림픽 출전에 대한 꿈을 꿔온 것도 아니었고, 우상으로 삼은 운동 선수도 없을 정도였죠.

그냥 빨랐을 뿐입니다. 그것도 아주 빨랐어요.

육상을 시작한지 몇 주 만에 리드는 훈련 루틴이 지루해졌고, 대회와 경주를 원했지만 코치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코치는 ‘너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였습니다. 저는 ‘아니, 할 수 있어요!’ 했죠. 결국 이렇게 되었습니다. “좋아. 그럼 실제로 한 번 보여줘봐.”

“그렇게 경기에 나갔습니다. 그리고 제가 남서부(잉글랜드) 넘버 원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죠. 거기서부터 완전히 떠올랐습니다.”

정말로 완전히 떠올랐습니다.

단 8개월 후에 리온 리드는 유럽 유스 올림픽 페스티벌에서 영국 대표로 뛰었고, 100m와 4x1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차지했습니다.

그 때의 경험에 대해 리드는 “놀라웠습니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 같은 느낌이었어요. 문자 그대로 훈련은 단 몇 달만 뿐이었습니다.” 라고 말합니다.

성공의 길이 시작된 것입니다.

전설들과 함께하다

다들 혜성처럼 정상에 올라간 리온 리드가 그 자리가 주는 무게와 삶의 변화에 압도당할 것이라 생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리드는 그 모든 것을 아무런 문제없이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역대 최고의 육상 선수라고도 불릴 수 있는 인물, 우사인 볼트와의 훈련마저도요.

“자메이카에 갔었습니다. 저는 어린 그룹에 속해 있었고 그는 성인 그룹에 있었어요. 요한 블레이크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워렌 위어도 있었어요. 당연히 정말 좋았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저는 육상에서 그리 큰 존재가 아니었기에 ‘놀라운데’보다는 ‘오 멋지다’ 정도에 그쳤습니다.”

전설들과 함께하는 훈련의 경험이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된 것은 수년 후, 리드가 세계 기록 보유자 볼트와 같은 종목에서 경쟁하는 선수가 되고 나서의 일입니다.

“지금와서 보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일이었습니다. 그 당시(17살 때)에는 별로 생각하지도 않았던 순간이지만 지금, ‘야, 내가 위대한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었잖아!’ 같은 느낌이에요.”

최근에 리드는 또다른 세계 기록 보유자와 함께하는 훈련을 경험했습니다. 2020년 초, 400m의 제왕 웨이드 반 니커크가 남아프리카에 있는 자신의 훈련 캠프에 리드를 초대했었죠.

“그곳에 가 있는 동안 저를 정말 보살펴 줬습니다. 저를 부모님 집에도 데려갔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만났어요.”

“그냥 ‘훈련하러 온 또 한 사람’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마치 ‘내 사람들과 함께하자’ 같았어요.”

하지만 세계 최고의 러너들과 함께 오랫동안 훈련을 해온 리드는 이런 훈련 경험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귀중한 가르침은 신체 훈련에 대한 조언보다는 러닝의 정신적인 측면이라고 믿습니다.

“작은 부분들입니다. 웨이드에게는…곡선 주로를 정말 잘 달리는 선수죠. 정말 깔끔하고 효율적입니다. 저는 그러지 못해요.”

“그래서 ‘어떻게 그렇게 달리죠?’ 처럼 묻기 보다는 그 순간의 느낌이 어떤지, 정신적으로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알려고 합니다. 그냥 테크닉만 따라하는 것보다는 그 느낌을 찾으려고 시도해 봐야 하니까요.”

역사를 만들다

리온 리드는 자신만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아일랜드로 대표팀을 옮겼고(올림픽에 출전하게 되면 아일랜드 대표팀으로 달리게 되지만, 영연방 경기대회에서는 북아일랜드 대표로 출전했습니다.) 2018 영연방 경기대회에서 남자 200m 동메달을 차지했습니다. 잉글랜드의 자넬 휴스가 실격되며 한 계단 올라갈 수 있었죠.

이것은 북아일랜드 선수가 28년만에 처음으로 따낸 국제 대회 육상 메달이기도 했습니다.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진짜야? 아니지?’ 했어요. 하지만 결국에는 메달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제 도쿄 올림픽을 기다리고 있는 리드는 자신의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회 연기 때문에 발전할 시간이 늘어서 낙관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말하죠.

리드는 “지금 200미터는 다들 컨디션이 정말 좋습니다. 사실 짜증나요.” 라고 농담조로 말합니다.

“작년 유럽 선수권 결승에서 6위를 했습니다. 그런데 제 기록은 2011년과 2013년 대회였다면 1위를 했을 정도의 기록이었어요.”

“따라서 올림픽이 연기가 되든 2년 뒤에 열리든 상관 없이 모든 선수들은 완벽한 모습을 보일 겁니다. 지금 다들 최고의 컨디션에 올라 있으니까요.”

북아일랜드의 리온 리드와 나이지리아의 엠마누엘 아로올로. 2018 골드코스트 영연방 경기대회 남자 200m 조별 예선에서. Photo by Ryan Pierse/Getty Images)
북아일랜드의 리온 리드와 나이지리아의 엠마누엘 아로올로. 2018 골드코스트 영연방 경기대회 남자 200m 조별 예선에서. Photo by Ryan Pierse/Getty Images)
2018 Getty Images

유니폼이 꼭 맞아야…

올림픽이 약 1년여 남아 있기 때문에, 리온 리드는 도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지에 대해 마음껏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결승에서는 뭐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결승에는 8명이 있고, 여기서 3명만이 메달을 가져갈 수 있어요. 뭐, 확률 측면에서는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공을 위해서는 아주 작은 디테일까지 완벽해져야 합니다. 2018 영연방 경기대회에서 첫 성인 무대 메달을 따냈을 때와 마찬가지로요.

“저는 장비에 많은 신경을 씁니다. 북아일랜드가 처음으로 장비를 나눠줬을 때,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나는 몸에 딱 맞는 조끼가 필요한데…’ 했습니다. 그러자 대표팀은 저에게 이 조끼를 만들어줬어요. 엄청났습니다. 꼭 맞았어요.”

“그걸 입으면 내 피부로 자신감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자신감이 생기면 문자 그대로 세상과 한 번 붙어보자는 느낌이 들어요.”

“뭐, 제가 한 일도 그거죠.”

운명은 스스로 만든다

시작은 힘들었지만 리온 리드는 자신의 인생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성공 이야기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 중 상당수는 자기 스스로가 만들어낸 일이죠. 그가 가진 정신력을 보면 성공 이외의 다른 길은 있을 수 없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인생 내내 보여준 의지를 바탕으로, 리드는 이제 자신을 올림피언이라 부를 수 있는 위치까지 단 몇 분의 1초만 남겨 두고 있습니다.

그를 계속해서 다음 도전과 맞서게 하는 원동력은 바로 이런 가능성이죠.

“올림피언은 최고 중 하나, 엘리트 선수의 위치에 올라갔다는 의미입니다. 언젠가 내가 원하는 만큼의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 날이 찾아오더라도 그 자리는 변하지 않아요. 여전히 올림피언이고, 아무도 그것을 빼앗아갈 수 없습니다.”

내년 도쿄 올림픽에서 아일랜드의 리드에게 올림픽 영광이 찾아오게 될까요? 그 답은 아직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진정한 올림픽 이야기의 한 장을 장식할 수 있는 이야기가 나와 줄 것이란 사실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