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남자 탁구의 쿠라시마 요스케 감독: ‘열쇠는 복식’

일본 남자 탁구 대표팀을 이끄는 쿠라시마 요스케 감독
일본 남자 탁구 대표팀을 이끄는 쿠라시마 요스케 감독

일본 남자 탁구 대표팀의 쿠라시마 요스케 감독은 혼합 복식에서의 승리로 일본의 도쿄 2020 연승 행진을 시작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일본 탁구의 에이스 하리모토 토모카즈, 일본 최초의 올림픽 단식 동메달리스트 미즈타니 준, 단체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니와 코키가 포함된 일본 남자 탁구 대표팀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팀을 지휘하고 있는 것은 쿠라시마 요스케 감독으로, 런던 2012부터 팀을 맡았고 리우 2016에서는 미즈타니의 메달 획득을 도왔던 인물입니다.

도쿄 2020은 쿠라시마 감독을 만나 이 세 선수들의 강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도쿄 2020 메달 획득의 열쇠는 무엇이라 보는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국제 대회의 재개

국제 대회들이 다시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느낌은 어떤가요?

정말 기쁩니다. 저의 지도 방식은 선수들이 대회를 통해 경험을 쌓고, 경기를 되돌아본 뒤 약점을 보완해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이 주를 이룹니다. 지금까지 많은 선수들을 이런 루틴에 기반해 가르쳐왔어요. 하리모토를 예로 들자면, 먼저 국제 대회가 어떤 것인지를 직접 느끼게 해줘야 했습니다. 세계 무대에서 이기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뭔가를 가르치기에는 나이가 어렸으니까요. 이번 11월에는 월드컵과 ITTF 파이널이 예정되어 있고, 자가격리 규정과 이동 제한 조치를 지켜야 하지만 선수들은 최소한 큰 대회에 출전하고 그 분위기를 느끼는 즐거움은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탁구계가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해서 흥분됩니다.

확산 방지 조치 속에서의 훈련 캠프 운영은 정말 힘든 일이었을 것 같습니다.

일본 대표팀의 훈련 캠프는 긴급 사태 선언이 있기 전인 지난 4월 4일에 중단되었습니다. 그리고 6월에 3주간 훈련을 재개했고, 그 이후 선수들을 소속팀으로 2주간 보낸 뒤 다시 대표팀 캠프로 불렀습니다. 이 사이클을 지금까지 다섯 번 반복해 왔어요. 대표팀 훈련장에서 선수들은 항상 훈련장 내에 머물러야 하고, 훈련장과 부대 시설에서는 감염 방지를 위한 아주 세심한 관리가 이뤄집니다. 지금은 선수들도 이런 새로운 훈련 캠프 스타일에 완전히 적응했어요. 하지만 선수들이 거리두기를 할 수 없는 복식 경기에서는 특히 주의합니다. 참가할 큰 대회가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강도높은 훈련을 할지 망설여졌어요. 하지만 일본 대표팀이 테크닉과 스피드에 더해 피지컬적인 측면에서도 유럽과 한국, 중국의 강자들과 동등해질 필요가 있기 때문에, 대회 재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피지컬 강화에 좀 더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했습니다.

하리모토, 니와, 미즈타니의 강점

일본 대표팀 선수들이 가진 강점에 대해, 그리고 더 발전시키려고 하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해 주실 수 있나요?

하리모토 토모카즈

리우 2016이 막을 내렸을 때, 저는 도쿄 2020을 목표로 하리모토를 발전시켜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라서 하리모토가 중학교 1학년생으로 JOC 엘리트 아카데미 프로그램에 들어왔을 때 대표팀의 최연소 선수로 그를 데려왔습니다. 그 이후 엄청난 발전을 해냈고, 지금은 도쿄 2020에 준비되어 있습니다. 하리모토의 강점은 월드클래스 백핸드 샷과 빠른 경기 운영, 빠른 공격에 있습니다. 상대가 자신의 스타일에 대해 생각할 시간도 주지 않는 빠른 공격은 하리모토의 독특한 경기 스타일이죠. 그러나, 세계 무대에서 승리하고 세계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강력한 백핸드와 스피드 이상의 것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지금은 모든 테크닉을 발전시켜 궁극의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본 대표팀의 스타로서 하리모토가 가진 목표는 도쿄 2020에서 단식과 복식의 모든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입니다.

궁극의 올라운드 플레이어를 목표로 하는 하리모토 토모카즈
궁극의 올라운드 플레이어를 목표로 하는 하리모토 토모카즈

니와 코키

도쿄 2020은 니와의 세 번째 올림픽이 됩니다. 2016 리우에서는 단식에서 8강까지 올라갔고, 단체전에서는 중요한 복식 경기를 승리로 이끌며 메달 획득에 큰 공헌을 했습니다. 니와는 풍부한 경험으로 터득한 깊은 지식을 소유한 선수로, 도쿄 2020을 선수 생활의 마지막 무대로 장식할 것이라 예상됩니다. 니와의 플레이 스타일 역시 서브 직후에 이어지는 빠른 공격으로, 백핸드 드라이브 기술인 치키타 리시브 다음에 곧바로 이어지는 공격은 그의 교묘한 경기 운영 전술 중 하나입니다. 작은 체구로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기 위해 니와는 다양한 기술들을 익혔고, 측면 회전이 크게 걸리는 컷 블록은 공의 회전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기술이기도 합니다. 이런 기술들을 토대로 니와는 아무나 흉내낼 수 없는, 일반적인 탁구 스타일을 거스르는 특이한 경기 방식으로 상대를 흔듭니다. 제가 볼 때는 이전 올림픽들에서 이룬 성과들을 넘어서는 결과를 도쿄에서 만들어 낼 것이라 생각됩니다.

따라할 수 없는 독특한 플레이스타일로 상대를 흔드는 니와 코키
따라할 수 없는 독특한 플레이스타일로 상대를 흔드는 니와 코키
(c)ITTF

미즈타니 준

30세가 넘은 미즈타니는 현재 전성기에 올라 있습니다. 역시 도쿄 2020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겠다는 각오를 가진 선수죠. 경험 많은 선수가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야만 합니다. 수많은 새로운 기술들로 무장한 어린 선수들이 계속해서 따라오기 때문에요. 미즈타니는 노련한 선수이고, 세계 무대에서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공을 치는 방식이 놀라우며 스탭과 연계한 뛰어난 포핸드 공격을 실행할 수 있는 선수라고 할 수 있어요. 탁구에서 서브는 “첫 번째 공격”이며 미즈타니는 뛰어난 서브 기술들을 통해 상대를 압도하고, 랠리에서 우위를 점하는 능력 역시 가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다양한 기술과 풍부한 경험을 가진 올라운드 플레이어인 동시에 위기 상황을 다루는 능력도 뛰어납니다. 도쿄 2020에서는 정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겠지만, 저는 미즈타니가 이런 환경 속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로 발휘해낼 수 있는 선수라고 자신합니다.

2016 리우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동메달리스트, 미즈타니 준. (Photo by Lars Baron/Getty Images)
2016 리우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동메달리스트, 미즈타니 준. (Photo by Lars Baron/Getty Images)
2016 Getty Images

도쿄 2020 무대에서 무엇이 경쟁의 열쇠가 될까요?

리우 2016에서는 전반기의 메달 획득 여부에 따라 후반기에 탄력을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갈리는 일정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리우 2016에서는 단식 경기가 먼저 열렸고, 부담감 때문에 미즈타니는 최고의 경기를 펼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동메달을 따낼 수 있었어요. 세계 대회 단식 메달 획득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이후부터 미즈타니는 단체전에서 대단한 경기력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그 정도로 완벽한 컨디션의 미즈타니는 본 적이 없을 정도였어요. 도쿄 2020에서는 혼합 복식 경기가 먼저 치러집니다. 따라서 이토 미마와 미즈타니가 가장 먼저 무대에 서게 되죠. 메달, 심지어 금메달까지도 우리가 닿을 수 있는 곳에 있습니다. 열쇠는 우리가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따며 시작할 수 있느냐입니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남은 경기들에서 대표팀은 추진력을 얻게 되니까요.

도쿄 2020 탁구 혼합 복식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하는 미즈타니-이토 복식조
도쿄 2020 탁구 혼합 복식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하는 미즈타니-이토 복식조
(c)ITTF

미즈타니와 이토는 혼합 복식에서 정말 기대되는 선수입니다. 그렇지 않나요?

이토는 전례 없는 선수입니다. 상상을 초월한 플레이를 펼쳐요. 혼합복식 경기는 보통 여자 선수가 랠리를 끌고, 남자 선수가 공격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이토는 스스로 주도권을 잡고 공격을 할 수 있고, 상대 남자 선수를 압도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경기 중에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는 측면에서도 뛰어납니다. 한편, 미즈타니는 궁극의 안정성으로 무장했고 이토의 공격적인 플레이를 뒷받침해 줍니다. 저는 항상 이 두사람이 최고의 복식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왔지만, 그걸 시험해 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도쿄 2020 대회가 혼합 복식 종목이 추가되는 첫 대회이기 때문에 두 사람에게 기회는 완벽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었어요. 두 사람 다 시즈오카 현 출신이고, 마음도 맞으며 이토는 나이가 더 많은 미즈타니에게도 거침없이 자기 의견을 말합니다. 따라서 두 사람은 팀으로서의 소통과 선수로서의 조화 모두에서 최고의 한 쌍이라 할 수 있어요.

단체전은 어떤가요?

일본은 세계 팀 랭킹 3위에 올라 있습니다. 만약 랭킹을 2위까지 끌어올리고 2번 시드를 받을 수 있게 된다면 결승전에 올라갈 때까지 중국을 피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메달 가능성이 높아지죠. 단체전의 열쇠는 복식이 될 것입니다. 리우 2016에서 우리는 메달 획득을 위해 세 번째 경기, 복식에 중점을 뒀습니다. 도쿄 2020에서는 복식이 첫 번째 경기가 됩니다. 복식 경기 다음에 에이스 선수들이 등장하게 되죠. [주: 규정상 두 번째 단식 경기는 반드시 복식에서 뛰지 않은 선수가 출전해야 합니다. 따라서, 두 번째 경기에 나서는 단식 선수가 단체전의 단식 두 경기를 모두 소화해야 합니다.]

단식 두 번째 경기는 에이스 선수들의 대결이 될 것이며 양팀 선수들 모두 엄청난 부담감을 안고 플레이하게 됩니다. 만약 우리가 1경기 복식과 2경기 단식을 모두 지게 된다면 상황은 절망적이 되겠죠. 그렇기 때문에 최고의 복식조를 투입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만약 하리모토가 단식 에이스로 출전한다면 둘 다 왼손잡이인 니와와 미즈타니가 복식조를 이루게 됩니다. 왼손잡이 복식조는 불리하다는 말이 있지만, 상대의 시점에서 이 조합은 다루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자주 볼 수 있는 조합이 아니니까요. 요점은 왼손잡이 복식조로 경기하느냐, 아니면 전통적인 복식조를 내느냐입니다. 복식만 먼저 따낸다면, 중국을 제외하고는 일본이 역전패 당하는 일은 쉽게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이 일본의 가장 큰 경쟁자인가요? 중국에 대한 생각은?

탁구는 중국의 국기입니다. 일본에 뛰어난 유도 선수가 많은 것처럼 중국 탁구 선수들은 정말 강하죠. 하지만 최근 일본에서도 하리모토와 다른 젊은 선수들이 떠오르기 시작했고, 국제 대회의 단식과 복식에서 승리를 거둬가며 중국의 독주를 점점 더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올림픽에서는 중국이 완전한 준비를 마치고 나올 것입니다. 그 어떤 약점도 보이지 않는 완전한 올라운드 스타일을 구사하면서요. 일본은 속도와 기술 측면에서 지난 10년간 세계 정상급 레벨을 유지해 왔습니다. 하지만 중국을 꺾기 위해서는 샷 하나 하나의 질을 높일 필요가 있어요. 이것을 해낼 수 있다면, 우리가 중국을 따라잡고, 넘어서는 날도 오게 될 것입니다. 단체전에서는 세 경기를 이겨야 하기 때문에, 단식과 혼합복식 종목에서 메달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동기 부여

올림픽 기대주들을 지도하는데 있어서 가장 초점을 맞추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중요한 것은 동기 부여입니다. 재능 있는 선수들은 경험 부족과 미래의 불확실성, 그리고 목표 설정과 스타일 확립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다고 다들 이야기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불안감을 떨쳐버리고 고난을 이겨낼 수 있도록 만들어내는 일입니다. 마음 깊숙이 감명을 주지 않는 한, 이런 선수들은 앞으로 나아가지 않아요. 하리모토를 예로 들어 봅시다. 2016년 도쿄 체육관에서 열린 재팬 오픈에 참가하기 위해 버스에서 내렸을 때, 저는 건설중인 일본 국립 경기장을 가리키며 하리모토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저기서 뭐가 열리는지 알아?” 그는 “도쿄 2020 대회요” 라고 답했어요. 그러자 저는 다시 물었습니다. “저기서 뛰어보고 싶어?” 하리모토는 “네” 라고 답했고, 저는 이런 말을 해줬습니다. “토모카즈, 열심히 하면 저기서 뛸 수 있어.” 이런 이유입니다. 선수들의 미래를 상상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느냐를 확실한 말로 이야기해 주는 것이 중요해요. 감독으로서 제 발언이 무게감을 가진 다는 것과 내가 말한 것에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이런 방법을 쓰는 것입니다.

리우 2016에서는 선수 개개인들에게 메달을 목표로 하라는 의욕을 불어넣어줄 수 있었습니다. 남자 선수들이 올림픽 메달을 따낸 적은 그때까지 한 번도 없었지만 대회 전과 후에 그런 의욕을 심어줄 수 있었고, 그것은 성공으로 이어졌습니다. 저는 언제나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고, 의욕을 심어주며 탁구 선수로서의 의식을 더 넓혀주려 합니다.

(c)ITTF

임기응변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나요?

선수들이 지도자의 지시만 따르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탁구 경기에서 코치들이 벤치에 앉아 있지만 경기 중에는 모든 것이 선수들의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경기의 흐름은 계속해서 달라지기 때문에 선수들은 지난 일을 잊고 닥쳐오는 모든 종류의 문제를 풀어가야 해요. 또한, 랠리 중에는 공이 어떤 회전을 할 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하고 리턴 샷을 어떻게 칠지 1초도 안되는 시간 안에 판단해야 합니다. 공을 어떻게 칠지, 전술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경기의 페이스를 어떻게 바꿀지는 정말 중요한 요소들입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마음가짐을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수많은 즉흥 훈련들을 진행하고, 여기서 선수들은 자기가 가진 문제에 맞춘 자신만의 훈련 과제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꼭 필요할 때만 조언을 해 주고, 계속 지거나 의기소침한 선수가 있을 때만 이야기를 나눕니다. 선수들과 이상적인 거리를 두려 노력하죠.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이를 통해 선수들은 사회적, 인간적인 기술 역시 배워 나간다고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도쿄 2020 대회에 대한 포부를 이야기해 주세요.

탁구는 평생 즐길 수 있는 스포츠며 나이나 성별에 상관없이 누구든 할 수 있습니다. 도쿄 2020에서 사람들이 우리의 경기를 보고 탁구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정말 바라고 있어요. 도쿄 2020에서 우리는 리우 2016보다 더 좋은 성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제가 희망하는 것은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도 탁구에 대한 관심이 쭉 이어지도록 만들 수 있는, 멋진 경기를 보여 주는 것입니다. 올림픽에서 탁구를 통해 꿈을 전해주고, 감동적인 경험을 선사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c)ITT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