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골프, 올림픽 본선 출전 ‘4명’ 누가 될까

리우 데 자네이루, 브라질 - 2016 리우 올림픽 여자 골프. 18번 홀에서 벙커샷 중인 박인비. (Photo by Scott Halleran/Getty Images)
리우 데 자네이루, 브라질 - 2016 리우 올림픽 여자 골프. 18번 홀에서 벙커샷 중인 박인비. (Photo by Scott Halleran/Getty Images)

올림픽 골프 종목에서는 기본적으로 국가마다 남녀 2명씩 총 4명에게 본선 출전 자격이 주어지지만, 세계랭킹 상위권에 같은 국적 선수들이 여러 명 포함되어 있는 경우에는 더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습니다. WWGR 15위 이내에 무려 7명이 포진하고 있는 한국 여자 골프가 대표적인 예시로, 그 중에서도 상위 4명만이 도쿄로 향할 수 있습니다. 내년 6월 말까지 랭킹포인트 합산 기간이 연장된 만큼, 본선행 티켓을 둘러싼 경쟁도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되었습니다. 

도쿄 2020은 골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복귀한 이후 두 번째로 치러질 대회입니다.

특히 여자 개인전의 경우 1900년 파리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진행된 이후 리우 2016까지 100년을 훌쩍 넘기는 시간 동안 올림픽에서 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오랜 세월 끝에 마침내 부활한 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최대 4장의 본선 출전권을 모두 확보한 나라는 한국뿐이었습니다. 더욱이 박인비가 금메달까지 차지하며 자타공인 세계 최강다운 한국 여자 골프의 위력을 여실히 드러내 보였습니다.

리우 2016과 마찬가지로, 도쿄 2020에서도 골프 종목 본선 출전 자격은 국가당 남녀 각 2명으로 제한됩니다.

하지만 남자의 경우 OGR, 여자의 경우 WWGR 상위권에 같은 국적 선수들이 2명 이상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포인트 합산 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15위 이내에 포함되어 있다면 한 국가에서 남녀 각각 최대 4명까지 올림픽 본선에 출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리우 2016 당시 한국에서는 박인비, 김세영, 양희영, 전인지까지 4명의 선수가 본선에 나설 수 있었던 것입니다.

도쿄 2020이 기존 일정대로 진행되었다면 여자 골프에서는 이번에도 4명의 한국 선수들을 보게 될 가능성이 높았지만, COVID-19로 인해 예상과는 다른 상황이 펼쳐지게 되었습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 6월 말까지 합산된 포인트를 토대로 WWGR 순위가 결정되고 올림픽 출전권이 배분되었겠지만, 대회가 1년 연기되면서 포인트 합산 기간도 내년 6월 28일까지로 연장되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지난 2월 LPGA의 투어 중단 결정 이후 WWGR도 포인트 집계를 멈추면서 순위도 몇 개월간 동결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5월부터 KLPGA 등 일부 대회가 서서히 진행됐고, 7월에는 LPGA 투어도 재개를 알리면서 WWGR에서도 랭킹 산정을 두고 임시 수정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대회 참가 여부와 결과에 따라 선수마다 개별적으로 포인트를 집계함으로써 가능한 공정하게 랭킹을 산정하겠다는 것입니다. 즉 대회에 참가한 선수의 경우 경기 결과에 따라 랭킹포인트(weighted pts), 평균 포인트(average pts), 대회 참가 수(events)가 변하는 한편,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선수는 세 영역에서 변화 없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하지만 랭킹은 대회 참가 여부와 관계 없이 모든 선수들에게 변동이 생길 수 있습니다.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의 포인트가 조정되면서 순위에도 상대적으로 영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임시 수정 방안은 COVID-19 이후 처음으로 재개한 KLPGA 투어의 시작일(5월 11일)부터 소급 적용되기 시작했으며, 기존 방식으로 복귀하는 시점에 대해 지속적으로 확인 및 논의될 예정입니다.

9월 21일 기준 WWGR 15위 이내에 포함되어 있는 한국 선수는 모두 7명으로, 한국이 도쿄 2020에서도 최대 4장의 본선 출전권을 확보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간의 순위 경쟁에서 상위 4명에 들게 될 주인공이 누가 될지는 내년 6월까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WWGR이 중단된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면 고진영, 박성현, 김세영, 이정은에게 올림픽 본선 출전 자격이 주어졌겠지만, 현재 랭킹상으로는 이정은 대신 박인비에게 출전권이 돌아가게 됩니다.

한편 COVID-19 확산 이후 아직 아무 대회에도 참가한 경험이 없는 고진영이 한국 선수들 사이에서는 물론, 전체 WWGR에서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LPGA 투어가 재개되기는 했지만, 앞으로의 일정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COVID-19의 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당초 다음 달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도 취소되었습니다.

내년 올림픽까지의 여정 역시 불투명할 수밖에 없는 가운데, 한국 여자 골퍼들도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내딛고 있습니다. 박인비도 지난 달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공식 인터뷰를 통해 “모든 게 불확실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다음 주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데 내년 일은 장담할 수 없습니다. 단지 매주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림픽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정말 좋겠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비록 불확실하지만 도쿄 2020까지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 가운데, 내년 6월이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림픽 본선으로 향할 4명의 주인공도 가려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