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영, 도쿄까지 0.02초

카타르 도하, 2019년 9월 27일: 2019 IAAF 세계 육상 선수권 남자 100m 예선 라운드에 참가한 김국영. (Photo by Patrick Smith/Getty Images)
카타르 도하, 2019년 9월 27일: 2019 IAAF 세계 육상 선수권 남자 100m 예선 라운드에 참가한 김국영. (Photo by Patrick Smith/Getty Images)

한국에서 가장 빠른 남자, 김국영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제대 후 특별히 휴가도 갖지 않고 소속팀에 복귀한 김국영은 몸 상태를 회복하는 데 집중하며 다가오는 국내 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개인 최고 기록에서 0.02초를 앞당겨야 도쿄 2020 본선 출전이 가능한 상황에서 김국영이 두 번째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등장부터 화려했던 김국영은 부정할 수 없는 한국 육상계의 간판 선수입니다. 10년 전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남자 100m 한국신기록을 넘어서며 주목을 받았고, 이후로도 스스로의 기록을 수 차례 경신하며 명실공히 한국에서 가장 빠른 남자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김국영 등장 이전까지 한국기록은 1971년 하계유니버시아드에 출전했던 서말구의 10초34로, 2010년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나온 김국영의 기록은 무려 31년 만의 신기록이었습니다.

당시 예선에서 10초31로 이미 서말구를 넘어섰던 김국영은 이어진 준결선에서는 10초23로 하루만에 기록을 두 번이나 경신하는 진귀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한국기록 보유자 역시 김국영으로, 2017년 코리아오픈 국제육상대회 결선에서 쓴 10초07의 기록은 한국 남자 100m 역사상 최초로 10초10의 벽을 깨뜨린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따라올 자가 없는 김국영이지만, 세계 무대의 문턱을 넘기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육상 불모지로까지 불리는 한국에서의 대회와는 달리 국제 대회에서는 결선 진출 자체가 도전이었던 것입니다. 2017년 새롭게 작성한 한국신기록에 힘입어 출전했던 같은 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준결선 진출까지 성공했지만 결선에 들지 못했고, 2019년에는 예선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선수권대회에 앞서 치러진 리우 2016 역시 김국영에게는 쓰라린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10초16으로 당시 본인의 한국기록을 스스로 경신하며 리우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기준기록도 통과했지만 이듬해 리우에서는 예선 7위에 그치며 준결선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잉글랜드, 런던 – 2017년 8월 4일: 2017 IAAF 세계 육상 선수권 남자 100m 조별 예선에서.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케스톤 블레드먼과 대한민국의 김국영. (Photo by Alexander Hassenstein/Getty Images for IAAF)
잉글랜드, 런던 – 2017년 8월 4일: 2017 IAAF 세계 육상 선수권 남자 100m 조별 예선에서.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케스톤 블레드먼과 대한민국의 김국영. (Photo by Alexander Hassenstein/Getty Images for IAAF)
2017 Getty Images

이제 김국영은 첫 번째 올림픽에서의 아쉬움을 씻어내기 위한 큰 도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도쿄 2020 본선 진출을 위한 기준기록을 충족시키려면 김국영의 개인 최고기록이자 현재 한국기록인 10초07에서 0.02초를 앞당겨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올 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팬데믹은 김국영에게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결과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전역을 몇 개월 앞둔 가운데 COVID-19가 기승을 부린 탓에 국내외 각종 대회가 연기 및 취소되어 몸 상태를 온전히 유지할 수 없었지만, 마찬가지로 올림픽도 1년 미뤄지면서 본선 진출을 준비할 시간을 더 벌었기 때문입니다.

IAAF(국제육상경기연맹)은 지난 4월 도쿄 2020 예선 기간을 변경하기로 공식 발표했습니다.

기준기록의 경우 4월 6일부터 11월 30일까지의 기간을 제외, 2019년 5월 1일부터 2020년 4월 5일 사이의 기록 혹은 2020년 12월 1일부터 2021년 6월 29일 사이의 기록이 인정됩니다.

올해 7월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 및 KBS배 전국육상대회 이외에는 별다른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던 김국영은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컨디션을 끌어올려 이번 달부터 전국대학‧일반육상경기대회 등 국내 대회 일정을 소화할 계획입니다. 김국영은 군 복무도 마친 만큼 소속팀에서 본격적인 훈련을 진행하며 0.02초의 벽을 넘어서겠다는 의지를 굳게 다지고 있습니다.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김국영은 “국내 대회에서 10초03을 뛰고 1등하는 것보다 올림픽에서 10초02를 뛰고 예선을 통과하는 게 더 뜻깊을 것”이라며 올림픽에 대한 목표의식을 드러냈습니다.

김국영: “운동을 그만두고 돌아봤을 때 올림픽에서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고 할 수 있게끔 남은 1년의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