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메달리스트: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잉글랜드, 런던 – 8월 11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시상식. 동메달을 받은 대한민국 대표팀. (Photo by Julian Finney/Getty Images)
잉글랜드, 런던 – 8월 11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시상식. 동메달을 받은 대한민국 대표팀. (Photo by Julian Finney/Getty Images)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 대표팀은 다양한 종목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겨뤄왔습니다. 지구상 최대의 축제에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남다른 의미가 있지만,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메달까지 손에 넣을 수 있다면 더욱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한국을 대표해 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들의 활약상을 되돌아보는 이번 시리즈의 세 번째 순서는 2012 런던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남자 축구 대표팀입니다.

2012 런던 올림픽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도 국제 무대에서 겨룰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더욱이 런던 2012를 앞둔 U23 대표팀은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었고, 기성용‧구자철 등 유럽 무대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었던 만큼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었습니다.

런던 2012까지 7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쓴 한국 대표팀이었지만 역대 최고 성적은 8강 진출로 메달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대회를 앞두고 남자 축구 대표팀은 64년 전 런던 1948에서 사상 최초로 올림픽에 출전해 열악한 상황 가운데 8강 진출이라는 기적을 이뤘던 기억을 살려, 다시 한 번 런던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의지를 다졌습니다.

하지만 메달을 향한 한국 대표팀의 여정은 조별예선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한국은 멕시코, 스위스, 가봉과 함께 B조에 편성되어 절대적인 강자도 약자도 없는 죽음의 조에서 8강 진출을 두고 경쟁했습니다. 결국 조별예선에서 1승 2무를 거둬 8강에 오르기는 했지만, 조 2위였기 때문에 A조 1위이자 개최국인 영국과 준결승을 두고 맞대결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조별예선에서 공격력 부족으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한국이었지만 영국과의 8강전에서는 지동원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습니다. 그러나 결국 후반전에 동점골을 허용한 뒤 연장전까지 어느 쪽도 추가골을 기록하지 못하면서 승부차기로 준결승 진출팀이 가려지게 되었습니다. 이범영의 선방에 힘입어 4강에 오른 한국은 역대 최고 성적을 경신한 기세를 몰아 결승에 대한 의지를 다졌으나, 브라질에 완패하고 3‧4위전으로 향했습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국을 기다리고 있던 상대는 숙적 일본이었습니다. 3‧4위전에서 반드시 승리하고 동메달을 획득해야만 U23 대표팀 선수들이 병역특례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부담스러운 상대와 대결을 펼치게 된 것이었습니다. 경기는 킥오프 직후부터 한일전답게 치열한 양상으로 전개되었고, 양팀 선수들 모두 거친 파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상대적으로 우월한 체격조건을 토대로 일본을 압박하던 한국은 전반 37분 마침내 선제골을 터뜨렸습니다. 와일드카드로 선발되었지만 조별예선과 8강전, 4강전에서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박주영의 득점이었기 때문에 더욱 반가운 골이었습니다. 후반전에 터진 한국의 추가골에서도 박주영의 수훈이 빛났습니다. 박주영의 패스를 받은 구자철이 두 번째 득점을 터뜨리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던 것입니다. 일본은 두 골을 허용한 뒤 총공세에 나섰으나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경기가 종료되었고, 한국 선수들은 한일전 승리와 동메달에 더해 병역특례까지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그 이후

올림픽 대표팀은 만23세 이하의 젊은 선수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런던 2012 동메달의 주역들도 대회 이후 선수로서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더욱이 병역에 대한 고민까지 덜어내면서 더 넓은 무대로 진출해 활약한 선수들도 있었습니다.

기성용은 올림픽 직후 셀틱을 떠나 스완지시티 이적을 확정하며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했고, 잉글랜드‧스페인 등에서 활동하다가 지난 7월 고향팀 FC서울로 복귀해 K리그에서 뛰고 있습니다. 구자철은 아우크스부르크, 마인츠05 등 오랫동안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한 후 현재는 카타르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으며, 런던 2012 조별예선 도중 카디프시티 이적이 발표되었던 김보경은 유럽 무대에 잘 적응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씻고 현재는 K리그 최강팀 전북의 선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세 선수 외에도 박종우, 이범영, 남태희 등 올림픽 동메달에 공을 세웠던 다른 선수들도 국내외에서 선수 생활을 계속하고 있지만, 이제는 현역 활동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접어든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도쿄 2020에서 뒤를 이을 선수는?

그렇다면 2012년 U23 대표팀의 뒤를 이어 내년 도쿄에서 한국 남자 축구의 위상을 드높일 선수는 누가 있을까요? 그간 연령별 대표팀에서 꾸준히 활약한 선수들은 물론 새롭게 활력을 불어넣어줄 신예의 등장도 기다려집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대표팀과 같이 이번에도 도쿄에서 메달을 획득할 경우 병역특례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이동경, 원두재, 엄원상 등 현재 K리그에서 뛰면서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는 선수들의 각오는 더욱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파뿐만 아니라 이미 해외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강인, 정우영, 이승우 등도 도쿄 2020에서의 활약을 통해 소속팀에서 더욱 입지를 굳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여기에 송범근, 김진야, 오세훈 등 그동안 연령별 대표팀에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과 권창훈, 구성윤, 정승현과 같이 와일드카드 선발을 노리는 선수들이 더해진다면 8년 전 올림픽에서의 기억도 되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번 시즌 폭발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K리그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떠오른 송민규도 U23 대표팀의 새로운 얼굴로 활약할 전망이 점쳐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