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메달리스트: 1996 애틀랜타, 2000시드니 올림픽 남자 레슬링의 심권호

2000년 9월 26일: 2000 시드니 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54kg급 결승전에서 승리한 심권호. (Al Bello /Allsport)
2000년 9월 26일: 2000 시드니 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54kg급 결승전에서 승리한 심권호. (Al Bello /Allsport)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 대표팀은 다양한 종목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겨뤄왔습니다. 지구상 최대의 축제에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남다른 의미가 있지만,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메달까지 손에 넣을 수 있다면 더욱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한국을 대표해 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들의 활약상을 되돌아보는 이번 시리즈의 두 번째 순서는 1996애틀랜타, 2000 시드니 올림픽 남자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심권호입니다.

1996 애틀랜타, 2000 시드니 올림픽

한국 레슬링의 ‘작은 거인’, 심권호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전설적인 선수입니다.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 제패를 무려 2회나, 그것도 2개의 다른 체급에서 이뤄낸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의 올림픽, 1996 애틀랜타와 2000 시드니 모두 심권호가 이 업적을 달성하는 데 있어서 멋진 마무리가 되어주었습니다.

심권호는 1993년 국가대표로 선발된 이후 줄곧 한국 남자 레슬링의 간판 선수다운 활약을 펼쳤습니다.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1995년 마닐라 아시아선수권대회와 프라하 세계선수권대회, 1996 샤오산 아시안게임까지 모두 그레코로만형 48kg급 금메달을 차지한 심권호는 이어질 올림픽에서도 단연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1996 애틀랜타 올림픽 결승전에서 연장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금메달을 거머쥐며 올림픽과 세계 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 선수권을 모두 우승한 선수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또한, 심권호의 이 금메달에는 특별한 의미도 있었습니다. 한국이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획득한 첫 금메달이자 대표팀의 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메달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내 엄청난 시련이 닥쳐왔습니다. FILA(현 UWW)의 체급 조정에 따라 그레코로만형 48kg급이 아예 없어져버린 것입니다. 심권호가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최경량급인 54kg급에 적응해야만 했습니다.

쉽게 극복하기 힘든 무게 차이였던 만큼 심권호도 1년여의 시간 동안 부진을 겪었지만, 결국에는 54kg급에서도 화려한 기록을 세우며 명실상부한 최강자의 위용을 뽐냈습니다.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심권호는 올림픽을 앞두고 1998년 예블레 세계선수권대회와 방콕 아시안게임, 1999 타슈켄트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차지하며 메이저 대회 석권까지 올림픽 금메달만을 남겨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시드니 올림픽 결승전. 일찌감치 점수를 내며 승부를 결정지은 심권호는 이 승리로 48kg급에서 54kg급으로 체급을 바꿔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선수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

많은 선수들이 은퇴 이후 본격적으로 지도자의 길을 택하는 것과 달리 심권호는 회사원으로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현역 시절 오랫동안 몸담았던 소속팀 주택공사(현 LH)에서 잠시 코치를 맡기도 했지만, 2012년부터는 LH에서 일반 사무직으로 재직 중입니다.

또한 심권호는 회사 생활을 하는 한편 방송 활동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04 아테네, 2008 베이징 당시에는 선수가 아닌 해설자로서 올림픽에 함께했으며, 이후로도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녹슬지 않은 체력과 특유의 유머로 많은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2014년에는 대한민국 레슬링 선수 최초로 UWW 명예의 전당에 오르며 경량급 전설로서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과시했습니다.

2000년 9월 26일: 2000 시드니 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54kg급 금메달리스트, 심권호. Al Bello /Allsport
2000년 9월 26일: 2000 시드니 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54kg급 금메달리스트, 심권호. Al Bello /Allsport

도쿄 2020에서 뒤를 이을 선수는?

그렇다면 심권호의 뒤를 이어 내년 도쿄에서 한국 남자 레슬링의 위상을 드높일 선수는 누가 있을까요?

한국에서 올림픽 레슬링은 ‘효자 종목’으로 꼽히지만, 현재 한국 선수 중에서 도쿄 2020 본선 출전을 확정지은 선수는 아직 없습니다.

한국 레슬링의 간판 스타로 꼽히는 김현우(그레코로만형 77kg급)와 류한수(그레코로만형 67kg급) 모두 지난해 9월 카자흐스탄에서 있었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도쿄행 티켓을 확보할 기회를 놓쳤던 것입니다.

게다가 당초 올해 초로 예정됐던 아시아 예선과 세계 예선 모두 COVID-19로 인해 연기되었기 때문에 김현우와 류한수의 올림픽 출전 여부도 내년이 되어야 확정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두 선수는 이미 올해 국가대표선발전에도 통과했고, 사실상 국내 최강자로서 도쿄 2020 출전에 많은 기대가 걸려 있습니다.

특히 런던 2012 금메달(그레코로만형 66kg급)과 리우 2016 동메달(그레코로만형 75kg급)의 주인공 김현우는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금메달을 목표로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며 도쿄 올림픽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김현우: “제게는 마지막 올림픽인 도쿄 올림픽을 취소나 연기 여부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