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리에 모인 한국 육상의 현재와 미래

카타르, 도하 – 9월 27일: 2019 도하 IAAF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00m 예선에서. 대한민국의 김국영. (Photo by Patrick Smith/Getty Images)
카타르, 도하 – 9월 27일: 2019 도하 IAAF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00m 예선에서. 대한민국의 김국영. (Photo by Patrick Smith/Getty Images)

지난 주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제41회 전국시‧도대항육상경기대회 겸 2020 예천전국대학‧일반육상경기대회가 열렸습니다. 올해 두 대회가 함께 치러지면서 초·중·고등부 학생들과 대학·일반부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기량을 펼쳤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김국영, 진민섭 등 한국 육상의 대표적인 선수들은 물론 비웨사를 비롯한 차세대 유망주들도 눈에 띄는 실력을 선보이며 한국 육상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엿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 10월 19일부터 23일까지 경상북도 예천군에서 한국 육상의 현재와 미래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대회가 진행됐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제41회 전국시·도대항육상경기대회 겸 2020 예천전국대학·일반육상경기대회를 통해 총 1,600여 명의 전국 초·중·고등부 학생들과 대학·일반부 선수들이 올해 마지막 대회를 치른 것입니다.

COVID-19가 잠잠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지난 7월 있었던 제48회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등 다른 대회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대회 역시 무관중으로 진행되었으며, 경기장에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심판 등 필수 인원의 입장만 허용되었습니다. 이에 대한육상연맹은 올해 마지막으로 열리는 전국 규모의 육상 대회를 직접 지켜볼 수 없는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연맹 유튜브 채널 및 국내 포털사이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대회를 중계했습니다.

대학·일반부 선수들이 참가한 전국대학·일반육상경기대회에서는 군 전역 이후 첫 대회에 출전한 김국영이 역시 높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군 복무 중이던 지난 7월, 남자 100m 종목 올해 한국기록(10초29)을 세우며 ‘한국에서 가장 빠른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줬던 김국영은 이번 대회 결승에서도 10초31의 기록으로 누구보다 빨리 결승선을 통과하며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맞바람이 0.5m/s로 강했던 탓에 개인 최고기록(10초07)은 물론 이번 시즌 최고기록에 근접한 성적을 내지는 못했으나 김국영이 1위에 오르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또한 김국영은 대회 1일차(10월 19일) 100m에 이어 2일차(20일)에는 김민균, 송만석, 여호수아와 함께 출전한 남자 일반부 4X100m 계주에서도 40초34로 우승을 차지하며 2관왕에 올랐습니다. 김국영은 아직 도쿄 2020 기준 기록(10초05)을 통과하지 못한 상태로, 앞으로 본선까지 남은 시간 동안 개인 최고기록을 넘어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기 위해 달릴 예정입니다.

같은 2일차, 남자 일반부 높이뛰기 결승에서는 우상혁이 2m25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습니다. 1위를 확정지은 뒤 우상혁은 바를 2m31까지 높여 개인 최고기록(2m30)을 넘어서는 데에도 도전했으나 무위에 그쳤습니다. 우상혁 역시 아직 도쿄 2020 기준 기록(2m33)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대회 결승 종료 후 가진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21년 목표는 올림픽 기준 기록 통과와 도쿄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며 강한 의지를 밝혔습니다.

이어진 3일차(21일)에 진행된 남자 일반부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는 예상대로 진민섭이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일찌감치 내년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해둔 진민섭은 이번 대회에서 5m40를 뛰어넘으며 한국 육상의 간판이자 국내 장대높이뛰기 1인자다운 면모를 선보였습니다. 진민섭은 그동안 수 차례 한국기록을 새로 쓰며 국내에는 적수가 없음을 확실하게 보여주었고, 지난 3월에는 5m80으로 8번째 한국기록 경신과 함께 도쿄 2020 기준 기록(5m80)까지 달성해 한국 육상 트랙·필드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도쿄행 티켓을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대회 마지막 날(23일)에는 국내 ‘여자 장거리 1인자’로 꼽히는 임예진이 여자 일반부 10,000km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습니다. 이번 대회 임예진은 34분07초02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2위와의 차이를 무려 1분 20초 이상 벌렸을 뿐만 아니라, 지난 6월 제74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기록(34분39초01)보다도 한층 좋은 성적을 남겼습니다. 임예진 역시 내년 도쿄 올림픽 5,000m 및 10,000m, 그리고 주종목인 마라톤에서 본선 진출을 이뤄낼 수 있도록 훈련에 매진할 예정입니다.

한편 초·중·고등부 학생들이 참가한 전국시·도대항육상경기대회에서 단연 주목을 받은 종목은 남자 고등부 100m였습니다. 한국 육상의 미래를 책임질 최고의 유망주로 꼽히는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와 박원진의 진검승부가 예견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웨사는 콩고 국적의 부모님을 두고 있지만 한국에서 나고 자란 한국 국적의 선수로, 2년 전 본격적으로 육상 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한 후 놀라운 성장세로 단숨에 차세대 유망주로 자리잡았습니다. 박원진 역시 한국 육상계가 주목하고 있는 기대주로, 올해 남자 고등부 100m 최고기록(10초64)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비웨사와 박원진이 처음으로 맞붙었던 것은 지난 8월 제49회 추계전국중·고등학교육상경기대회였습니다. 당시에는 비웨사가 10초685로 1위에 오르며 2위 박원진에(10초686) 앞섰지만, 기록 차이가 단 0.001초였던 만큼 이번 대회에서도 두 선수의 맞대결에 시선이 쏠렸습니다. 그러나 이번 대회 예선 및 준결승에서 비웨사보다 좋은 기록을 냈던 박원진이 결승에서는 몸 상태 악화로 기권하면서 두 선수의 올해 마지막 대결은 무산되었고, 결국 비웨사가 10초79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또한 비웨사는 이튿날인 대회 2일차(20일)에 열린 남자 고등부 200m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21초69) 대회 2관왕에 올랐습니다.

이번 전국 대회를 마지막으로 국내 육상 시즌이 마무리된 가운데, 한국 육상의 현재를 써내려가고 있는 선수들과 미래를 떠받칠 유망주들이 내년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