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 한국 양궁 국가대표팀, 1‧2차 선발전 종료

리우 데 자네이루, 브라질 – 8월 9일: 대한민국의 장혜진, 2016 리우 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 1/32 엘리미네이션 라운드에서.(Photo by Matthias Hangst/Getty Images)
리우 데 자네이루, 브라질 – 8월 9일: 대한민국의 장혜진, 2016 리우 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 1/32 엘리미네이션 라운드에서.(Photo by Matthias Hangst/Getty Images)

한국 양궁 대표팀은 오랫동안 세계 정상을 지키며 올림픽에서 많은 메달을 따왔고,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은 까닭에 국가대표 선발전이 올림픽 본선보다 더 치열하다는 이야기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바로 어제(10월 29일), 그 어렵다는 한국 양궁 대표팀 1, 2차 선발전이 마무리되어 남녀 각 20명씩의 선수들이 추려졌습니다. 

세계 정상. 한국 양궁을 설명하는 데 이보다 정확한 수식어는 없을 것입니다. 특히 여자 단체전의 경우, 단체전이 처음 올림픽 정식 종목에 포함된 서울 1988부터 리우 2016에 이르기까지 단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던 대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 양궁 대표팀이 여자 단체전에서 작성한 8회 연속 금메달의 기록은 올림픽 전 종목에서 2위에 해당하는 업적으로, 이보다 앞서는 성적은 미국 대표팀의 남자 수영 4 X 100m 혼계영 9연패 기록뿐입니다. 또한 4년 전 리우에서는 한국 대표팀이 올림픽 사상 최초로 양궁 전 종목(남녀 개인전 및 단체전, 총 4종목)을 제패하며 위용을 뽐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한국 양궁 선수들이 출중한 기량을 자랑하는 까닭에 올림픽 본선보다 한국 선수들끼리 겨루는 국가대표 선발전이 더 치열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한국 양궁 대표팀 선발전은 선수들의 실력 경쟁 자체도 쉽지 않지만, 철저한 원칙에 따라 진행된다는 점에서도 까다롭기로 이름이 높습니다.

남녀 각 8명씩 총 16명의 국가대표를 선정하기 위해 수개월에 걸쳐 3차례의 선발전이 치러지는데, 이 과정에서 다양한 유형의 경기와 복잡한 채점 방식을 통해 객관적인 실력을 공정하게 평가합니다. 따라서 이전에 아무리 훌륭한 기록을 남겼다고 하더라도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하면 국가대표가 될 수 없습니다. 실제로 리우 2016 남자 개인전, 단체전 2관왕에 올랐던 구본찬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했으며, 원래대로였다면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게 될 2020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런던 2012 여자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 및 리우 2016 여자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동메달에 빛나는 기보배와 리우 2016 여자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장혜진이 나란히 탈락했던 바 있습니다.

또한 대한양궁협회는 순전히 실력에 따라 국가대표를 선발한다는 원칙에 맞게 협회 추천 선수와 같은 제도를 전혀 두지 않고 있으며, 매년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다음 선발전에 반영함으로써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대표팀을 구성하고자 심혈을 기울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전에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에게는 1, 2차전 선발전을 면제해줬지만 최근 그 혜택까지 폐지되면서 대표팀으로 향하는 ‘바늘구멍’도 한층 좁아졌습니다.

어제(10월 29일), 그토록 어려운 2021년 양궁 리커브 대표팀 1, 2차 선발전이 마무리되었습니다.

COVID-19로 인해 올림픽이 연기됨에 따라, 2020년 국가대표로 선발되었던 선수들이라도 내년 도쿄에 가기 위한 경쟁을 원점에서 다시 치르게 된 것입니다.

경상북도 예천군 진호국제양궁장에서 펼쳐진 이번 선발전에는 국내 대회 기준 기록(남자부 1,333점, 여자부 1,353점)을 넘긴 선수들이 참가했습니다.

10월 24일, 25일 양일간 진행된 1차전에서는 남자부 101명, 여자부 102명이 6차례의 70m‧36발 경기를 치렀고, 남녀 각 64명의 선수들이 2차전으로 향했습니다. 남자부에서는 오진혁, 한우탁, 김우진이 1, 2, 3위를 기록했으며 여자부에서는 고등학생 임시현이 1위를 차지하며 주목을 받은 가운데 강채영, 장민희가 뒤를 이어 1차전을 통과했습니다.

1차 선발전이 끝난 뒤 곧바로 치러진 2차 선발전에서는(26일~29일) 토너먼트와 기록 경기 등을 통해 산출된 배점의 합계로 남녀 각각 20명을 선발했습니다. 첫 이틀간 1, 2회전을 통해 남녀 각 32위 이상의 성적을 기록한 선수들이 남은 이틀 동안 3, 4회전을 치렀습니다. 2회전 종료 후 중간 집계 결과 남자부에서는 오진혁과 김우진이 1, 3위를 기록한 한편 ‘양궁 영재’로 주목받는 고등학생 김제덕이 2위에 올랐으며, 여자부에서는 강채영, 임시현, 정다소미가 차례로 1, 2, 3위를 차지했습니다. 한편 구본찬은 53위에 그쳐 중도 탈락했으며, 장혜진은 5위로 32위 컷을 통과해 3, 4회전에 진출했습니다.

2차 선발전의 마지막 단계인 3, 4회전까지 마무리되었을 때, 남자부와 여자부 모두에서 놀라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남자부에서는 2차 선발전 둘째 날까지 2위를 기록하며 큰 주목을 받은 김제덕이 쟁쟁한 성인 선수들을 제치고 최종 1위에 올랐으며, 여자부에서는 장혜진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운 저력을 보이며 1위에 올라 화려한 부활을 신고한 것입니다.

선발전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남자부 1위를 지키던 오진혁은 3위로 순위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2차 선발전을 통과하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으며, 이외에도 김우진(2위), 이우석(4위), 이승윤(5위) 등 기존의 강자들도 상위권에서 3차 선발전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여자부에서는 장혜진의 뒤를 이어 정다소미가 2위를 차지했으며, 기존 에이스로 꼽히는 강채영(5위)과 이번 선발전에서 높은 기대를 모았던 신예 임시현(7위)은 3, 4회전에서 약간 주춤했지만 무난히 상위 8명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2차 선발전 결과 남녀 각 20명씩, 총 40명의 선수들이 선발되었으며, 이 중 남녀 각 상위 8명은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동계훈련을 진행하고, 9위부터 20위까지의 선수들은 각자 소속팀에서 동계훈련을 소화한 뒤 내년 3월로 예정된 3차 선발전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3차 선발전에서는 남녀 각 8명이 2021년 국가대표로서 최종 결정됩니다. 다만 3차 선발전까지 통과해 대표팀 유니폼을 입게 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올림픽에 나갈 수 있으려면 또다시 2~3회의 평가전을 거쳐 최종 엔트리에(남녀 각 3명, 총 6명) 포함되어야 합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도쿄 2020으로 향할 주인공이 결정되기까지 앞으로도 흥미진진한 대결이 펼쳐질 전망입니다.

한편 양궁 리커브 대표팀 1, 2차 선발전과 함께,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컴파운드 대표팀 선발전도 진행되었습니다. 컴파운드 대표팀의 경우 리커브와 달리 한 차례의 선발전으로 남녀 각 4명씩 총 8명의 선수들이 최종 확정되었습니다.

김종호와 소채원이 각각 남자부, 여자부 1위에 올랐으며, 이들을 비롯한 컴파운드 대표팀은 앞으로 진천선수촌에서 동계훈련을 소화할 예정입니다. 올림픽의 경우 리커브 종목만 진행되기 때문에 도쿄 2020에서는 컴파운드 대표팀의 모습을 볼 수 없지만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등 다른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