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장집 아들에서 한국 승마의 자존심까지, 마장마술 황영식

대한민국, 인천 – 9월 23일: 2014 아시안 게임 승마 마장마술 개인 결선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황영식 선수. (Photo by Stanley Chou/Getty Images)
대한민국, 인천 – 9월 23일: 2014 아시안 게임 승마 마장마술 개인 결선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황영식 선수. (Photo by Stanley Chou/Getty Images)

황영식 선수는 2020 도쿄올림픽 승마 마장마술 종목 개인전 출전을 확정 지었고, 이는 한국 선수로는 역대 3번째 개인전 자력 출전입니다. 한국 승마의 간판이자 아시안게임 연속 2관왕에 빛나는 황영식 선수는 침체된 한국 승마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오늘도 도쿄 올림픽을 향해 열심히 훈련 중입니다. 

한국 승마 대표팀은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아쉽게도 은메달에 머물렀습니다. 은메달도 좋은 성적이지만 한국 승마 대표팀은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1986년부터 2014년 인천대회까지 7번 중 6번 금메달을 차지한 강자였기 때문에, 은메달은 아쉬울 수밖에 없는 성적이었습니다.

마장마술은 60*20m의 경기장에서 기수와 말이 정해진 경로를 따라 움직이면서 만들어 내는 조화를 겨루는 종목으로, 심판이 기수와 말의 연기를 평가해 채점하고, 이를 토대로 순위를 정합니다. 연기는 규정된 코스를 따라 전진, 후퇴, 정지, 발진 등을 실시하거나 원형과 파도형 등을 그리는 형식으로 치러지며 기수와 말의 호흡과 균형 및 자세가 중요한 종목입니다.

한국 승마는 마장마술 종목에서 아시아의 강자이지만 아직 세계 무대와의 격차는 큰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력으로 올림픽 마장마술 개인전 출전을 확정한 선수가 현재 한국 승마의 간판인 황영식 선수입니다. 황영식 선수는 2019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올림픽 G그룹(남동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17개국) 소속 선수들의 개인전 성적을 취합한 결과를 바탕으로 FEI(국제승마연맹)으로부터 작년 초에 출전 확정 통보를 받았고, 2008 베이징 올림픽의 최준상, 2016 리우 올림픽의 김동선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세 번째로 전 세계에서 60명만이 출전할 수 있는 올림픽 마장마술 개인전 자력 출전을 확정 지었습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연속으로 2관왕(개인, 단체 금메달)에 오르며 일찌감치 한국 마장마술의 간판선수로 떠오른 황영식은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목장집 아들로 태어나 십대 때 독일 유학을 다녀온 선수라는 점입니다. 아버지가 목장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6살 때부터 말과 친해질 수 있었고, 시골에서 말과 함께 논다는 느낌으로 승마를 접했던 황영식 선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독일로 유학을 갔습니다.

그러나, 독일 생활은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오전에는 승마장 일을 하고 오후가 되어서야 코치에게 승마를 배웠기 때문입니다. 유학 생활 동안 말을 닦고, 분을 치우고, 경기장 관리도 하는 등 육체적인 힘듦에 더해 승마를 배우러 왔다는 아시아인에 대한 편견도 그가 넘어야 할 벽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독일에서 공부한 장점은 명확했습니다. 황영식 선수는 넓은 초원에서 자라는 말들을 어린 나이에서부터 올림픽 레벨까지 성장시키는 과정은 말에 대한 이해도 측면에서 한국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것이었고, 말과의 교감이 중요한 승마 종목에서 이러한 경험은 충분한 강점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방학은 독일에서, 학기 중엔 한국에서 학교에 다니던 황영식 선수는 대학교 2학년 신분으로 처음 출전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마장마술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 2관왕을 달성합니다. 고등학생 때 국내 무대를 휩쓴 그가 독일 유학 후 약관의 나이에 아시아 무대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자 당연히 승마계의 스타로 곧바로 떠올랐죠. 그리고 4년 후인 2014 인천 아시안 게임에서도 부담감을 이겨내며 대회 2연속 2관왕을 차지하는 것으로 한국 승마계의 자존심이자 간판선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습니다.

부담감을 이겨내며 좋은 성적을 냈던 황영식 선수는 앞으로 더 큰 부담감과 다시 싸워야 합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었지만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으며 침체기에 빠진 한국 승마를 올해 열릴 도쿄 올림픽을 통해 이끌어 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도쿄 올림픽을 한국 승마의 명예 회복 기회라고 보는 황영식 선수는 자신이 올림픽 메달권을 노릴 수 있는 성적은 아니지만, 국민들에게 한국 승마가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고 하며, 이에 대해 올림픽 출전을 확정한 직후인 작년 3월에 가졌던 네이버스포츠 칼럼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한국 승마 선수들이 가지 않았던 길을 닦아 놓으면 ‘저렇게 하면 되는구나’라고 보고 따라올 후배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로 인해서 ‘한국 승마에도 누군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황영식 선수는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김동선 선수가 세운 43위, 68.657%라는 한국 선수 최고 기록을 넘을 수 있을까요? 2020년 말산업대상 올해의 승마인으로 선정된 황영식 선수는 한국 승마계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지금도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