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포스트시즌, ‘영건’ 빛났다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NC 다이노스. 11월 24일 고척 스카이돔. (Photo by Han Myung-Gu/Getty Images)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NC 다이노스. 11월 24일 고척 스카이돔. (Photo by Han Myung-Gu/Getty Images)

한 달간 야구 팬들을 즐겁게 했던 KBO 포스트시즌이 NC 다이노스의 통합우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포스트시즌 기간 동안에는 우승팀 NC 다이노스의 구창모, 송명기는 물론 KT 위즈의 소형준 등 젊은 투수들의 활약이 특히 돋보였습니다.

창단 9년차 신생팀, NC 다이노스의 첫 통합우승으로 11월 한 달 동안 한국 야구 팬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던 KBO 포스트시즌이 막을 내렸습니다. COVID-19 여파로 인한 개막 연기와 무관중 경기 진행에 이어 ‘가을야구’가 아닌 ‘겨울야구’가 치러지는 등 그동안 유례가 없었던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난 2020년이었지만, 개막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이번 시즌 모든 일정이 무사히 마무리되며 내년을 기약하게 되었습니다.

올해 포스트시즌도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정규 시즌 4, 5위 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자와 정규 시즌 3위 팀의 준플레이오프, 준플레이오프 승자와 정규 시즌 2위 팀의 플레이오프, 그리고 플레이오프 승자와 정규 시즌 1위 팀이 최후의 맞대결을 펼치는 한국시리즈로 진행되었습니다. 다만 COVID-19로 인해 이번 시즌 일정이 전체적으로 촉박해짐에 따라, 준플레이오프가 기존의 5전 3선승제에서 3선 2선승제로 축소되어 치러졌습니다.

포스트시즌의 시작을 알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정규 시즌 5위 키움 히어로즈와 4위 LG 트윈스가 만났습니다. 1차전에서 역대 와일드카드 결정전 최장 시간 경기 기록을 경신하는 혈투를 벌인 끝에 LG 트윈스가 승리했고, LG 트윈스는 정규 시즌 4위로서 1승의 어드밴티지를 가지고 있었던 덕분에 단 한 번의 경기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를 기다리고 있던 팀은 두산 베어스였습니다. 두산 베어스는 정규 시즌 최종전에서 극적으로 순위를 뒤집고 3위까지 올랐던 기세를 몰아 ‘가을야구 강자’다운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가지고 있었고, LG 트윈스에게 1, 2차전 스윕승을 거두고 플레이오프에 올랐습니다.

이어진 플레이오프에서는 KBO 막내 팀으로서 창단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르게 된 KT 위즈가 전통의 포스트시즌 강호 두산 베어스를 맞이했습니다. 포스트시즌 경험 부족이 약점으로 꼽히던 KT 위즈는 1, 2차전에서 모두 패배한 뒤 3차전에서는 8회 초 잇따라 득점에 성공하며 반전을 노렸습니다. 그러나 KT 위즈는 끝내 두산 베어스의 노련함을 넘어서지 못하고 4차전에 패하며 첫 포스트시즌을 마무리했습니다. 반면 두산 베어스는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모두 통과하고 6시즌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습니다.

대망의 한국시리즈, 구단 사상 첫 정규 시즌 1위를 넘어 통합우승에 도전하는 NC 다이노스와 한국시리즈 2연패를 노리는 두산 베어스의 만남이었습니다. 7전 4선승제의 여정에서 4차전까지 양팀은 승패를 주고받으며 시리즈 전적 2:2로 팽팽하게 맞붙었습니다. 5차전에서 균형을 깨고 한국시리즈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 팀은 NC 다이노스였습니다. NC 다이노스가 수비 집중력을 바탕으로 두산 베어스에게 영패를 안겼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어진 6차전, 두산 베어스의 타선이 답답한 모습을 보여준 데 반해 NC 다이노스는 많지 않았던 득점 기회를 확실하게 살렸고, 결국 NC 다이노스가 시리즈 전적 4:2로 두산 베어스를 꺾고 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과 통합우승의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11월 21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 등판한 NC 다이노스의 송명기. (Photo by Han Myung-Gu/Getty Images)
11월 21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 등판한 NC 다이노스의 송명기. (Photo by Han Myung-Gu/Getty Images)
2020 Getty Images

한국시리즈뿐만 아니라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영건’들이 특히 돋보였습니다. 특히 최근 KBO에서 외국인 투수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젊은 국내파 투수들이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은 각 팀 감독은 물론 내년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김경문 대표팀 감독에게도 상당히 반가운 소식이 될 전망입니다. NC 다이노스의 에이스로서 이번 시즌 전반기 13경기 9승 무패를 달렸던 구창모는 부상으로 3개월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복귀, 경기력을 끌어올린 끝에 5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선보이며 부활을 알렸습니다. 또한, 구창모가 자리를 비운 사이 선발 투수로서 후반기 NC 다이노스를 책임진 송명기도 이제 갓 스물을 넘긴 젊은 선수입니다. 송명기는 한국시리즈에서도 NC 다이노스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4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무실점의 완벽한 경기를 펼치며 4차전 MVP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우승팀 NC 다이노스뿐만 아니라 다른 팀에서도 젊은 투수들이 훌륭한 경기력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KT 위즈의 소형준은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로 등판해 무실점으로 6이닝 중반까지 마운드를 지켰고, 패할 경우 곧바로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게 될 4차전에서도 선발 투수로 기용되며 확실하게 차세대 에이스로서 신뢰를 받고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또한 소형준은 정규 시즌 중에도 데뷔 시즌에 13승을 챙기며 국내 투수 중 최다승(SK 와이번스 박종훈과 동률)을 기록했고, 14년 전 류현진 이후 처음으로 고졸 신인 선수로서 10승을 달성하며 이번 시즌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두산 베어스에서도 김민규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주었습니다. 김민규는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MVP에 선정되는 활약을 펼쳐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기여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분투하며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영건들의 활약이 빛났던 포스트시즌 일정까지 모두 마무리된 이제, KBO는 내년을 준비하기 위한 휴식기에 접어듭니다. 다만 올해 초부터 KBO를 괴롭힌 COVID-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각 구단과 KBO 실행위원회 모두 2021시즌에 대한 고민이 깊습니다. 아직까지 각 구단의 스프링캠프와 다음 시즌 일정이 모두 불투명한 가운데, 도쿄 올림픽까지 대비해야 하는 만큼 여러모로 복잡한 휴식기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