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야구 대표팀: 몽상가에서 올림피언이 되기까지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11-1로 꺾고 2020 도쿄 올림픽 출전 자격을 획득한 이스라엘 야구 대표팀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11-1로 꺾고 2020 도쿄 올림픽 출전 자격을 획득한 이스라엘 야구 대표팀

이스라엘 야구 대표팀은 1988 캘거리 동계 올림픽의 자메이카 봅슬레이팀 과 비슷하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강국들이 즐비한 종목에 새롭게 뛰어든 언더독이라는 점에서요. 하지만 이스라엘은 내년 올림픽에서 세상과 맞붙어 볼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합니다.

전 이스라엘 야구 협회 회장 피터 커즈가 이스라엘 올림픽 위원회와 이야기를 나눴던 2018년 당시, 그는 이스라엘 야구가 2020 도쿄 올림픽 진출을 어떻게 이뤄낼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제출했습니다.

지금은 대표팀의 단장 역할을 맡고 있는 커즈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런 대회들에 나가야 합니다....그리고 팀을 강화하기 위해 몇몇 사람들을 이스라엘로 불러들이려고 시도하는 중입니다.”

“위원회 사람들은 저를 쳐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네, 그렇네요. 몽상가시군요.’”

“제가 그냥 꿈 같은 소리만 한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사실 이스라엘이 2017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성공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기 2년 전에 커즈는 이미 이스라엘의 올림픽 본선 진출 방법들을 담은 하나의 로드맵을 만들었습니다.

“감독과 앉아서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들을 같이 검토했습니다. 감독은 저를 보더니 ‘당신 미쳤네요. 그런데 저도 함께 하겠습니다.’ 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시간이 흘려 2019년 9월. 이스라엘은 개최국 일본을 빼면 최초로 도쿄 2020 본선 진출을 확정한 팀이 되었습니다.

축구 대표팀이 본선에 올랐던 1976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최초로 단체 구기 종목의 올림픽 본선 진출이며 이로 인해 내년 도쿄로 갈 이스라엘 선수단은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예정입니다.

더하여, 이스라엘은 큰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870만 인구 중 단 1,000명의 야구 선수만을 보유한 이 나라의 목표는 내년 올림픽에서의 메달 획득입니다.

예상을 뒤엎다

이스라엘 올림픽 야구 대표팀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모든 내용이 역경에 대한 도전입니다.

올림픽 본선 진출을 향한 이스라엘의 여정은 가장 밑바닥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일단 유럽 야구 B-풀 그룹 2 토너먼트에서 무패로 우승을 차지했고, 여기서 B-풀 그룹 1 우승자인 리투아니아와 맞붙게 됩니다.

리투아니아의 유일한 야구장, 레이스트랙 한가운데에 세워진 야구장에서 3전 2선승제의 플레이오프 시리즈가 펼쳐졌고, 여기서도 승리한 이스라엘은 6주 후 독일에서 열리는 2019 유럽 야구 선수권 출전 자격을 얻게 됩니다.

커즈는 홀로코스트 생존자가 조부모인 선수들도 일부 있었기 때문에 독일에서 치러진 선수권의 의미는 좀 달랐다고 설명합니다.

“그곳까지 가는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우리에게는 정말 뜻깊은 일이었어요.”

“하지만 우리는 대단한 대회를 치렀습니다.”

유럽 선수권에서 4위를 기록한 이스라엘은 2020 올림픽 예선 아프리카/유럽 토너먼트 진출권을 획득합니다. 그리고 며칠 후, 이탈리아로 날아가 도쿄 2020 진출을 위한 최종 도전을 시작합니다.

이스라엘은 베이징 2008 출전국이자 토너먼트 우승 후보인 네덜란드를 포함해 유럽의 탑3 나라들을 모두 떨어뜨리며 올림픽 출전에 한 발 더 다가섰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두 경기 중 한 경기에서만 이겨도 도쿄행 티켓을 확보할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갑니다.

그 중 첫번째인 체코전에서 패배하며 이스라엘 대표팀이 지금까지 노력해온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마지막 경기에서 이스라엘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11대 1의 점수차로 꺾을 수 있었고, 그 결과 도쿄 2020 야구 본선행을 확정한 최초의 나라가 됩니다.

“눈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유럽 팀들을 꺾고 올림픽 진출 자격을 획득했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었어요.”

“올림픽 본선행을 확정한 첫 나라. 우리가 시작한 곳에서 여기까지 올라왔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올림픽 꿈을 위한 모금

이스라엘 올림픽 협회가 야구 대표팀을 위해 얼마간의 금전적인 지원을 해오고 있지만, IAB는 나머지 자금을 모아야만 했습니다.

“올림피언이 되기 전까지는 정부의 도움을 받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뭘 하든 금전적인 부분은 우리가 알아서 해야 해요.”

“만약 돈을 모으지 못했더라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올림픽이 다가오는 가운데 대표팀의 모금을 위한 노력도 이어졌습니다. 이스라엘 올림픽 협회는 선수들이 도쿄로 갈 수 있도록 급료를 지원해주고 있지만, 야구 대표팀이 올림픽 전에 미국이나 일본의 훈련 캠프에 참가하고 싶다면 그 비용은 스스로 조달해야만 하니까요.

대표팀은 사인 유니폼 경매와 모금 행사들을 포함해 이스라엘의 역사적인 첫 올림픽 야구 본선행에 대한 준비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내 야구의 미래를 만들기 위한 모든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Israel celebrates key victory over Italy at the Baseball European Africa Qualifier
Israel celebrates key victory over Italy at the Baseball European Africa Qualifier
Credit: WBSC

이변을 준비하다

일본 대표팀의 이나바 아츠노리 감독은 작년 9월에 있었던 2020 아프리카/유럽 예선 토너먼트를 지켜본 뒤 이스라엘 대표팀은 “걱정스런” 상대이며 “상당히 높은 수준의 팀”이라고 말했습니다.

커즈: “일본 감독이 이스라엘을 경계한다는 말은 놀랍습니다. 엄청난 칭찬이고, 정말 영광입니다. 당연히 저희도 일본에 대해 같은 생각입니다.”

이스라엘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야구가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대표팀은 세계 랭킹 1위에 올라 있으며 일본 내에는 730만명 이상의 야구 선수들이 있고, 올림픽에서 야구 메달을 놓친 경우는 단 한 번 뿐이었습니다.

“일본 대표팀은 우리에게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입니다. 분명해요. 결승전까지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스라엘도 일본에 대해 아주 긴장하고 있습니다. 아니, 다른 모든 팀들에 대해 그래요. 제 생각에 우리는 올림픽 무대에서 뭐든지 해낼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언더독입니다. 이런 입장이란 것이 마음에 들어요.”

이론적으로 말하자면, 이스라엘의 메달 획득 가능성은 50% 입니다.

2012 런던, 2016 리우에서 정식 종목에 들지 못했던 야구는 도쿄 2020에서 복귀했고, 6팀이 시상대의 세 자리를 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세계 랭킹 18위에 올라 있는 이스라엘에게 올림픽 메달 획득은 국내 야구 발전에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축구와 농구가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도쿄 올림픽 출전으로 야구가 일반 대중에게 좀 더 많이 노출될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확실히 메달을 딸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듭니다. 메달에 도전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야구의 발전을 위해 메달 획득은 정말 중요합니다.”

현재 베트 쉐메쉬에 야구장이 지어지고 있으며 라아나나에도 구장 한 개가 더 지어질 예정인 가운데, 도쿄 올림픽 이후에는 2,000명 정도의 유소년과 성인들이 야구를 하게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말이 있죠. 야구장을 지으면 사람들이 올거야.”

“사실입니다. 필드가 준비되어 있으면 아이들은 야구를 좀 더 접하게 될 것이고, 올림픽으로 대중의 관심을 얻게 된다면…우리의 목표는 메달 획득이죠. 그렇게 된다면 정말 멋질 겁니다. 이스라엘은 올림픽과 관련된 모든 것을 사랑하는 나라니까요.”

이스라엘은 단체 종목에서 아직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내년 7월에 올림픽 야구가 시작되었을 때, 이 팀은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