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을 딛고 일어서다, 이리에 료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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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런던 올림픽에서 3개의 메달을 따내며 전성기를 맞았던 일본의 수영 선수 이리에 료스케는 그 뒤 8년간 침체기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마음가짐을 달리해온 그는 이제 마침내 수영장으로 돌아올 채비를, 나아가 도쿄 올림픽에서 왕관을 되찾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가 된다는 일의 부담감

"솔직히 지난 8년간은 슬럼프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친 것 외에 한 일이 없습니다." 수영 선수로서의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본 이리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랜 시간 그는 일본 최고의 배영 선수로 군림해왔습니다: 지난 12월 그는 일본 국내선수권 100m 배영에서는 자신의 9번째 우승이자, 7개 대회 연속 우승을, 200m 배영에서는 13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2013 FINA세계선수권 100m, 200m 배영에서 그는 모두 4위를 기록했고, 이어 2015년에는 동일 대회에 출전해 100m, 200m 배영 각각에서 6위와 4위에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그의 문제가 정점에 다다랐던 것은 리우 대회에서였습니다.

리우 대회에서 100m 배영 7위, 200m 배영 8위, 4*100m 혼계영 5위라는 기운 빠지는 성적표를 받아든 데 크게 낙심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그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추동력을 상실했었죠. 자신감을 쌓을 수도 없었습니다."

"선수로서의 제 생활은 다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었어요." 이는 그가 200m 배영 경기 직후 나지막이 뱉었던 말입니다.

그는 고작 26세에 수영 선수로서의 삶에서 가장 큰 장애물을 맞닥뜨렸던 것입니다.

그가 느꼈던 고통의 깊이가 그의 말에 묻어나왔습니다. 수영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가와는 무관하게 그때의 이리에는 전성기를 되찾을 수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의욕이나 동기도 잃어가고 있었죠.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온 국제대회에서 그는 정서적으로 무너지기 일보직전이었던 것입니다.

일본의 이리에 료스케, 2017 부다페스트 FINA 세계선수권 남자 200m 배영 예선에서. (Photo by Clive Rose/Getty Images)
일본의 이리에 료스케, 2017 부다페스트 FINA 세계선수권 남자 200m 배영 예선에서. (Photo by Clive Rose/Getty Images)
2017 Getty Images

미국에서 마음가짐을 바꾸다.

런던 대회에서만 3개의 메달을 획득한 뒤, 이 결과를 리우 대회에서는 전혀 재현할 수 없었던 이리에는 4년 간격으로 올림픽에서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을 모두 경험한 셈입니다.

그는 2020 도쿄 올림픽 측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하게 말해서, 리우 대회가 끝나자마자 은퇴해야겠다는 강한 충동을 느꼈었어요. 모든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어떤 만족스러운 결과도 만들어낼 수가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그러한 감정만 있는 것은 또 아니었어요. 복잡했습니다. 그 덕에 곧장 은퇴하겠다는 결정은 내리지 않게 됐었죠. 대신 일단 미국에 가보기로 했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렇게 2017년, 이리에는 노스캐롤라이나에 새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는 국제대회에 여러 차례 참가하면서 다수의 영어 사용자와 마주하곤 했으나, 그들과 잘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영어가 유창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니 미국 정착은 그에게 "맨땅에 헤딩"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소화한 강도 높은 훈련은, 이 낙담한 수영 선수의 마음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일본에서는 훈련이 주로 물 안에서 이뤄졌지만, 미국에서는 물 밖에서도 추가적인 훈련이 진행됐습니다. 그러한 훈련에는 오락적인 활동도 들어있었는데, 그로써 선수들은이 훈련 과정 전반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미국 현지인들의 긍정적인 마음가짐 역시 이리에가 느긋한 삶의 태도를 갖추는 데 기여했죠.

"(*미국 생활을 통해) 새로운 관점에서 수영을 바라볼 수 있게 됐습니다. 다른 모든 수영 선수들과도 친구가 됐어요. 이제는 국제대회에 참가할 때면 그 친구들을 만나는 일이 기다려집니다."

2017 부다페스트 FINA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200m 배영 준결선에서 기뻐하는 일본의 이리에 료스케(우) (Photo by Clive Rose/Getty Images)
2017 부다페스트 FINA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200m 배영 준결선에서 기뻐하는 일본의 이리에 료스케(우) (Photo by Clive Rose/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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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도쿄 대회

새로운 환경에서 영감을 받은 이리에는 2020 도쿄 올림픽에 나서고 싶다는 동기도 자연스레 얻게 되었습니다.

한편 그 전에도 이리에는 올림픽 유치 활동에 참여하면서 올림픽에 관해 강렬한 감정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 9월 7일, 도쿄가 2020 하계 올림픽 개최 도시로 호명되는 순간을 목격함으로써 그러한 그의 감정은 더욱 커졌습니다.

이리에는 이렇게 전했습니다. "유치 활동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엮여있었어요. 그때 저는 스포츠의 아름다움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선수 시점에서만 올림픽을 바라봐왔었는데, 그제서야 올림픽이 무대 뒤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에 의해 치러지는 것임을 알게 된 것이었죠. 당시 저는 23세였는데 그러한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은 선수로서의 저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일이었습니다."

2020 도쿄 올림픽 참가 결정을 내린 때부터 이리에는 본인 경력에 대한 어떠한 불안감도 느끼지 않게 됐습니다. 물론 그에게도 의욕이 없어지는 날이나 좋지 못한 결과를 얻고 은퇴의 충동을 느끼는 날이 없지는 않습니다. 이리에는 그럼에도 스포츠를 사랑하는 것이죠.

"여전히 기본적으로 저는 수영을 사랑합니다. 이에 더해 훌륭한 기록을 세우고 싶다는 열망도 있어요. 이러한 동기들이 저를 계속 전진하게끔 합니다."

도쿄 2020 유치위원회, 125회 IOC 총회를 앞둔 기자회견 후. (Photo by Alexander Hassenstein/Getty Images)
도쿄 2020 유치위원회, 125회 IOC 총회를 앞둔 기자회견 후. (Photo by Alexander Hassenstein/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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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한 선수'가 된다는 일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으로 도쿄 대회 일정이 연기됐을 때, 이리에도 본인의 활동을 평시보다 제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떤 목표를 설정하기도 어려웠죠. 이 때 그는 '내가 어떻게든 이 세상에 기여하는 바가 있나?'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빈번히 던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리에가 경쟁에 대한 자신의 애정을 재확인한 것도, 자신의 열망을 수영에 투하하고자 하게 된 것도 이 시기였습니다.

오는 4월에 만약 그가 일본 국내선수권에서 도쿄 대회 출전권을 확보하게 된다면, 그는 올림픽에만 네 차례 참가하는 셈이 됩니다. 그의 야망은 시상대에 오르는 것입니다. 그 한가운데에 선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다만 이제 그는 자신이 오로지 '금메달'에만 시선을 고정해서는 안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리에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언젠가는 세계 최고의 수영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길 멈추지 않을 생각이에요. 하지만 단순히 금메달리스트가 되는 것에서 나아가, 저는 동시에 '진실한 선수'가 되는 것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금메달리스트가 될 자격을 진정으로 갖춘, 그리고 자신을 지지해준 이들에게 그 영광을 돌려줄 수 있는 그런 선수 말이에요. 이러한 측면에서 저는 오직 '금메달 획득'에만 집중해서는 안 되는 것이죠."

이리에는 도쿄 대회를 자신의 길고 긴 선수 생활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잡았습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그가 자신의 잠재력 전부를 터뜨릴 수 있다면 이번 대회는 그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기회로도, 다가올 삶을 살아갈 도약대로도 기능할 것입니다.

인터뷰 초반, 이리에는 "솔직히 지난 8년간은 슬럼프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친 것 외에 한 일이 없습니다."라고 이야기했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그는 여기에 이 말을 덧붙였습니다: "그렇게 발버둥치는 동안에도 언제나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유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