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학선, 올림픽 연기도 기회가 된다

2019년 10월 13일: 대한민국의 양학선. FIG 세계 기계체조 선수권 남자 도마 결선에서 (Photo by Laurence Griffiths/Getty Images)
2019년 10월 13일: 대한민국의 양학선. FIG 세계 기계체조 선수권 남자 도마 결선에서 (Photo by Laurence Griffiths/Getty Images)

자신의 이름을 딴 기술까지 보유하고 있는 양학선은 명실공히 한국 남자 기계체조의 기둥입니다. 도쿄 2020이 미뤄진다는 소식에 잠깐 동안은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이제 양학선은 대회 연기를 기회로 삼아 내년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 체조의 간판 스타 양학선. 8년 전 런던에서 직접 개발한 기술 ‘양학선’을 선보이며 한국 체조 역사상 최초의 금메달리스트라는 영예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2012년 당시 채점제 기준으로 난도 7.4라는 세계 최고의 기술을 올림픽 무대에서 소화할 수 있는 선수는 양학선이 유일했습니다.

양학선, 남자 도마 금메달 | 런던 2012 다시보기
33:51

런던 2012 이후로도 2013년 세계선수권 금메달,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은메달 등 훌륭한 성적을 이어가던 양학선이었지만 리우 2016에서는 양학선의 활약을 볼 수 없었습니다. 올림픽을 앞두고 있던 2016년 3월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이후 회복이 더뎌져 체조 국가대표 선발평가전에 기권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2017년에는 과거 부상을 입었던 햄스트링에 다시 문제가 생기면서 세계선수권대회 결선 무대에 오를 수 없었습니다.

그 후 양학선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재활과 회복에 집중했습니다. 2018년 전국체전 금메달로 다시 시동을 걸기 시작한 양학선은 2019년 3월 바쿠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 도하 FIG 월드컵 종목별 대회에서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성공적으로 국제 무대에 복귀했습니다. 17개월 만의 국제 대회 출전에도 불구하고 공백기가 무색할 만큼 멋진 경기를 펼쳤던 것입니다.

2012 런던 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도마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대한민국의 양학선. 2012년 8월 6일, 런던, 잉글랜드 (Photo by Phil Walter/Getty Images)
2012 런던 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도마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대한민국의 양학선. 2012년 8월 6일, 런던, 잉글랜드 (Photo by Phil Walter/Getty Images)
2012 Getty Images

부상에서 복귀한 후 올림픽까지 순항할 것만 같았던 양학선에게 도쿄 2020 연기 소식은 청천벽력과도 같았습니다. 양학선은 K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올림픽 연기 가능성을 접했을 당시 “현실을 부정했다”며 혼란스러웠던 심경을 전했습니다. “설마 올림픽인데 연기가 될 거라곤 생각도 못 했죠.”

그러나 올해 초 예정되었던 FIG 월드컵이 취소되고, 결국 올림픽도 2021년 개최가 확정되는 등 COVID-19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심각해지는 양상을 지켜보며 오히려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올림픽 연기로 인해 생긴 1년의 시간을 기회로 삼겠다는 것입니다. KBS와의 인터뷰에서도 양학선은 긍정적인 태도를 드러냈습니다.

“1년은 오히려 다른 기술을 개발할 시간의 선물이죠.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저는 내심 욕심이 났어요. 어차피 올해 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 새로운 기술을 배워야 하는 시기였죠. 그래서 새 기술 연마에 시간을 투자하고 싶었는데 마침 잘 됐다 싶었어요.”

그간 ‘양학선’과 ‘로페스(쓰카하라 트리플)’를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아온 양학선이지만, 내년 올림픽에서는 보다 높은 점수를 확보할 수 있도록 앞으로 1년 동안 ‘리샤오펑’을 연마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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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운동 #온몸이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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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COVID-19가 계속해서 기승을 부림에 따라 도쿄 2020을 향한 준비도 마냥 쉽지만은 않습니다. 한국 체조 대표팀은 선수촌 폐쇄 이후 훈련계획서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비대면 훈련을 진행해왔지만 아무래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최근 체조 대표팀은 전국 각지에서 개별적으로 훈련 중인 선수들을 코치진이 직접 방문하는 ‘순회 지도’에 나섰습니다.

코치진은 방문 지도 방침을 세운 후 다른 누구보다도 양학선을 먼저 찾아 상태를 점검했고, 양학선도 코치진과 직접 만나 연습할 기회를 가진 데 대해 만족감을 표했습니다. 체조 대표팀은 앞으로 소집 훈련이 가능해질 때까지 선수마다 한 달에 최소 3회씩 방문 지도를 진행할 계획으로, 도쿄 2020을 향한 양학선의 발걸음도 멈추지 않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