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약을 꿈꾸는 크로아티아 수구

2019 FINA 세계 선수권 남자 수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헝가리를 상대로 골을 기록한 크로아티아의 마로 조코비치 (Photo by Quinn Rooney/Getty Images)
2019 FINA 세계 선수권 남자 수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헝가리를 상대로 골을 기록한 크로아티아의 마로 조코비치 (Photo by Quinn Rooney/Getty Images)

발칸 반도의 작은 나라 크로아티아에서 수구는 유구한 전통을 가진 자랑스런 종목입니다.

유고슬라비아 연방 시절 크로아티아 출신 선수 7명이 1968 멕시코시티 올림픽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고, 수십 년이 흐른 지금 독립국이 된 크로아티아는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첫 번째 수구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

다수의 세계 선수권과 유럽 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남자 수구 대표팀은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성공적인 국가 대표팀입니다. 1996 애틀랜타 올림픽과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남자 핸드볼 대표팀이 금메달을 차지한 이래,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크로아티아 대표팀이 바로 남자 수구 대표팀입니다.

지난 2016 리우 올림픽에서는 이웃이자 라이벌인 세르비아에게 밀려 금메달을 놓쳤지만,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시상댕의 가장 높은 곳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수구 메달 세리머니 중 은메달을 차지한 크로아티아 대표팀이 시상대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Photo by Ryan Pierse/Getty Images)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수구 메달 세리머니 중 은메달을 차지한 크로아티아 대표팀이 시상대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Photo by Ryan Pierse/Getty Images)
2016 Getty Images

2006년부터 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마로 조코비치에게 금메달보다 중요한 목표는 없습니다.

조코비치는 "우리들 뿐만이 아니라 모든 국가 대표 선수들이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아드리아해에 인접한 크로아티아에서는 여름에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는 일이 흔합니다. 수상 스포츠, 특히 수구를 즐기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해안을 걷다보면 수면 위에 일렁이는 수구장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현재 32살이 된 조코비치는 7살 때 고향인 두브로브니크 근처의 구사르 수구 클럽에서 처음 수구를 접했습니다. 조코비치는 수구를 처음 접한 당시를 다음과 같이 회상합니다.

"여름이 되면 우리는 바닷가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다가 수구를 하곤 했습니다. 수구는 그렇게 여름에 즐기는 취미 생활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지역 클럽에 유소년 선수로 등록 되는 순간부터 수구는 저에게 진지하게 대해야 하는 종목이 되었고, 길고 성공적인 커리어가 시작되었습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이후 이번 2020 도쿄 올림픽은 그에게 네 번째 올림픽입니다. 조코비치는 그간 걸어온 길을 기억하며 무척 자랑스러워합니다.

"설마 제가 네번이나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12년 동안 많은 선수들이 대표팀을 거쳐갔지만 다행히도 저는 대표팀에서 꾸준히 활약할 수 있었습니다."

"훌륭한 사람들과 동료로서, 친구로서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합니다. 그들은 좋은 사람이며 크로아티아 수구 역사에 기록된 훌륭한 스포츠인들입니다."

수구 아레나, 런던, 잉글랜드 - 2012년 8월 12일: 런던 올림픽 남자 수구 결승전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금메달이 확정되자 기뻐하는 크로아티아의 마로 조코비치
수구 아레나, 런던, 잉글랜드 - 2012년 8월 12일: 런던 올림픽 남자 수구 결승전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금메달이 확정되자 기뻐하는 크로아티아의 마로 조코비치
Al Bello/Getty Images

2018 FINA 월드컵 결승전을 통해 크로아티아 스포츠 역사에 이름을 남긴 조코비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아마도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일 것입니다.

크로아티아는 1996 애틀랜타 올림픽 결승전에서 스페인에게 7-5로 패하며 아깝게 금메달을 놓친 바 있습니다. 유고슬라비아 분리 독립 문제로 4년이나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기 때문에, 2012 런던 올림픽은 크로아티아 남자 수구 대표팀이 성과를 낸 첫 번째 대회입니다.

다시금 금메달을 차지하는데 16년이나 걸렸기 때문에 크로아티아는 이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당시 3골을 기록한 조코비치는 경기 내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올림픽 공원 내 수구 아레나에서 경기 종료를 알리는 부저가 울리자, 크로아티아의 선수들과 코치들이 모두 옷을 입은 채로 수영장 안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강팀인 이탈리아전의 승리를 자축하는 세리머니였습니다. 골망을 찢어 물 속에서 깔고 앉는 세리머니도 선보였습니다.

조코비치는 지금까지도 당시의 기분을 설명할 수 있는 말을 찾지 못했습니다.

"당시의 기분과 행복감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크로아티아 말을 찾기가 매우 힘듭니다. 우리가 너무나도 오랫동안 기다려 온 첫 번째 수구 금메달을 차지했기 때문이죠."

"1996년에도 기회가 있었지만 실패했습니다. 그 이후로 거의 20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제가 올림픽 금메달의 주역이라는 사실이 행복합니다."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수구 결승 이탈리아 전에서 득점 후 환호하는 크로아티아의 마로 조코비치 (Photo by Adam Pretty/Getty Images)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수구 결승 이탈리아 전에서 득점 후 환호하는 크로아티아의 마로 조코비치 (Photo by Adam Pretty/Getty Images)
2012 Getty Images

현재 크로아티아는 2020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한 상태가 아닙니다. FINA 세계 선수권에서 3위, FINA 월드 리그에서 2위에 그치며 출전권을 놓쳤기 때문입니다.

올해 3월 로테르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올림픽 예선전이 크로아티아에게는 마지막 기회였습니다. 이 대회에서는 그리스와 몬테네그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습니다.

그러나 COVID-19 대유행 때문에 대회가 연기되었고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전 세계에 예선전이나 기타 대회 출전이 미뤄진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조코비치도 이 시간이 준비를 철저히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올림픽 출전이 가시권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기술적으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완벽하게 무장해야 합니다."

"우리가 가진 것들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준비 과정이 조금 변하긴 했지만, 이번 기회에 현명하게 대처해 남은 1년을 잘 준비해야 합니다."

지난 1월 남자 수구 유러피언 선수권에서 아깝게 메달을 놓쳤지만 크로아티아에게는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 지난 12개월 동안 3개의 주요 대회에서 모두 4강 이상의 성적을 올렸고 현재 세계 랭킹도 2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표팀은 어떠한 결과가 나온다 하더라고 서로를 믿고 의지해야 한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고 함께할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메달을 따건, 경기에 지건 어떤 상황에서도 말이죠...유럽 선수권에서 메달을 차지하지 못했을 때도 그랬습니다."

"팀으로서 우리는 세계 선수권 동메달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발전된 경기력으로 결승까지 진출할 수 있었죠. 하지만 한 번의 실수가 굉장히 치명적이었습니다."

2019 FINA 세계 선수권 동메달 결정전에서 헝가리를 상대로 승리한 크로아티아 대표팀 선수들 (Photo by Quinn Rooney/Getty Images)
2019 FINA 세계 선수권 동메달 결정전에서 헝가리를 상대로 승리한 크로아티아 대표팀 선수들 (Photo by Quinn Rooney/Getty Images)
2019 Getty Images

크로아티아는 내년에 열릴 올림픽에서도 시상대에 오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물론 현 올림픽 챔피언인 세르비아, 세계 챔피언 이탈리아, 유럽 챔피언 헝가리, 유럽 2위 스페인도 모두 올림픽에서의 영광을 노리고 있습니다.

올림픽 남자 수구에서는 미국을 제외하고는 오랫동안 유럽 팀들이 득세하고 있습니다.

크로아티아는 지난 두 번의 올림픽에서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그리고 조코비치는 2012 런던 올림픽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크로아티아가 금메달을 차지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우리는 긍정적입니다. 리우 올림픽 이후로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내년에 이 결실을 얻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