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비 사드의 거리에서 완성되다

노비 사드 팀의 두산 불렛, 3x3 월드투어에서
노비 사드 팀의 두산 불렛, 3x3 월드투어에서

도나우강 유역, 리만의 거리에서 세계 무대까지, 두산 도모빅 불렛이 자신이 겪어온 거리의 3x3 농구 문화를 이야기합니다.

두산 도모빅 불렛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농구 선수입니다.

2012년부터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불렛은 3x3 월드 투어, 유럽 선수권, 월드컵 우승에 더해 MVP까지 수많은 상들을 받아왔고, 당연히 3x3 농구 남자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불렛은 3x3 농구 선수들 중에서도 가장 기술이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이며, 그가 선보이는 화려한 동작들은 눈으로 직접 봐야만 믿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영광들 속에서도 불렛은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노비 사드의 거리, 자신의 뿌리를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어린 시절에 저는 모든 것을 다 가졌습니다. 저는 농구만이 필요했으니까요.

노비 사드, 리만의 거리

노비 사드의 남부에 자리잡은 리만의 거리를 걷다 보면 많은 농구 코트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축구와 수구처럼 농구 역시 세르비아에서 인기 있는 종목이며, 특히 3x3 농구는 많은 사람들이 합니다.

이 농구장들은 도시 곳곳에 흩어져 있으며 사회적 중심지 역할을 합니다. 젊은이들이 길거리 농구나 축구를 하기 위해 모이고, 함께 즐기며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장소. 불렛도 이런 코트 중 하나에서 실력을 갈고 닦았습니다.

유고슬라비아가 분리되던 시기에 어린 시절을 보냈던 불렛은 그 당시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사는게 힘들었지만 그래도 즐거웠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이 많았고, 그때는 학교에서 벌도 받지 않았으니까요.”

“저는 친구들이 아주 많았기 때문에 다 괜찮았습니다. 거리의 블록마다 농구장이 있었어요. 농구장에서 다들 만났습니다. 보통은 농구를 했고, 숨바꼭질도 했어요. 축구도 했습니다. 그냥 거기서 노는거죠. 그럴 때는 보통 사람들이 보낸 어린 시절과 똑같았습니다.”

불렛은 동네 코트에서 수 시간동안 농구를 했고, 해가 진 뒤 지치고 배가 고플 때 집으로 돌아가 저녁을 먹고 잠을 잤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도 똑 같은 루틴이 반복되었죠. 불렛은 그때는 훨씬 더 단순한 시대였다고 설명합니다. 소셜 미디어나 휴대폰도 없었고, 가족 전체가 전화기 하나를 공동으로 쓰던 시대.

그리고 농구장에서는 농구 기술 뿐만 아니라 불렛을 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해준 귀중한 인생 공부 역시 할 수 있었습니다.

“의리, 우정, 사회, 그리고 더 높은 목표에 대한 가치는 일상에서 항상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요소들은 지금도 인생에서 그대로 이어지고 있어요.”

“친구들도 그때 친구들 그대로입니다. 다들 함께 모여요. 힘들 때도, 좋을 때도 우리는 모든 것을 함께 나눕니다. 마치 전우들과도 같아요. 항상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줍니다."

농구 코트는 불렛이 있어야 할 곳인 동시에 가장 사랑하는 곳이었습니다.

농구에 모든 것을 쏟다

불렛이 프로 농구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한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였습니다. 리만의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갔을 때, 전학간 학교에 농구 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원하는 게 농구 선수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 때는 다른 모두들처럼 NBA에서 뛰고 싶었어요. 그 생각이 든 뒤로부터는 모든 것을 농구에 쏟았습니다.”

현재 3x3 농구팀 '노비 사드 알 와다'의 주장인 불렛은 농구의 모든 요소들을 훈련하는 동시에 어떻게 해야 더 나은 선수, 더 나은 팀 동료가 될 수 있을지를 찾아갔습니다.

처음에는 지역에서 전통적인 5대5 농구를 했지만, 일부 클럽에서는 돈을 내야 농구장에서 연습을 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돈이 충분하지 않았던 불렛은 여름 동안에는 친구들과 길거리 농구를 했고, 11월부터 2월까지 날씨가 추울 때는 실내에서 농구를 하는 방법을 택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린 불렛은 자신이 어떤 농구를 원하는지 알게 됩니다.

“야외에서 친구들과 하는 농구가 언제나 더 좋았습니다. 밖에서 3x3 농구를 하느라 연습을 놓친 적도 아주 많았어요.”

“그래서 3x3 농구를 좀 더 깊이 파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훨씬 더 재미있었고, 공짜니까요. 연습이나 다른 외부적인 문제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냥 공을 들고 나와서 경기하면 되었어요.”

노비 사드 팀의 두산 불렛, 3x3 월드투어에서
노비 사드 팀의 두산 불렛, 3x3 월드투어에서
Photo provided by FIBA

노비 사드

노비 사드에서 태어나고 자란 불렛은 이곳에서 인생에 대해 배웠고, 지금도 가족, 친구들과 함께 노비 사드에 살고 있습니다. 불렛과 이 도시가 얼마나 깊은 관계를 맺어왔는지는 이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최근, 불렛은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지역의 하프 코트를 재단장했습니다.

이 코트는 불렛이 고친 세 번째 코트로, 첫 번째는 프로 선수들의 훈련장이었고 두 번째는 자신이 어릴 적 학교를 빠지고 자주 가던 곳이었습니다. 불렛이 앞서 인터뷰에서 밝혔던 것처럼 학교와 멀리 떨어져 있고, 아무도 야단칠 수 없는 그 장소였죠.

“거리, 그리고 길거리 농구와 관련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들을 위해 농구장에 뭔가 좋은 일을 하고 싶어집니다.”

“그냥 이렇게 시작되었어요. ‘여기를 좀 멋지게 바꾸고 즐겨보자.’ 사회에, 그리고 이곳의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FIBA 3x3 투어에 출전하거나 세르비아 대표팀에서 뛰는 것 이외에도 불렛은 시간이 날 때면 친구들과 함께 지역 대회에 출전합니다.

3x3 농구 최고의 선수가 지역 리그에 출전한다는 것은 처음에는 정말 모두가 놀랄 일이었지만, 지금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불렛이 강조하는 것처럼 스포츠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한 방법이기 때문에요. 불렛이 가장 사랑하는 일은 3x3 농구를 하는 것입니다.

“농구 코트 위에 있을 때가 저에게는 저에게 최고의 시간입니다.”

행운이 있는 곳, 일본

세계 랭킹 1위 팀인 세르비아는 일본에서 치른 경기에서 한 번도 진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3x3 농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데뷔하는 도쿄 2020을 앞두고 불렛은 당연히 그 기록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올림픽이 도쿄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저는 ‘그래, 우리가 간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본은 멋진 나라입니다. 문화, 음식 등 여기와는 정 반대의 나라라고도 할 수 있어요. 언제나 즐거운 곳입니다.”

“2021년에 열릴 올림픽 참가를 위해 일본을 다시 찾을 수 있다면, 일본에서의 행운을 계속 이어가고, 금메달을 가져오고 싶습니다.”

이미 도쿄 2020 참가를 확정한 세르비아가 불렛의 바램대로 내년 여름에 시상대 정상을 차지한다면, 이것은 불렛과 그의 친구들뿐만 아니라 세르비아 전체에 정말 큰 의미를 줄 것입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시작해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더 높은 레벨로 올라갔고, 절대 포기하지 않았어요. 그건 정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한 걸음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지만, [올림픽 금메달은] 그 무엇보다도 큰 상이자 완전함을 이루는 일이 될 것입니다.

세르비아는 이미 네 번의 월드컵 우승과 두 번의 유럽 선수권 우승을 거둔 팀이기에, 올림픽 금메달은 충분히 가능한 목표입니다.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다는 것은 금메달 뿐만 아니라 다른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가집니다. 현재 3x3 농구 선수들을 프로 선수로 보지 않는 안타까운 고정관념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고, 불렛은 올림픽 무대를 통해 이것을 깨뜨리고자 합니다.

“이 종목이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는 순간 우리를 잡아 끌던 족쇄가 완전히 깨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프로 선수가 아니라는 인식이요.”

“다들 3x3 농구를 5x5 농구에 끼지 못한 선수들이 길에서 하는 운동 정도로 봅니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에요.”

불렛은 3x3 농구 선수가 그냥 프로 선수가 아닌, 그보다 훨씬 더 큰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며 그런 편견을 계속해서 깨뜨려오고 있습니다. 길거리농구를 하는 선수들은 선수를 넘어 거리와 삶의 방식, 서브컬쳐들과의 연결점이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불렛은 또한 노력과 인내, 헌신을 통해 무엇이든 이뤄낼 수 있다는 사실도 보여주려 합니다.

“누군가에게 용기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명의 아이라도 자신의 꿈을 찾아 나설 수 있게 힘을 주고 싶어요. 농구 선수 뿐만 아니라 꿈을 이뤄내는 보통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리만의 거리에서 재능과 실력을 갈고 닦던 시절에서 세계 최고의 스포츠 무대까지. 이제 불렛은 3x3 농구의 아름다움과 힘을 전 세계에 보여 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