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롯 워딩턴: 성공 레시피 

잉글랜드 맨체스터에서 있었던 팀 GB - 영국 올림픽 위원회의 ‘도쿄 2020 앞으로 1년’ 메달 이벤트에서 하프파이프를 타는 영국 대표팀의 샬롯 워딩턴(BMX 프리스타일). (Photo by Alex Livesey/Getty Images)
잉글랜드 맨체스터에서 있었던 팀 GB - 영국 올림픽 위원회의 ‘도쿄 2020 앞으로 1년’ 메달 이벤트에서 하프파이프를 타는 영국 대표팀의 샬롯 워딩턴(BMX 프리스타일). (Photo by Alex Livesey/Getty Images)

내년 도쿄에서는 사이클 BMX 프리스타일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화려하게 데뷔합니다. 도쿄 2020은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리스트이자 초대 유럽 챔피언인 샬롯 워딩턴을 만나 그녀의 삶과 운동, 그리고 올림픽에 대한 포부를 들어보았습니다.

바닥에 스무 번도 더 떨어지겠지만 

그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샬롯 워딩턴이 택했던 첫 직업은 요리사였습니다. 잘 어울린다고도 할 수 있는데, BMX 프리스타일에서 완벽한 런(run)을 선보인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5성급 레시피와 비슷하기 때문이죠. 섬세하게 균형을 이루는 재료들이 잘 조합돼야 맛깔스러운 요리가 탄생하듯 말입니다.

“최고의 런이라고 할 때는 여러 가지 요소가 고려됩니다. 높이나 기술성도 포함되고 파크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도 당연히 판단 요소가 되죠. 모든 경사로를 타는지, 무언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지 아니면 모두와 똑같은 방식을 따라가는지 등을 봅니다.”

“그 모든 요소들이 최종 점수로 합산돼요.”

그렇지만 훌륭한 요리사들과 마찬가지로, BMX 프리스타일에서도 가장 뛰어난 선수가 다른 선수들과 구별되는 지점은 괴짜 같은 천재성이 발휘될 때입니다. 다른 선수들은 감히 도전하지 못하는 곳까지 기꺼이 가보려는 마음가짐이죠.

워딩턴은 바로 그런 마음가짐을 타고난 선수입니다.

“6미터 정도 높이의 공중에 거꾸로 떠있으면서 핸들이나 바퀴, 자전거를 빙빙 돌리는 사람들을 곧 보게 되실 거예요. 상당히 놀라운 광경이죠!”

“바닥에 스무 번도 떨어지겠지만 그러면 그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잉글랜드 맨체스터에서 있었던 팀 GB - 영국 올림픽 위원회의 ‘도쿄 2020 앞으로 1년’ 메달 이벤트에서 포즈를 취한 영국 대표팀의 샬롯 워딩턴(BMX 프리스타일). (Photo by Alex Livesey/Getty Images)
잉글랜드 맨체스터에서 있었던 팀 GB - 영국 올림픽 위원회의 ‘도쿄 2020 앞으로 1년’ 메달 이벤트에서 포즈를 취한 영국 대표팀의 샬롯 워딩턴(BMX 프리스타일). (Photo by Alex Livesey/Getty Images)
2019 Getty Images

핵심 재료

올림픽 출전을 이뤄낸 많은 선수들이 어린 나이부터 한 종목에서 훈련을 계속해온 것과 달리, 워딩턴은 10대 후반이 되어서야 BMX 프리스타일에 뛰어들었습니다.

“스쿠터를 타면서 익스트림 스포츠의 세계를 접했습니다. 일종의 입문 단계랄까요. 이리저리 다루기에는 꽤 작은 크기라 저한테는 약간 더 쉽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스무 살이 될 때쯤 BMX로 바꾸기로 결정했습니다. 시작하는 데 필요한 기초가 약간 있기는 했어도 종목을 바꿨을 때 이미 스무 살이었어요.”

상당히 늦은 시기에 입문했지만 워딩턴은 그야말로 혜성처럼 정상급 선수로 올라섰습니다. 워딩턴은 BMX의 세계에 첫발을 디딘 지 겨우 1년 남짓 흘렀을 무렵 NASS 페스티벌을 통해 데뷔 무대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영국 전역에서 모여든 경쟁자들을 모두 제치고 권위 있는 대회의 우승을 차지하는 놀라운 성과를 냈죠.

하지만 이는 단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그때 이후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는데, 그 프로그램 관계자들이 영국사이클연맹과 연줄이 있었고 제게 올림픽에 관심이 있는지 물어보더군요. 새로운 종목이니까요.”

“그래서 제 의사를 전달했더니 지원서를 내게 됐고 미국에 있는 트레이닝 캠프로 가게 됐습니다. 그게 대표팀 캠프였죠.”

“그때부터는 말도 안 되는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았습니다.”

‘슬라이딩 도어즈’

한 번의 큰 결정으로 삶의 형태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놀라운 일입니다. 영화 ‘슬라이딩 도어즈’, 혹은 파란 알약과 빨간 알약이 등장하는 ‘매트릭스’에서도 주인공이 내린 한 번의 선택에 따라 전적으로 미래가 결정되죠.

워딩턴이 BMX 프리스타일이라는 여정을 시작할 때 바로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제 첫 직장은 맨체스터에 있는 레스토랑이었습니다. 돌아다니면서 빈 잔을 치우는 일이었죠. 저하고 얘기하던 중에 주방장들이 ‘너는 약간 선머슴에 패기도 있고, 힘들어도 잘 버틸 수 있는 듯하니 주방일도 잘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는데, 맞는 말이었습니다.”

워딩턴은 몇 차례의 시범 근무 이후 정식으로 채용되었고, 전형적인 요리사의 삶이 시작됐습니다. 장시간 힘들게 일하지만 보수는 아주 적은 삶이었죠.

워딩턴이 요리사의 길을 갈 것 같았던 바로 그때 영국사이클연맹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연맹의 프로그램에 참여할 의사를 묻는 연락이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올림픽 진출에까지 이를 수도 있는 프로그램 말입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일하면서 썩 괜찮지도 못한 삶을 살고 싶은지, 아니면 BMX를 한다는 꿈을 따르고 싶은지’의 문제였으니까요.”

워딩턴은 BMX를 선택했고, 스포츠계에도 다행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새로운 발자취를 새기다

2019년은 워딩턴이 역사를 쓴 한 해였습니다.

스위스 카데나초 지역, 알프스 산맥으로 둘러싸인 경기장에서 워딩턴은 영국 대표로 사상 최초의 여자 BMX 유럽 챔피언 자리에 올랐습니다.

워딩턴에게는 힘든 훈련으로 가득했던 고된 시기가 끝났다는 의미였습니다.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 실전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에 작년 1년 내내 대회에 출전했어요. 유럽 대회에서 라라 레스만(독일 출신의 2017 어반 사이클링 세계선수권 은메달리스트) 같은 선수들을 만난다는 것은 유럽 최고의 여자 선수 두 명이 서로 맞붙는다는 뜻이죠.”

“그런 자리에서 승리라는 결과를 얻고 유럽 1위가 된다는 것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그 다음 달에 중국 청두에서 펼쳐진 세계선수권 대회에는 훨씬 더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전세계 최고로 손꼽히는 선수들을 상대로 백플립, 360 턱(tuck)을 포함시킨 스릴 넘치는 런을 선보이며 동메달을 차지했던 것입니다. 미국의 한나 로버츠, 칠레의 마카레나 페레스 그라세트의 뒤를 이은 성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워딩턴이 다른 무엇보다 소중한 것을 거머쥐게 된 데는 메달 그 자체보다 그간 보여준 모습의 역할이 더 컸을지도 모릅니다.

내년에 도쿄에서 개최될 올림픽행 티켓 말이죠.

“결과를 냈고 놀라운 성과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올림픽 진출권을 땄다’고 정말로 실감하게 된 것은 대회가 끝난 이후였습니다.”

“제대로 받아들이는 데에는 시간이 조금 걸렸습니다. 호텔로 돌아오고 나서야 기쁨의 눈물이 나오더군요.”

금메달을 겨냥하다

그간의 경험에 대해 시종일관 겸손한 태도를 지키던 워딩턴이었지만 도쿄 2020이 언급되기만 하면 경쟁심에 불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당연히 금메달을 꿈꾸고 있습니다. 모두들 금메달을 목표로 하겠지만 우리는 정말로 금메달을 노리고 있어요.”

대회 일정이 연기되었지만 내년 올림픽에서의 우승을 향한 워딩턴의 갈증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사실, 자칭 기회주의자인 워딩턴은 대회 연기에 대해 오히려 세계 최대의 무대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된 기회로 여기고 있습니다. 

“1년이 더 생긴 만큼 훈련도 훨씬 더 많이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선보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기술들을 배울 기회가 될 수도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제게는 엄청난 기회입니다. 모든 선수들에게 각기 다른 영향을 미쳤지만 선수로서는 기회주의자가 되어야 해요. 긍정적인 일이에요.”

가능합니다.

지구상 최고의 엘리트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에요.

그녀가 전하는 성공 레시피

워딩턴은 스스로에 대해 선구자라고 생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하지만 올림픽 무대에 이제 막 첫선을 보이는 종목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는 인물을 달리 표현할 방법이 있을까요?

성공의 비결을 궁금해하는 어린 소년, 소녀들에게 워딩턴이 전해줄 말이 있다면, ‘너도 할 수 있다’는 간단한 메시지일 것입니다.

“제가 이 일을 할 수 있고 또 올림픽에도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게 되면 얼마나 큰 차이가 생길지 모르실 겁니다. 특히 여자아이들에게요.”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지구상 최고의 엘리트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라는 거죠.”

“당신도 할 수 있어요. 그 중심에 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해온 모든 일들에 대해 스스로가 굉장히 자랑스럽습니다. 제가 다음 세대의 후배들에게도 이런 의욕을 불어넣을 수 있기를 바라요.”

샬롯 워딩턴. 도쿄 2020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