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변화에 직면한 한국 야구 대표팀

양현종. WBSC 프리미어 12 오프닝 라운드 C조 호주전에서. (Photo by Chung Sung-Jun/Getty Images)
양현종. WBSC 프리미어 12 오프닝 라운드 C조 호주전에서. (Photo by Chung Sung-Jun/Getty Images)

양현종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올림픽 대표팀은 그의 대체자를 찾아야 합니다. 오랫동안 대표팀의 마운드를 책임졌던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세 선수의 계보를 이어갈 후보로는 구창모와 소형준 등이 거론됩니다. 한편, 올해 한국 프로야구에 입단한 추신수는 도쿄 올림픽에서 대표팀을 이끌 수 있는 베테랑 타자입니다. 

도쿄 2020으로 야구가 12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랜만에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야구 대표팀은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 전승 금메달의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윤석민(은퇴)으로 이어지는 에이스 투수 3인방의 대관식이라 할 수 있었고, 세 선수는 올림픽 이후 나란히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었습니다.

반면,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은 당시 명단에서 탈락해 대표팀이 금메달을 목에 거는 모습을 집에서 TV로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 꾸준히 실력을 키운 양현종은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가 되었고, 2010, 2014, 2018 아시안게임에 모두 출전하여 금메달을 획득한 데 더해 2019년 11월 열린 프리미어12에서 대표팀의 1선발로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는 데에 기여했습니다.

김광현이 2019년 말에 미국 프로야구로 진출하면서 양현종은 도쿄 올림픽에서 대표팀을 이끌 에이스 투수로 주목 받았습니다. 미국 프로야구는 한국 프로야구와 달리 올림픽 기간에 휴식기를 갖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대표팀 차출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토론토에서 뛰고 있는 류현진도 차출이 어렵고 이제는 양현종도 대표팀 차출이 어렵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도쿄 올림픽이 1년 뒤로 미뤄지면서 스플릿 계약을 통해 메이저 리그 진출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년간 대표팀 핵심 선수들이었던 김광현,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이어 양현종까지 미국 프로야구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진 현재, 대표팀은 이들의 대체자를 찾아야 하는 입장입니다. 베이징 2008 에 이어 도쿄 2020에서도 팀을 이끌 김경문 감독도 13년 전처럼 새로운 얼굴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당시에도 류현진, 김광현 등이 대표팀의 젊은 투수진으로 합류했고, 이용규, 김현수 같은 타자들도 새롭게 합류했기 때문입니다.

김경문 감독은 아직 시기가 이르기 때문에 선수 후보군을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축 선수들 몇 명은 기존에 대표팀에서 뛰던 선수들을 잡아 놓겠지만, 중요한 건 올해의 컨디션입니다. 작년에 젊은 선수들 중에 좋은 선수들이 많이 보였는데, 결국은 올림픽 가기 전 4월, 5월, 6월 정도에 컨디션 좋은 선수가 24명 명단에 들어가지 않을까요”라고 밝히며 주축 선수들을 중심으로 컨디션이 좋은 젊은 선수들을 추가해 명단을 꾸리겠다는 의중을 내비쳤습니다.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의 뒤를 이을 투수들로는 구창모(NC 다이노스), 소형준(KT 위즈), 김진욱(롯데 자이언츠), 장재영(키움 히어로즈) 등이 꼽힙니다. 구창모는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우승한 NC의 토종 에이스로 지난 시즌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74로 압도적인 성적을 보여주었고, 시즌 중반 부상으로 3개월 정도 이탈하지 않았다면 리그 최고의 투수가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대표팀을 맡은 김경문 감독이 데뷔 초 그를 지도했던 경험이 있는 점도 강점으로 뽑힙니다.

구창모가 왼손 에이스의 계보를 이을 선수라면, 떠오르는 오른손 투수 유망주는 지난해 신인왕인 소형준입니다. 소형준은 데뷔 시즌에 개막과 동시에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담당했고, 첫 시즌 13승 6패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고졸 투수로는 역대 아홉 번째이자 2006년 류현진 이후 14년 만에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린 것입니다. 또한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⅔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대형 신인을 넘어 차세대 국가대표 에이스의 자질을 갖췄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참고로 소형준은 이미 고교생 시절 참가한 아시아 야구선수권 대회에서 대학생들을 제치고 에이스 역할을 맡았던 적이 있습니다.

구창모와 소형준 외에 올해의 신인인 김진욱과 장재영도 후보군입니다. 두 선수는 고교 시절 이미 초고교급 투수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올해 2차 드래프트 전체 1순위인 김진욱은 이미 프로 수준인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이 최고의 강점인 선수로, 고등학교 2학년 때 3학년들을 제치고 ‘고교 최동원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습니다. 장재영은 덕수고등학교 1학년 때 150km를 던진다고 하여 화제가 되었던 선수로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영입 후보였지만 역대 신인 계약금 2위인 9억 원을 받고 한국 프로야구에 진출했습니다.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대표팀의 전력이 약해진다면 추신수의 한국 야구 복귀는 반대로 대표팀의 전력을 대폭 상승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를 떠나 인천의 신세계 구단에 합류하면서, 추신수의 도쿄 올림픽 출전을 막는 장애물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의사와 대표팀의 의지만 있다면 추신수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11년 만에 다시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습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통산 1652경기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 OPS 0.824를 기록한 한국 역대 최고 타자 중 한 명으로, 광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14타수 8안타 3홈런, 10타점이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기록하여 한국을 금메달로 이끌었습니다.

1982년생으로 한국 나이 서른 아홉이지만 실력은 충분하다는 평입니다. 김경문 감독과 대표팀, 프로야구 관계자들은 추신수의 한국행과 대표팀 복귀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일본 언론들에서도 추신수가 일본 대표팀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았습니다.

한편, 일본 대표팀은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정예 멤버를 소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기대와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는 올해 미국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에서 NPB의 라쿠텐 골든이글스로 8년 만에 복귀한 다나카 마사히로입니다.

역대 최고 연봉인 9억 엔에 2년 계약한 다나카는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실력이라는 평가이며 실제로 메이저리그 구단에서도 영입 의향이 있었습니다.

다나카는 일본 복귀 기자 회견에서 “2008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아쉬운 결과를 냈습니다. 야구가 다음 올림픽(2024년 파리) 정식 종목에서 퇴출당했기 때문에 더더욱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습니다.”, “도쿄 올림픽이 예정대로 2020년에 열렸다면 저는 참가할 수 없었습니다” 라고 말하며 도쿄 올림픽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습니다.

다나카뿐만 아니라 올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던 NPB의 에이스 스가노 도모유키도 원 소속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유니폼을 다시 입으면서 대표팀 전력을 강화했습니다.

오는 7월 28일로 시작되는 도쿄 올림픽 야구. 한국과 일본의 명승부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