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안 포틴 코치, 한국 여자 복싱의 첫 올림픽 도전을 돕는다

Fortin

캐나다 출신의 아리안 포틴 코치는 선수 시절 세계 선수권 우승 2회에 더해 리우 올림픽에 참가한 경험을 가진 인물로, 지금은 대표팀에서 한국 여자 복싱의 첫 올림픽 준비를 돕고 있습니다. 도쿄 2020과의 인터뷰를 통해 포틴 코치는 대표팀에서의 경험과 올림픽 출전을 확정한 두 선수에 대해, 그리고 올림픽 무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2006년과 2008년 두 번의 세계 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아리안 포틴 코치는 2021년 1월자로 한국 복싱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으로 한국 복싱 국가대표팀 최초의 외국인 여성 지도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한국 복싱은 1988 서울 올림픽 이후 금메달 가뭄에 빠져 있으며, 올림픽에서 따낸 마지막 메달도 런던 2012에서의 은메달입니다. 더하여 2012년부터 정식종목에 포함된 여자 복싱은 아직까지 한 번도 올림픽 무대를 밟아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미 두 명의 선수 – 오연지, 임애지 – 가 올림픽 출전을 확정하며 이번 2020 도쿄 올림픽은 한국 여자 복싱에게는 중요한 출발점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이유로 대표팀은 여성 지도자 포틴 코치를 발탁했습니다.

이번 도쿄 2020과의 인터뷰에서 포틴 코치는 한국 대표팀에 오게 된 계기, 도쿄 2020에서의 목표, 올림픽 출전 선수들과 남은 6개월의 활용, 그리고 자신의 올림픽 경험과 선수들을 위한 조언을 이야기했습니다.

도쿄 2020: 한국 대표팀 합류라는 결정은 어떻게 내리게 되었나요?

포틴: 작년에 저는 캐나다 대표팀 소속이었고 한국 대표팀의 초청으로 합동 훈련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팬데믹 직전이었던 지난 2월에 2주간 한국에 왔고그 때 코치 자리를 제안받았습니다. 정말 흥분했어요.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았지만 아주 큰 도전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단 2주 동안의 합동 훈련이었지만 정말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모든 나라, 모든 복싱 경험이 이렇지는 않지만 한국 대표팀에서 정말 편안함을 느꼈어요. 

여자 지도자로서 불안한 점도 없지는 않았습니다. 여자 복싱 코치는 많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한국 대표팀 코치들은 저를 정말 존중해줬고, 저는 ‘자, 내 국제지도자 커리어가 시작된다. 당연히 캐나다에서는 좀 더 잘 알려져 있지만 국제 무대에서는 어떨까?’ 라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이 모든 요소들이 결합되어 정말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도쿄 2020: 대표팀에 합류한 이후, 한국 복싱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한국으로 갈 것임은 알고 있었고, COVID-19 상황에 따라 언제 합류하느냐의 문제였기 때문에 대표팀의 올림픽 예선전을 다 지켜봤습니다.

아시아의 복싱 스타일과 미국의 복싱 스타일에는 비슷한 부분도 아주 많지만, 한국 스타일은 발이 아주 가볍고, 스탭을 잘 활용합니다. 상대와의 거리를 재는데 정말 뛰어나요. 미국 스타일의 복서가 한국 스타일 선수를 상대하면 정말 힘듭니다. 손을 아주 많이 쓰고, 완전히 몰아넣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거리를벌려놓으니까요. 상대와의 거리 관리에 정말 능합니다. 이 부분이 한 가지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도쿄 2020: 훈련에 있어서 한국과 캐나다의 차이점이 있다면?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말하자면 우리 – 캐나다 선수들 – 는 좀 더 개인주의지만 한국 선수들은 집단적이라고 할까요. 훈련에서 볼 수 있는 작은 부분들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훈련을 다같이 시작하고 다같이 끝내요. 시작부터 마무리 워밍업까지 함께 합니다. 따라서 팀의 공동체 의식이 정말 강해요. 물론캐나다 대표팀도 이런 요소는 있습니다. 다른 형태지만요. 하지만 여기서는 그 부분이 아주 강합니다. 훈련 중에도 서로 격려하는 모습이 많이 나오고, 이런작은 부분들로 선수들 사이가 정말 좋은 것이 보여집니다. 당연히 대표팀에게는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도쿄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복싱 본선행을 확정한 두 선수들이 있습니다. 대표팀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이 두복서들의 장점을 이야기한다면?

오연지 선수는 둘 중 좀 더 노련한 쪽입니다. 29-30살이죠. 카운터펀치가 아주 좋고, 운동 능력도 뛰어납니다. 운동 능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라고 생각해요. 그냥 눈으로 봐도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또한 정말 영리하며 링 안에서 하는 에너지 관리의 측면에서도 아주 뛰어납니다. 정말 중요한 자산이고, 대회 전체의에너지를 관리한다는 것은 노련한 선수들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미국 스타일과 비교해서 더 파워가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말했다시피 상대와의 거리 조절에 정말 뛰어납니다. 따라서 오연지 선수의 장점은 아주 영리한 복서이자 뛰어난 카운터펀지라고 말하겠습니다. 

임애지 선수는 아직 정말 어려요. 20대 초반이고 아직은 전환 과정에 있다고 봅니다. 이미 올림픽 본선행을 이뤄냈기 때문에 시니어 레벨에서도 정말 잘 하고있지만, 유스에서 시니어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어요. 

정말 큰 잠재력을 가진 선수란 것은 분명합니다. 또 저처럼 사우스포에요. 따라서 제 기술들 전부를 전수해 줄 계획입니다.

 두 사람 모두 정말 근면한 선수란 점도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팬데믹 때문에 선수들이 어떤 시설에서 훈련을 이어왔는지 알 수 없었고, 몸 상태에 대한 걱정이있었습니다. 하지만 3주 전 대표팀이 소집되었을 때 두 사람 다 정말 좋은 몸 상태였어요. 이를 퉁해 두 사람이 아주 근면하고, 정신적으로 강하며 인간적으로도 좋은 선수들이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배우려 하는 마음과 호기심도 갖추고 있어요. 이런 장점들은 선수로서 정말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 두 선수와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정말 행운이란 느낌이 들어요.

도쿄 2020: 2020 도쿄 올림픽은 한국 여자 복싱의 첫 올림픽 출전입니다. 경험을 토대로 올림픽이 주는 부담감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해 줄 수 있는지,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해 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이미 이야기를 나눠오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심리학적인 훈련이 필요해요. 하지만 대표팀에서 저만 올림피언은 아닙니다. 이곳에 있는코치들, 여섯 명의 뛰어난 코치들 중에서도 저와 매일 함께 일하는 두 사람 역시 올림피언이에요. 따라서 이런 경험자들이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자산입니다.

또한, 여자 코치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장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림픽 출전을 확정한 오연지 선수, 임애지 선수와 이야기를 나눠보면 선수가 어떤 느낌인지를 바로 집어낼 수 있습니다.

두 사람에게는 올림픽이 주는 스트레스와 본선에서 어떤 느낌을 받게 될 지, 예상하지 못한 신체적 정신적 반응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몸 상태가 정말 좋고, 훈련이 정말 잘 될 것 같은 날에 갑자기 훈련이 하기 싫어지는 겁니다. 스트레스 때문에 이렇게 될 수 있어요.

두 사람과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했을 때, 두 선수 모두 정말 집중해서 들었어요. 따라서 시작은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진올림픽 경험으로 이 두 사람이 더 나은 올림픽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싶어요. 하지만 부담감을 완전히 없애줄 수는 없습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하는여자 복싱 선수들이고, 따라서 부담감은 엄청납니다. 당연히 선수들에게는 스트레스겠지만, 그 스트레스를 다루는데 제가 보탬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도쿄 2020: 선수시절 세계선수권에서 두 번 우승을 거뒀고, 한국 복싱 대표팀의 첫 외국인 여성 지도자로 임명되었습니다. 따라서 도쿄 2020의 여자 복싱에대해 대표팀에 걸린 기대도 함께 올라갔는데요. 올림픽까지 6개월 정도 남은 시간이 큰 변화를 주는데 충분할까요? 아니면 좀 더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고 있나요?

두 가지 모두입니다. 말했듯 저는 예선전들을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5, 6개월 안에 현실적으로 향상될 수 있는 부분들을 목표로 삼고 있어요. 하지만 그와 동시에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다고 생각합니다. 협회도 장기 비전을 가지고 있어요. 

따라서 저는 두 가지 모두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복싱 스타일을 아예 바꿀 수는 없습니다. 두 사람이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뤄낸 것은 아주 많은 부분을 맞게 해왔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스타일을 바꾸거나, 큰 변화를 주거나 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외부 입장에서 몇 가지를 고쳐 나가는데는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의 복싱에 단기적으로 뭔가를 추가할 수도 있어요. 그 다음에는 장기적으로 훨씬 더 재미있게, 발전해 나갈 수 있습니다. 조금 더 깊게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저의 올림픽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올림픽을 약 10개월 앞둔 시점에서 개인 코치가 저를 전담할 수 없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당시 캐나다 대표팀은 완전히중앙집중화가 되지 않아 있었어요. 따라서 올림픽 10개월 전에 새로운 코치와 합류했습니다. 올림픽에서 저를 전담할 코치요. 전에 함께 일했던 적은 몇 번있었지만, 전담 코치였던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코치는 이렇게 했어요. 기술적으로 고쳐야 하는 작은 부분들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그 부분들을 계속해서 반복했어요. 기술적인 부분들. 

당시 저는 펀치를 할 때 가끔 팔꿈치를 드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복싱에서는 팔꿈치를 몸에 붙여서 방어 자세를 유지해야 하죠. 그리고 훈련의 결과로 올림픽에서 멋진 사진을 하나 건질 수 있었습니다. 완벽한 방어 자세로 훅을 날리는 모습이요. 저는 그걸 보고 ‘그래, 이게 먹혔네’ 했습니다. 

이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대표팀의 두 사람에게도 약간의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합니다.

2016 리우 올림픽 여자 복싱 미들급 경기. 카자흐스탄의 다리가 샤키모바(좌) 와 캐나다의 아리안 포틴. (Photo by Dean Mouhtaropoulos/Getty Images)
2016 리우 올림픽 여자 복싱 미들급 경기. 카자흐스탄의 다리가 샤키모바(좌) 와 캐나다의 아리안 포틴. (Photo by Dean Mouhtaropoulos/Getty Images)
2016 Getty Images

도쿄 2020: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이 주의해야 할 상대가 있다면?

이 측면에 너무 치우치지 않으려 합니다. 예를 들자면 2016 올림픽은 상황이 달랐습니다. 출전하는 12명의 선수가 모두 정해져 있었으니까요.

따라서 올림픽을 앞두고 11명의 상대 모두를 분석해 각 선수에 맞춘 전략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본선 출전자가 다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고,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따라서 상대에 맞추는 전략은 적절하지 않다고 봐요. 

그 보다는 상대의 입장으로 두 선수를 보고 어떤 부분을 향상시켜야 하는가를 생각하고 싶습니다. 이 친구를 상대한다면 가장 크게 열린 부분은 어딜까? 약점은? 저는 이런 시각으로 보고 있어요. 

당연히 상대 선수들도 지켜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일부 선수에게 너무 집중하지 않으려 합니다.

도쿄 2020: 훈련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언어 장벽이 있나요?

네, 한국에 올 것을 알았기 때문에 지난 여름에 한국어 과정을 들었습니다. 읽고 쓰는것 까지는  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게 무슨 의미인지 다 알지는 못해요. 

하지만 대표팀의 피지오 트레이너가 영어를 상당히 잘 합니다.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제 지도 방식 때문에 서로간의 의사 소통은 중요합니다. 저는 선수들이 완벽한 동작만 훈련하는 것보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니까요. 좀 더 영리한 경기를 하는 선수가 되었으면 합니다.

따라서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설명하는 부분은 지도에 있어서 정말 중요하고, 이 부분에서 피지오 트레이너의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준비 과정에서 에너지 소모가 크긴 하지만, 그럴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도 한국어는 계속 배우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이번 올림픽은 힘들겠지만, 어쩌면 다음 올림픽에서는 코너에 설 수 있도록이요.

도쿄 2020: 올림픽이 이제 6개월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전 세계가 정말 어려운 시기를 함께 보내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이번 올림픽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나요?

정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COVID는 많은 피해를 입혔지만, 한 가지, 사람들을 좀 더 가깝게 만들어 준 점은 있어요. 올림픽을 목표로 해온 많은 선수들이 정말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따라서 올림픽이 마침내 찾아왔을 때, 그 순간은 정말 모두에게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특별하고도 정말 의미있는 올림픽이 될 것이며, 저도 아주 기대하고 있습니다.

도쿄 2020: 마지막으로, 여자 복싱, 올림픽 여자 복싱은 아직 상대적으로 역사가 길지 않습니다. 본인도 여자 복싱의 선구자 중 한 명이라 할 수 있는데요, 이길을 걷고 싶어하는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리우 2016의 경험처럼 저는 복싱에서 아주 슬프고 안타까운 순간들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이걸 바꾸고 싶진 않아요. 그 경험 또한 저를 더 강하게 만들었으니까. 더 강하게 만든다. 클리셰 같이 들리긴 하지만 실제로 그렇습니다. 

만약 누군가 그 때, 제가 힘들어하고 결과에 만족하지 못할 때, 저에게 ‘걱정 마, 길게 보면 더 강해지는 과정이야’ 라는 말을 해줬다면 저는 아마도 폭발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게 사실이에요. 한 발짝 물러서서 지켜볼 수 있게 된 지금은 실감하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스포츠를 통해 배워나가는 불굴의 의지, 낙관 같은 장점들은 운동을 그만 둔 뒤에도 계속해서 내 안에 남게 됩니다. 저는 복싱에 대해 그런 열정을 가졌던 제 자신이 정말 행운이었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제가 해 주고 싶은 말은 겁내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것도 클리셰처럼 들리네요. 하지만 마찬가지로 사실입니다. 열정이 있고, 노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해낼 수 있습니다. 정말 많은 것을 달성할 수 있어요. 그리고 자기가 원하는 바로 그 결과, 금메달같은 그런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결국에는 그 여정 자체가 가치 있는 일로 남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