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악조건을 뛰어 넘고 불운을 끝낸 호주 축구 대표팀

우즈베키스탄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한 호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한 호주

"그들이 보여준 모습은 기회만 주어진다면 누구와도 경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1월 26일 방콕 라차망칼라 스타디움에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호주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에 주저 앉았습니다.

그리고 호주 중계진의 외침이 울려 크게 울려 퍼졌습니다, "호주가 진출합니다! 12년의 기다림이 끝났습니다!"

니콜라스 다고스티노의 골로 치열한 접전 끝에 우즈베키스탄을 1-0으로 물리친 호주 U23 축구 대표팀이 마침내 도쿄2020 출전권을 차지한 것입니다. '올리루스'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호주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마지막으로 올림픽에 참가했던 것은 2008 베이징 때였습니다.

이 역사적인 순간의 중심에 서있는 사람이 바로 그레이엄 아놀드입니다. 그간 세 번이나 올림픽에 참가했던 아놀드는 선수로서 1988 서울 올림픽에, 보조 코치로서 2004 아테네 올림픽에, 그리고 감독으로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했습니다 -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올림픽이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 아놀드입니다.

아놀드는 도쿄2020과의 인터뷰에 다음과 같은 의견을 밝혔습니다. "올림픽은 다른 대회들과는 다른 특별함이 있는 대회라고 믿고 있습니다."

"저는 올림픽에 세 번 참가했는데 월드컵과는 다른 무언가를 느꼈습니다."

"올림픽에 참가해야 비로서 올림픽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 맞은 편에 슈테피 그라프가 앉아있었던 일이 기억이 납니다. 굉장히 특별했죠. 그리고 저는 그 느낌을 선수들에게 전달했습니다. 이런 경험은 정말 특별한 것이고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일입니다."

호주 축구 대표팀 감독 그레이엄 아놀드와 선수들이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고 환호하고 있다
호주 축구 대표팀 감독 그레이엄 아놀드와 선수들이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고 환호하고 있다
© Asian Football Confederation

험난한 올림픽 복귀 과정

호주 국가 대표팀 감독이었던 아놀드가 2020 도쿄 올림픽 출전을 노리고 있던 올림픽 대표팀을 맡기로 결정한 것은 2018년이었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었기에 굉장히 부담스러운 자리였습니다.

팀의 과거를 되짚어 보면, 호주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악재에 둘러쌓여 있었습니다.

4년 전 호주 올림픽 대표팀은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던 AFC U-23 선수권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한 경험이 있습니다. 조별 예선에 조 3위를 기록하며 탈락한 것입니다. 그리고 2012 런던 올림픽 출전에도 실패했었습니다. 당시 모든 경기를 승리 없이 마치며 조 최하위로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A조 조별 예선 코트디부아르전에서 실망한 모습을 보이는 호주 대표팀 감독 그레이엄 아놀드 (Photo by Cameron Spencer/Getty Images)
2008 베이징 올림픽 A조 조별 예선 코트디부아르전에서 실망한 모습을 보이는 호주 대표팀 감독 그레이엄 아놀드 (Photo by Cameron Spencer/Getty Images)
2008 Getty Images

호주의 올림픽 도전사는 더 복잡해집니다. 2017년 호주 남자 축구의 '황금 세대'를 키워냈고 2006 FIFA 월드컵 진출도 일궈낸 FFA (호주 축구 협회)의 바람이 무산됩니다.

현재 U23 선수들도 험난한 길을 겪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소속된 호주 프로 축구 리그인 A리그에 점점 더 경험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밀려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에 이어 조2위로 2020 AFC U-23 선수권 조별 예선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3명의 선수가 2020년 8월 10일까지 출전 정지를 당하며 상황은 더욱 안좋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아놀드는 뛸 수 있는 선수를 확보하기 위해 해외 클럽과도 협상을 벌여야 했습니다.

"올림픽에 진출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선수들도 있었기 때문에 최소한의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모든 악조건을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이 이룬 성과가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잊을 것은 잊어야 한다

세 번의 훈련 캠프를 거치고 온갖 어려움을 뚫고 나와 호주 올림픽 대표팀은 결국 패배 없이 조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8강에서 시리아를 1-0으로 제압합니다.

불행히도 호주는 준결승에서 대한민국을 만나 2-0으로 패배했습니다. 승리했다면 도쿄 2020 출전권을 확보했을 경기입니다. 하지만 넋 놓고 있을 수 많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 마지막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3-4위전이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헤쳐나가기엔 힘든 경기입니다.

아놀드는 "모든 노력을 다했지만 대한민국을 상대로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없었습니다. 그날 대한민국이 우리보다 나은 경기를 펼쳤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경기가 끝나고 모든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저는 선수들에게 '대한민국전은 잊어라. 그 경기는 끝났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고 잊을 것은 잊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 우리에게는 기회가 남아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호주는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승리하며 그 힘든 시련을 함께 이겨냈습니다. 아놀드는 그 승리를 호주 역사에 남을 위대한 업적 중에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그들이 보여준 모습은 기회만 주어진다면 누구와도 경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 선수들이 무척 자랑스럽고 행복했습니다. 엄청나게 노력했습니다. 현재 소속팀에서 중용되고 있지 않는 어린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들 모두가 자랑 스럽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경기 후에 그들에게는 이것은 단지 시작일 뿐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태국에서 큰 성과를 거둔 호주 대표팀은 자신들의 올림픽 최고 성적을 노리고 있습니다.

"메달 획득을 원합니다"

호주가 올림픽 조별 예선을 통과한 것은 두 번입니다;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4위) 그리고 2004 아테네 올림픽 (8강 진출).

이전 성적과는 관계 없이, 2021년 여름 도쿄에서 열릴 대회에 대한 아놀드의 기대는 매우 높습니다. 호주 올림픽 대표팀은 세간의 예상을 모두 부숴왔기 때문입니다.

아놀드는 "제 기대는 매우 높습니다. 메달 획득을 원합니다." 라고 말합니다.

저는 우리가 자신감으로 무장한 채 올림픽에 출전해 사투를 펼친 끝에 메달을 쟁취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금전적인 지원이 더 없다면 호주 올림픽 대표팀의 바람은 무산될지도 모릅니다. 2년 전 호주 스포츠 협회 (AIS)는 메달 획득 가능성이 낮은 다수 종목과 팀에 대한 지원을 줄였기 때문입니다.

"제 기대는 매우 높습니다."

"저는 메달 획득을 원합니다"

출전권을 확보한 후에 아놀드는 호주 올림픽 위원회(AOC)에 대회 준비를 위한 자금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호주 축구 협회(FFA)와 호주 정부에도 같은 요청을 했습니다.

아놀드는 도쿄2020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100% 준비된 상태로 대회에 임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AOC와 FFA에 지원 요청을 한 것이죠. 기회만 주어진다면 우리 선수들은 기적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준비가 필요한데 쉽지 않은 일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예상치 못한 COVID-19 대유행으로 올림픽이 연기된 현재, 아놀드는 팀을 위해 새로운 역할을 떠안았습니다.

"현재 저는 코치 역할보다는 아버지 역할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선수들을 돕기 위해 모든 일을 다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프로 선수라는, 프로 축구 선수라는 역할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대화가 힘들어집니다."

"저는 선수들에게 이런 일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건강을 유지하면서 격리된 상황 속에서 열심히 훈련하며 행복하게 지내야 한다고 끊임없이 충고하고 있습니다. 경기장에 들어 섰을 때는 완벽한 상태로 뛸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죠."

대회 개막을 향한 카운트다운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호주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내년 대회에 나가 조국의 위상을 드높일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